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웅전설 IV 주홍물방울 40화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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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티스 : ...알 것도 같아요. 현실에 만족할 수 없는 자는 적을 만들어 잠시나마 행복을 느낄 수 있어요... 제가 그랬었으니까요...
정령 둘가 : [하지만 신들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인간은 신이라는 커다란 줄기에서 벗어나 스스로 대지에 서지 않으면 안됩니다.]
현자 가웨인 : 그런가... [그 검을 손에 넣은자, 묘한 빛을 띄며 영원한 빛과 어둠의 상극에 종지부를 찍으리. 인간은 자립의 계절을 맞게 되리라.]
미첼 : 크로월님께서 말씀하셨던 교전의 예언대로 되고 말았군요. 하지만 신들과의 결별을 의미하고 있을 줄은...
정령 둘가 : [두려워 하는게 당연합니다. 마치,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와 같은 심경이겠지요. 하지만... 괜찮을겁니다. 주홍 물방울을 비추어 볼 때... 인간은 더 이상 무력한 존재가 아닙니다.]
아이멜 : 주홍 물방울...
마일 : 신기한 말이야.
정령 둘가 : [인간의 정열과 마음입니다. 처음은 작은 한방울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건 인간 사이에 떨어져 영향을 주고 받아 커다란 흐름이 됩니다. 운명을 흔들 정도로 강하고, 커다랗게. 그렇게 된다면... 기적도 일으킬 수 있겠지요.]
어빈 : 둘가...
현자 가웨인 : 당신도, 떠나게 되는 것인가?
정령 둘가 : [저는 정령으로서, 명부를 지키는 자. 이 갈라진 대지로부터 떠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빛과 어둠이 사라진 지금... 끝없는 잠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대지에서 생명이 모습을 감출 때... 다시 한번, 눈을 뜨게 되겠지요... 그렇게 되지 않도록 기원하겠어요...]
아이멜 : 둘가... 고마워요. 어머니처럼, 저를 감싸주어서요.
현자 가웨인 : ...둘가도 영원한 잠에 들어갔다. 신들이 사라진 시대를... 자신의 발로 걸어가지 않으면 안된단 말인가.
어빈 : ...베리어스가 말했었지. 멀지 않은 미래에 세계를 뒤흔드는 재앙이 일어날 거라고. 정말로... 인간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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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티스 : 괜찮아, 어빈. 둘가가 말했었잖아. 마음이 모이면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마일 : 나도 이렇게 되살아났으니 말이야.
어빈 : 그래... 그렇구나.
루키어스 : ...무슨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여기에 있는 모두가 있다면 해낼거야.
콘로드 남작 : 우리들이 이렇게 모여 있다는 것도 기적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엘레노아 : 정말로 그렇네요... 아무런 관련없는 사람들이니까요.
알쳄 : 어빈씨의 마음이 우리들을 불러서 이곳에 모이게 한걸 거에요.
라엘 : 내가 온것도 기적이라는 말이야? 냐하하, 과연 미래의 대마법사~!
더글라스 : 덤벙대지 말라구. 벼랑으로 떨어져 버리고 마니까, 꼬맹아.
라엘 : 꼬맹이 아니야, 아저씨!
더글라스 : 아, 아저씨... 나는 28살이라구!
미첼 : 하지만 이렇게 되면... 가가브의 끝을 조사할 필요가 있겠네요. 재앙은 티라스일과 엘 필딘 이외의 또 다른 대지에서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자 가웨인 : 그건에 관해선 크로월님과 상의해보도록 하세. 발두스가 사라졌으니... 교회도 큰 곤란을 겪게 되겠군.
뮤즈 : 왕가도 협력하겠어요. 아버님께서도 사건의 중대함을 알아주시겠지요.
마티 : 그전에 마음대로 성을 빠져 나오신 건에 대해 폐하로부터 꾸지람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만.
뮤즈 : 조, 조용히 해!
어빈 : 하하하...
아이멜 : 모두 좋은 분들이세요...
