hansangyou (76)in #steemzzang • 15 hours ago봉포---한 상 유--- 넋두리 한 주저리 자잘하게 그렇게 비겨대며, 제풀에 부서지는 포말로 깨작거리다가 처얼- 썩- 일순, 해안선과 구겨진 결 감파랑 들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yesterday들---천 양 희--- 올라갈 길이 없고 내려갈 길도 없는 들 그래서 넓이를 가지는 들 가진 것이 그것밖에 없어 더 넓은 들hansangyou (76)in #steemzzang • 2 days ago그 빈자리---유 하--- 미루나무 앙상한 가지 끝 방울새 한 마리 앉았다 날아갑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바로 그자리 방울새 한 마리 앉았다 날아갑니다 문득 방울새 앉았던 빈자리가 우주의 전부를 밝힐 듯…hansangyou (76)in #steemzzang • 3 days ago가을---이 정 하--- 가을은 그냥 오지 않습니다 세상 모든 것들을 물들이며 옵니다 그래서 가을이 오면 모두가 닮아 갑니다 내 삶을 물들이던 당신 당신은 지금 어디쯤 오고 있나요? 벌써부터 나…hansangyou (76)in #steemzzang • 4 days ago햇살에게---정 호 승--- 이른 아침에 먼지를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내가 먼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먼지가 된 나를 하루 종일 찬란하게 비춰주셔서 감사합니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5 days ago새---정 운 모(아동문학가)--- 새는 공깃돌. 나무가 하늘 높이 던졌다 받는 예쁜 소리를 내는 공깃돌.hansangyou (76)in #steemzzang • 6 days ago어떤 사랑---김 정 희--- 절간 마당 풀 섶에서 버마재비 한 쌍이 무아경의 내를 건너고 있구나 소리와 빛이 잠시 멎었다 풀리며 만길 적막이 걷히자 각시가 신랑의 머리통을 아작. 어느 하늘 끝에서 소리없이…hansangyou (76)in #steemzzang • 7 days ago쑥부쟁이---한 상 유--- 가지 끝에 두어씩 자칫, 으아리며 개망초도 젖은 터에 오- 달진 꽃술에 취해 낮은 바람결에 선들거리는 여우비의 자줏빛 방울춤. 떨구든 스미는 송이송이 꽃다운…hansangyou (76)in #steemzzang • 8 days ago그리움---나 태 주---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만나지 말자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하지 말라면 더욱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그것이 인생이고 그리움 바로 너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9 days ago추억의 삼천리 자전거포---주 용 일--- 면 소재지 중학교를 통학하며 바람 빠진 자전거 타이어에 바람을 넣거나 체인에 기름을 얻어 치던 곳, 중학교 못 간 석이는 그곳에서 세수대야에 주부를 담그고 빵꾸를 때웠다. 기계충의 석이…hansangyou (76)in #steemzzang • 10 days ago모든 돌은 한때 새였다---김 영 석--- 모든 돌은 한때 새였다 하늘에서 오래는 머물지 못하고 새는 제 몸무게로 떨어져 돌 속에 깊이 잠든다 풀잎에 머물던 이슬이 이내 하늘로 돌아가듯 흰구름이 이윽고 빗물이…hansangyou (76)in #steemzzang • 11 days ago섬은---문 인 수--- 그리움으로 떠 있다. 어제는 일몰 아래로 너를 묻었다. 거듭 거듭 묻었다. 나는 그리 밤새도록 돌아누웠다. 그 밤바다 파도 소리 다 걷어내고 너는 그리움으로 떠 있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12 days ago뿔---신 경 림--- 사나운 뿔을 갖고도 한 번도 쓴 일이 없다 외양간에서 논밭까지 고삐에 매여서 그는 뚜벅뚜벅 평생을 그곳만을 오고 간다 때로 고개를 들어 먼 하늘을 보면서도 저쪽에 딴 세상이 있다는…hansangyou (76)in #steemzzang • 13 days ago버마재비 사랑---복 효 근--- 교미가 끝나자 방금까지 사랑을 나누던 수컷을 아삭아삭 씹어 먹는 암버마재비를 본 적이 있다 개개비 둥지에 알을 낳고 사라져버리는 뻐꾸기의 나라에선 모르리라 섹스를 사랑이라…hansangyou (76)in #steemzzan • 15 days ago산으로 간 물고기---김 정 희--- 산중 절간에 물고기를 본다 두 눈 부릅뜨고 바람의 경전을 듣고 있다 '잠들지 마라' 딱딱한 비늘의 저 물고기 보드랍고 빛나던 속살은 뉘게 다 내어주고 속 빈 몸뚱어리로 남은…hansangyou (76)in #steemzzang • 15 days ago숲---조 오 현--- 그렇게 살고 있다 그렇게들 살아가고 있다 산은 골을 만들어 물을 흐르게 하고 나무는 겉껍질 속에 벌레들을 기르며hansangyou (76)in #steemzzang • 16 days ago엄마---김 완 하--- 첫돌 지난 아들 말문 트일 때 입만 떼면 엄마, 엄마 아빠 보고 엄마, 길 보고도 엄마 산 보고 엄마, 들 보고 엄마 길옆에 선 소나무 보고 엄마 그 나무 사이 스치는…hansangyou (76)in #steemzzang • 17 days ago몸---나 태 주--- 아침저녁 맑은 물로 깨끗하게 닦아 주고 매만져 준다 당분간은 내가 신세 지며 살아야 할 사글세방 밤이면 침대에 반듯이 눕혀 재워도 주고 낮이면 그럴듯한 옷으로…hansangyou (76)in #steemzzang • 18 days ago아침---강 은 교--- 이제 내려놓아라 어둠은 어둠과 놀게 하여라 한 물결이 또 한 물결을 내려놓듯이 또 한 슬픔이 내려놓듯이 그대는 추억의 낡은 집 흩어지는 눈썹들 지평선에는 가득하구나 어느…hansangyou (76)in #steemzzang • 19 days ago마음---김 광 섭--- 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 구름이 지나가도 그림자 지는 곳. 돌을 던지는 사람, 고기를 낚는 사람, 노래를 부르는 사람. 이리하여 이 물가 외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