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sangyou (76)in #steemzzang • 14 hours ago공터의 사랑---허 수 경--- 한참 동안 그대로 있었다 썩었는가 사랑아 사랑은 나를 버리고 그대에게로 간다 사랑은 그대를 버리고 세월로 간다 잊혀진 상처의 늙은 자리는 환하다 환하고 아프다 환하고 아픈…hansangyou (76)in #steemzzang • yesterday야상곡---한 상 유--- 젖은 달빛 담뿍 떠 올리면 손아귀를 떠나는 간밤의 비릿한 여운 해를 담군 달빛 카페의 하늘엔 모습 하나 일렁이고 발가락을 간질이던 별빛 옅어지는 잔물결 따라 조각달 다시 떠가고hansangyou (76)in #steemzzang • 2 days ago너에게 꽃이다---강 원 석--- 마음을 접고 접어 꽃 한 송이 만들고 사랑을 품고 품어 향기 한 줌 모으고 두 손에 가득 담아 너에게 주느니 꽃처럼 피고 꽃처럼 웃어라 세상은 온통 너에게 꽃이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3 days ago장마---오 보 영--- 무슨 말인가 할 것 같아서 무슨 말이든 들을 것 같아서 나무를 본다 그저 불어오는 바람에 몸 내어 맡기고 내리는 비 철 철 맞고만 서 있는 나무를 본다 무슨…hansangyou (76)in #steemzzang • 4 days ago여행길에서---이 해 인--- 우리의 삶은 늘 찾으면서 떠나고 찾으면서 끝나지 진부해서 지루했던 사랑의 표현도 새로 해 보고 달밤에 배꽃 지듯 흩날리며 사라졌던 나의 시간들도 새로이 사랑하며 걸어가는…hansangyou (76)in #steemzzang • 5 days ago바닷가에서---정 연 복--- 파도가 밀려오고 밀려가는 바닷가에서 새삼스레 인생살이의 단순한 이치를 배운다. 영원한 기쁨도 영원한 슬픔도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 지금 슬픔에 젖은 이여 눈물의…hansangyou (76)in #steemzzang • 6 days ago바다의 태교---오 창 현--- 어머니는 제주 해녀였다 어머니는 붉은 꽃잎 펴 나를 꿈꾸던 날에도 나를 세상 밖으로 몽긋이 내밀던 날에도 어머니는 물질을 하셨다 나의 첫 교과서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물결의…hansangyou (76)in #steemzzang • 7 days ago빗방울 하나가---강 은 교--- 무엇인가가 창문을 똑똑 두드린다. 놀라서 소리나는 쪽을 바라본다. 빗방울 하나가 서 있다가 쪼르르륵 떨어져 내린다. 우리는 언제나 두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이 창이든, 어둠이든 또는 별이든.hansangyou (76)in #steemzzang • 8 days ago나무가 말하였네---강 은 교--- 나무가 말하였네 나의 이 껍질은 빗방울이 앉게 하기 위해서 나의 이 껍질은 햇빛이 찾아오게 하기 위해서 나의 이 껍질은 구름이 앉게 하기 위해서 나의 이 껍질은 안개의…hansangyou (76)in #steemzzang • 9 days ago나는 사랑했을까---김 이 듬--- 베개가 왜 네 개나 될까 호텔 싱글베드에 베개 가득한 이유를 모르겠어 분명 투숙객은 나 혼자인데 왜들 이러는 거야 이봐, 세 사람 너희는 누구야? 어쩌자고 내 방에서…hansangyou (76)in #steemzzang • 10 days ago6월의 달력---목 필 균--- 한 해 허리가 접힌다. 계절의 반도 접힌다. 중년의 반도 접힌다. 마음도 굵게 접힌다. 동행 길에도 접히는 마음이 있는 걸, 헤어짐의 길목마다 피어나던 하얀 꽃. 따가운 햇살이 등에 꽂힌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11 days ago새---박 남 수--- 1 하늘에 깔아 논 바람의 여울터에서나 속삭이듯 서걱이는 나무의 그늘에서나, 새는 노래한다 그것이 노래인 줄도 모르면서 새는 그것이 사랑인 줄도 모르면서 두 놈이 부리를…hansangyou (76)in #steemzzang • 12 days ago처음 손잡던 날---강금연 할머니--- 처음 손잡던 그날 심장이 쿵덕거린다 도둑질핸는 거보다 더 쿵덕거린다 벌벌 떨리고 부끄러버서 고개를 들도 몬하고 60년이 지나도 그때 생각이 난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13 days ago찔레---문 정 희---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그리운 가슴 가만히 열어 한 그루 찔레로 서 있고 싶다 사랑하던 그 사람 조금만 더 다가서면 서로 꽃이 되었을 이름 오늘은 송이송이 흰…hansangyou (76)in #steemzzang • 14 days ago장미---김 미 선--- 당신에게선 꽃내음이 나네요 잠자는 나를 그 꽃내음으로 깨우고 가네요 싱그런 잎사귀 돋아난 가시처럼 어쩌면 당신은 그렇게도 장미를 닮았네요 당신의 모습이 장미꽃…hansangyou (76)in #steemzzang • 15 days ago영일만에서 병나발 불다---한 상 유--- 퍼질러 좋다는 걸 예끼, 구룡포로 가자꾸나. 고래들 짓달리고도 아쉬운 과메기 살점 잇새에 쟁여 일긋거리는 그녀의 눈길과 헛헛한 웃음 한 방울이 영일만 파도치듯...hansangyou (76)in #steemzzang • 16 days ago시작노트---최 은 여-- 순수한 건 진즉에 포기했고요, 이제 할 수 있는 것도 별로 없어요 당신은 이국의 엽서처럼 아무 말이 없고, 저는 어떤 말도 들을 수 없어서 콘크리트 기둥이 되어 서 있어요 어느…hansangyou (76)in #steemzzang • 17 days ago길---박 노 해--- 먼 길을 걸어온 사람아 아무것도 두려워 마라 그대는 충분히 고통받아 왔고 그래도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 자신을 잃지 마라 믿음을 잃지 마라 걸어라 너만의 길로 걸어가라…hansangyou (76)in #steemzzang • 18 days ago물빛---마 종 기--- 내가 죽어서 물이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가끔 쓸쓸해 집니다 산골짝 도랑물에 섞여 흘러내릴 때 그 작은 물소리를 들으면서 누가 내 목소리를 알아 들을까요 냇물에 섞인 나는 물이…hansangyou (76)in #steemzzang • 19 days ago회신---오 규 원--- 거제도에서 소포로 보낸 그대의 바다를 잘 받았습니다. 무수리와 노래미의 함성, 함성이 끝난 뒤의 바다의 목소리가 무척 잘 낚인다는 그대의 바다는 우리집 마당을 남해의 바다와 바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