어빈 : 그래... 아이멜과, 마일이 있어. 루티스도, 가웨인도, 다른 모두도... 어떤 일이 있어도... 뛰어 넘을 수 있어. 발두스여... 작별이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신세를 졌어. 돌아가자... 우리들의 엘 필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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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크드 대성당]
최고도사 크로월 : 빛과 어둠은 떠나 버렸단 말인가... 그 교전의 구절을 읽고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각오는 하고 있었네만... 막상 신들의 시대가 끝났음을 직면하니 동요되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 없군...
어빈 : 이제부터 발두스 교회는 어떻게 되는건가요?
최고도사 크로월 : 그래... 이번 사건은 온 세간에 전할 생각이다. 아마 사람들은 혼란에 빠지겠지만... 그것 또한 역시 신이 내려준 시련이라고 생각하네. 인간들이 자립을 할 수 있을때까지... 발두스 교회는 이 땅에 있을걸세.
뮤즈 : 왕가도 교회의 방침을 지지하겠어요.
콘로드 남작 : 바로아 영주로서 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게끔 노력하겠습니다.
더글라스 : 길드의 모험가에게도 전하겠어요. 이제부터의 시대는 힘들겠지만 보람이 있다고 말이에요.
엘레노아 : 저는... 마법대학교에 가서 푸른 민족의 연구를 시작할 생각입니다. 인간이 같은 과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미첼씨, 좋은 지도 부탁드려요.
미첼 : 물론입니다. 엘 필딘의 마법에는 관심이 있었거든요. 마법대학교에는 꼭 가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선약이 있어서요. 용무가 끝난뒤 찾아뵈도 괜찮겠습니까?
엘레노아 : 네, 기다리고 있겠어요.
어빈 : 미첼씨, 선약이라니? 고향으로 돌아가는거야?
미첼 : 아뇨, 토마스씨와의 약속입니다. 프라네토스호로 가가브를 넘는데 협력한다고 했거든요. 토마스씨는 프라네토스호를 보다 빠르고 튼튼한 배로 개조할 생각인 것 같습니다.
어빈 : 개조라니... 괜찮은거야. 그건 가웨인 아저씨의 배가 아니었어?
현자 가웨인 : 프라네토스호는 토마스에게 넘기기로 했다. 녀석이라면 나보다도 훌륭한 선원이 될 수 있을거다. 그리고 가가브의 저편을 조사하는 것은 엘 필딘을 위해서도 의의가 있으니 말이다.
콘로드 남작 : 토마스군이라면, 잘 해내겠지. 베리어스경이 진실의 섬에서 보았다던 계시...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중요한 문제야.
마티 : 엘 필딘이라는 좁은 세계를 뛰어 넘어 새로운 세계를 알 필요가 생긴건가. 이거... 지금보다 훨씬 바빠지겠어.
최고도사 크로월 : 시대의 변화에는, 별 수 없지. 하지만 신이 아닌 이상 잠시나마 휴식 또한 필요하네. 모두들 고향으로 돌아가 푹 쉬게나.
현자 가웨인 : 내일, 프라네토스호가 브리작에 도착할거야. 동쪽의 대륙까지 데려다 줄테니 오늘밤은 이 대성당에서 묵어줬으면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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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멜 : 오빠, 지금부터는 뭘 할거야?
어빈 : 그래... 내일은 이곳을 떠날테니까 발크드를 산책이라도 하는게 좋겠어.
마일 : 생각해보면, 나와 아이멜은 성도에서 여유롭게 쉬는 것은 처음이야. 여러 가지로 안내해주면 고맙겠어.
어빈 : 그렇다면 결정됐어. 루티스도, 함께 갈래?
루티스 : 저기... 나는...
섀넌 : 마일니임~!! 마일님! 마일님! 섀넌은 믿고 있었어요! 마일님이 섀넌의 곁으로 돌아올 거라는걸!
마일 : 섀... 섀넌... 여전히 활기차구나...
섀넌 : 마일님의 모습을 보면 기운이 솟는걸요! 정말, 정말로... 무사하셔서 다행이에요...
마일 : 섀넌, 걱정끼쳐서 미안해. 그건 그렇고... 너무 세게... 껴안지 말아줄래? 목이 조여서... 괴로운데...
어빈 : 하하, 섀넌에게 걱정을 끼쳤으니깐 그 정도는 참아야지.
아이멜 : 호호... 처음뵙겠어요, 섀넌씨. 어빈 오빠의 동생인 아이멜이라고 해요.
섀넌 : 앗, 바로아에서 봤던...
아이멜 : 섀넌씨의 얘기는 오빠와 마일씨로부터 들었어요. 활기차고 착하고 귀여운 사람이라고.
섀넌 : 싫다아. 귀엽다니, 부끄러워요...
어빈 : 이봐, 섀넌. 이제부터 마을을 산책하려고 하는데, 함께 가지 않을래?
섀넌 : 감격이에요! 마일님과 팔짱을 끼고 걸을 수 있다니! 섀넌도, 꼭 데려가 주세요!
마일 : 팔짱을 낀다는 말은 안했지만... 뭐, 좋겠지.
루티스 : ...나는 잠깐 실례할게. 조금... 생각하고 싶은게 있어서.
어빈 : 엣...
루티스 : 그럼... 나중에 봐.
어빈 : 이봐, 루티스...
섀넌 : 루티스씨, 무슨 일이 있나요? 왠지 기운이 없어보이는데...
아이멜 : 저기, 오빠. 루티스씨를 따라가지 않아도 돼?
어빈 : 어, 어째서...
마일 : 이런 때는, 고민을 들어주는 것이 남자로서의 도리라구.
아이멜 : 오빠도 참... 이런 때는 머리회전이 안된다니까.
어빈 : 너, 너희들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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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빈 : 루티스, 이런 곳에 있었던 거야?
루티스 : 어빈... 함께 산책하러 간거 아니었어?
어빈 : 아니... 그게 말야. 루티스가 기운이 없어보여서 좀 보고 오라고 하도 부추겨서 말이야.
루티스 : 그... 그랬구나. 미안해, 신경쓰게 해서...
어빈 : 아냐... 괜찮아.
루티스 : ......
어빈 : 그, 그래... 내일이면 프라네토스호로 동쪽의 대륙에 가게 되겠구나... 루티스는 역시 루카에게 돌아가겠지? 어쩐지... 조금... 쓸쓸해지는걸. 꽤 오랫동안, 함께 여행을 했으니 말야.
루티스 : ...그러네.
어빈 : 저기... 정말 괜찮은거야? 고민이 있다면 들어줄게.
루티스 : ...어빈... 나는... 난...
(다음날... 어빈 일행은 프라네토스호를 타고 고향이 있는 동쪽 대륙으로 출발했다.)
루티스 : 나 말야... 여러가지로 생각해봤어. 오크툼의 사도는 어떻게 되는걸까 하고. 베리어스님, 볼게이드, 버스터... 그들은 마음에 어둠을 안고 있었어. 예전의 나처럼... 빛을 원하면서도 그것을 손에 넣지 못한채 증오로 변한 가여운 사람들... 아마... 다른 사도들도 마찬가지라 생각해.
어빈 : ...그래. 녀석들도, 같은 인간이었지. 나도 그때처럼 아이멜과 마일을 잃게 됐다면 오크툼의 어둠에 빠졌을지도 몰라.
루티스 : 후후... 너는 괜찮아. 강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까. 하지만 약한 부분은 있기 마련이야. 그런 틈을 노리고 어둠은 스며들게 되지. 그 어둠은 오크툼이 아닌... 결국 또 하나의 자기자신이지만 말야. 그런 마음의 어둠을 극복할 수 있는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야.
어빈 : 하지만 루티스는 어둠을 극복해 냈잖아. 난... 네가 굉장하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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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티스 : ...고마워. 그렇지만 내가 극복할 수 있었던건 네가 여러가지로 도와주었기 때문이야. 자신과 타인을 사랑하는 소중함을... 포기하지 않는 용기를... 고마워, 어빈. 네 덕분에 마음의 어둠을 극복할 수 있었어.
어빈 : 왜, 왠지 부끄러운걸. 사실... 나는 아무것도 한게 없다고 생각하지만, 게다가 나야말로... 루티스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거야. 마일도 아이멜도 도울 수 없었고 오크툼 사도에게도 당해버렸겠지. 고마워, 루티스. 정말 고마워...
루티스 : 응...
어빈 : ......
루티스 : ......
어빈 : 하핫...
루티스 : 후훗...
어빈 : 왠지... 나 답지 않은걸?
루티스 : 가끔은 괜찮은 것 같아.
어빈 : 저기, 루티스. 루카에게 돌아가면... 둘이서 오두막에 놀러와줘. 꽤 넓으니까, 두 사람이라면 묵을 수 있을거야.
루티스 : ......
어빈 : ...루티스?
루티스 : 어빈... 나 말야... 아직 루카에게 돌아갈 생각이 없어.
어빈 : ...엣?
루티스 : 내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어빈 : 자, 잠깐만... 아직 결정을 내린게 아니란 말이야?
루티스 : 아냐, 이미 결정은 했어. 하지만 내겐... 끝내지 않으면 안될 의무가 있어.
어빈 : 끝내지 않으면 안될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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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티스 : 오크툼의 사도는 사라진게 아니야. 대부분이 베리어스님의 죽음을 믿지 못하고 듀시스의 남쪽에서 저항을 계속한다고 들었어. 난... 그들을 설득하고 싶어.
어빈 : 그런... 루티스는 충분히 했다고 생각해! 어째서 자신을 희생하려고 하는거야!?
루티스 : 어둠에 있으면서, 빛을 안은 나만이... 베리어스님의 최후를 지켜본 나 이외는 그들을 설득할 수 없을거라 생각하니까... 이건 내가 끝내야만 하는 의무야. 아니... 의무 따위가 아냐. 난 어둠을 버릴 수 없는 자들에게 인간이 지닌 가능성을 알게 해주고 싶어. 그게 나의 희망... 내가 가야할 길이야.
어빈 : 그렇다면...! 그렇다면 나도 가겠어! 내 여행을 도와준 답례야! 이번에는 내가 너의 여행을 돕겠어!
루티스 : 훗... 그렇게 말할거라 생각했어. 하지만 지금의 너에겐 아이멜과 마일씨가 있어. 세 사람이서 고향에 돌아가는 일... 그게 너의 여행의 끝일텐데.
어빈 : 그, 그렇다고 해서! 널 이대로 내버려 둘 순 없어!
루티스 : ...네가 와준대도 도움을 줄 수 없어. 너는... 정말 강한 사람이야. 정열과 마음을 계속 불태우고 있어. 분명 그게 [주홍 물방울] 이겠지. 그 빛남은 어둠에 물든 사람들에게 있어 질투와 선망 그리고 증오가 될거야. 그러니까... 네가 오지 않기를 바래.
어빈 : 그런...
루티스 : 미안해... 어빈. 넌 친절하게 말해주었지만... 정말 심한 말을 해버려서. 하지만 나는 강해지고 싶어. 스스로의 힘으로 타인을 지켜줄 정도로, 그렇게 된다면 나는 루카나 네 앞에 당당해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러기 위해서... 너의 상냥함에 응석을 부릴 수밖에 없는거야.
어빈 : ...상냥해서가 아니야. 친절만으로 말한 것도 아니야. 루티스를 위해서 뭔가 하고 싶어서야. 왜냐하면 나는 너를...
루티스 : ...기다려! 부탁이야, 어빈... 그 다음은 말하지 말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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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빈 : 루티스...
루티스 : 고마워...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뻐. 나의 마음도... 분명 같으니까...
어빈 : 그렇다면... 어째서?
루티스 : 그 다음을 듣게 되면... 나는... 너에게 의지하게 되고 말거야... 강해질 수 없게 되버려. 그러니 부탁이야... 말하지 말아줘.
어빈 : ...그렇다면... 기다릴게.
루티스 : ...엣...
어빈 : 조금 걱정되긴 하지만... 네가 끝내고 오는걸 기다리고 있겠다고. 일을 끝내고 나면, 오두막으로 와줘. 루카가 있는 곳에 먼저 들려도 괜찮으니 꼭 얼굴을 비추러 와줘. 해야할 말은, 그때 하도록 할게.
루티스 : 기다리겠다니... 그런... 위험한 여행이 될거야... 살아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몰라.
어빈 : 첫째로, 자신의 몸을 먼저 생각해야돼. 그러면 어떤 위험도 이겨낼 수 있어.
루티스 : 여행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데...
어빈 : 솔직히, 기다리다가 참을 수 없어서 찾으러 가버리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가능하다면 참아볼테니까 말야. 그러니까... 원하는 만큼 여행을 하고 와줘.
루티스 : 어빈... 나... 난...
어빈 : 루티스... 무모한 행동은 안돼. 난... 사실은... 따라가고 싶어서 견딜 수 없지만, 무사히 돌아와 주겠다고 약속해주겠어?
루티스 : 응... 약속할게... 네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겠다고...
(그로부터 계절이 바뀌고, 세월이 흘렀다. 발두스 교회에 의해 발표된 신들의 시대의 종말과, 인간의 시대의 시작... 그로 인해 초래된 충격으로부터 엘 필딘은 조금씩 다시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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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 : 곧 수확제의 시기구나.
어빈 : 그렇구나... 벌써 그 시기가 온건가. 여러모로 준비를 시작해야겠어.
아이멜 : 전 수확제는 처음이라 기대되요. 네프티스님에게 감사를 드리는 축제라 했죠?
어빈 : 그래. 신들은 떠나갔고 정령은 잠들었는데도... 이런 관습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네.
마일 : 무리해서 그만둘 필요는 없지 않을까. 뭔가에 감사하는 기분은 소중하다고 생각해... 소원 빌기 같은 것이 없어진다면 그것대로 쓸쓸할테니 말이야.
아이멜 : 소원 빌기가 뭐에요?
마일 : 수확제에서 하는 의식이야. 마을 곳곳에 숨겨진 종이를 찾아서 정령의 사당과 연결된 연못에 흘리는거야. 무사히 흘러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전해져.
아이멜 : 와아, 재밌겠어요!
어빈 : 내 소원도 이루어졌었으니... 정령의 가호가 있었는지도 몰라.
마일 : 그렇구나. 그래, 아이멜은 어떤 소원을 빌거야?
아이멜 : 글쎄요... 으음... 모두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네요.
어빈 : 하핫... 아이멜다운 생각이야.
마일 : 뭐 어때, 귀여운데.
아이멜 : 정말... 그러는 오빠들은 어떤 소원을 빌거야?
어빈 : 소원이라... 그래... 나는...
마일 : 어빈?
아이멜 : 오빠, 왜 그래?
여자의 목소리 : 마일니이~임!!!
어빈 : 이 목소리는...
마일 : 설마...
섀넌 : 마일님, 오랜만이에욧!
마일 : 우와앗, 섀, 섀넌!
아이멜 : 어서 오세요, 섀넌씨.
어빈 : 여전히 활기차구나...
섀넌 : 어빈씨, 아이멜씨, 오랜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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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 : 섀넌... 오늘은 무슨 일이야?
섀넌 : 수확제가 가까워졌다는 말을 들어서 섀넌도 도와주러 왔어요.
마일 : 그, 그래... 고마워.
어빈 : 하하, 잘됐잖아, 마일... 서서 이야기 하는 것도 그렇네. 천천히 있다가 가도록 해. 나는... 장작이라도 패고 올테니까.
마일 : 어빈?
아이멜 : 오빠?
어빈 : 수확제 준비로 바빠질 것 같아서 말야. 지금이라도 해두려고.
섀넌 : 어빈씨, 무슨 일일까요? 외로운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어요.
마일 : 이유야 알고 있지만... 이야기를 꺼내기가 좀 그래서 말야.
아이멜 : 오빠도 기다리지 말고 직접 찾아가면 좋을텐데...
마일 : 어빈도 의외로 고집이 있으니까. 그녀가 올 때까지 계속 기다릴 셈인가봐.
아이멜 : 정말, 오빠도 참...
마일 : 아이멜... 질투하는거야?
아이멜 : 에헤헤... 사실 조금요. 하지만 저에게 가장 소중한건 오빠가 웃는 얼굴을 하는거니까요... 그리고 오빠가 명부로 떨어졌을 때 루티스씨에게 격려도 받았고...
섀넌 : 루티스... 씨. 아앗... 잊고 있었어요!
마일 : 왜 그래?
섀넌 : 사실 섀넌은 혼자 온게 아니에요. 울트마을에 오는 도중에...
[전망좋은 오두막 집]
어빈 : 후우... 이쯤 할까.
루티스 : ...장작을 패는거야? 훗, 힘이 들어가 있네.
어빈 : ...단련도 겸하고 있어. 혼자서 여행을 떠나 있는 누군가를 언제라도 도와줄 수 있도록 말이지. 어서와, 루티스.
루티스 : 다녀왔어... 어빈...!
(신들이 사라진 시대. 홀로 서야 할 운명을 맞은 사람들은 해가 뜨기 직전의 어둠 속에서 방황하고 있었다. 길을 밝히는 것은 단 하나. 가슴속에서 빛나는 주홍물방울. 설령 작은 물방울이라 하더라도 마음과 마음을 모으면... 기적을 만드는 물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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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네토스 호]
선원 토마스 : 좋아, 폿포. 착하구나.
폿포 : 쿠우우우~웃♪
미첼 : 기아의 공장에서 온건가요?
선원 토마스 : 루카 녀석이야. 드디어 배의 건조가 시작된것 같아.
미첼 : 축하해요, 토마스 선장. 당신의 꿈에 한발짝 가까워 졌군요.
선원 토마스 : 라프 선생에겐 감사하고 있어. 당신이 가가브의 조사에 협력해 준 덕분에 새로운 배에 필요한 성능을 산출해 낼 수 있었어. 최신 기술인 HFㅡII 형 엔진의 고속선. 설마... 이렇게 고성능이 필요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지만 말야.
미첼 : 남쪽의 제 3대지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저 정도의 성능은 아무래도 필요하니까요. HFㅡII 형 엔진의 프레임에 필요한 레어메탈이 정제될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선원 토마스 : 이거 정말 루카에게 고마운걸. 그러고보니 레어메탈이라... 아직 어빈의 검을 가지고 있는거지?
미첼 : 네, 이겁니다.
선원 토마스 : 에류시온... 발두스의 힘이 담긴 신검인가. 힘을 잃었다고 해도, 몸서리 쳐지는 검이군.
미첼 : [이 검은, 엘 필딘에는 필요 없으니. 다른 대륙의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줬으면 해.] 라며 어빈군에게 부탁받았지만 누구에게 줘야할지 모르겠네요.
선원 토마스 : 뭐, 느긋하게 기다리는 것도 좋겠지... 그런데 라프 선생. 에류시온이라는건 어떤 의미지?
미첼 : 고대어로 [신들의 낙원] 이라는 의미에요. 생각해보니, 신들이 떠나간 지금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네요.
선원 토마스 : 그것도 그렇네... 그러다면 이 검에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는건 어때? 새로운 시대에 어울릴만한 걸로 말야.
미첼 : 과연, 좋은 생각이네요. 새로운 시대에 어울린다라... [에스페란서] 는 어떨까요?
선원 토마스 : 에스페란서... 그것도 고대어군. 꽤나 좋은 어감이지만, 무슨 의미야?
미첼 : [희망을 개척한다] 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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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nasura, 진정으로 흥미로운 전설은 저에게 문명사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말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