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징댐의 뿌리
사람들은 힘들면 징징 댑니다. 여기서 우리 문자팬들은 바로 이런 의문이 이어지죠.
징징거린다는게 뭔데?
이런 문자적 사유를 왜 하느냐? 그 사유를 하다보면 지혜의 근육이 발달합니다. 미혹의 안개 속에서 실상을 보는 힘이 좀 강해지죠. 모든 게 더욱 명료해지며 결정적인 순간에 퍼뜩 알아차리기가 수월합니다. 살면서 전혀 징징댄 경험이 없다면 징징의 개념조차 떠오르지 않겠지만 다행히도 우리 거의 모두는 징징대며 살아봤을 겁니다. 혹시...마시도 징징거려 봤어?
마시: 앗! 나 부른 거에요? 어후...하튼 내가 아저씨 땜에 한가할 틈이 없다니까? 난 징징거리지 않아요. 징징거리는 건 약해빠진 인간이나 하는 짓이죠!
타타오: 잉? 방금 마시도 좀 징징거린 거 같은데?
마시: 눈치 채셨군요! 맞아요. 한가할 틈이 없다는 식도 징징거림의 하나죠. 흔히들 바빠 바빠...그거 다 징징거리는 투에요. 한 것도 없는데 벌써 5월이야...요즘 경기가 안좋아서 큰 일이야...이것도 징징이고요. 누구때문에 힘들어...이것도 징징이죠.
타타오: 아주 흔하게 듣는 소리들이네. 그 공통점이 뭐야?
마시: 징징댄다는 건-고난을 받아 힘들다고 신음하는 것이랍니다. 거기엔 서러움도 스며있고 눈물도 살짝 맺혀있겠죠? 반복적이라는 뜻도 있고요.
타타오: 그래? 하지만...힘들다고 신음하면 뭐가 더 나아지나? 왜 징징대지?
마시: 실은 그 징징댐 속에 두가지 은밀한 목적이 있지요. 하나는 사람에게 징징대는 건데 당신 땜에 내가 힘들어! 너 때문에 내가 고생이라구! 이렇게 징징대는 거죠. 그러면 상대는 오 그래? 오구구 나 때문에 힘들었져? 하면서 자신을 고쳐주길 바라는 거랍니다.
타타오: 그런데 과연 그런 징징댐을 받은 상대가 그렇게 바뀌어 줄까? 징징대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마시: 맞아요. 그리고 또 한가지는 하늘에 징징대는 건데요.
타타오: 하늘...에? 하늘에 뭐라고 징징대?
마시: 불공평하다고요. 왜 나름 착하게 잘 살아온 내가 이렇게 힘드냐고 하늘에 투정을 하는 거랍니다. 그런데 하늘이라고 그런 징징댐을 좋아할까요? 어구구 운명 때문에 힘들었저? 이제부터 고생 끝! 행복 시작! 하게 해줄게! 이럴까요? 그런 하늘 봤어요?
타타오: 아니! 그런 하늘 있다면 친하게 지내고 싶지만...그런 하늘은 눈을 씻고 봐도 없더라.
마시: 사람이 고난을 만나는 건 다 자기 지은 업력의 빚을 갚는 과정이라는 거 아시죠?
그러니 빚은 안갚고 배째라! 하고 무사무탈만 바라는 건 완전 도둑 심뽀잖아요? 그러니 하늘도 그런 징징이를 돕지 않는답니다. 그런 징징이를 돕다보면 세상이 뻔뻔한 사람으로 가득할 것이고 무례함, 무질서가 차고 넘치게 되겠죠.
타타오: 그래 그렇겠지. 하지만 연약한 인간이 고난을 만났을 때 그것이 자기 업력이 원인이라는 것을 안다해도 워낙 다가온 고통은 우리 살을 저미고 오장을 쥐어 짜잖아? 그러니 좀 징징대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가. 더 나은 방법이 있을까?
마시: 정리해 볼게요. 징징댄다는 건 밖으로 자꾸 문제 삼는다는 거에요. 밖으로 밖으로! 맞죠?
타타오: 그러....네? 밖으로 살피는 것은 마도를 걷는 거라는 말씀도 있던데? 가만...그럼 밖이 아닌 안으로 탐조등을 돌려봐야하나?
마시: 네! 밖으로 살피는 건 개똥벌레의 빛으로 하늘을 살피려는 짓이라면 안을 살피는 건 위대한 관조(觀照)랍니다.
타타오: 관조가 그런 뜻이었어?
마시: 안과 밖을 연결하여 보는 것을 관(觀)이라 하고 비춰 보는 것을 조견(照見)이라 합니다.
타타오: 그렇구나! 징징대느니 안으로 살펴야겠구나! 그런데 안에서 살피면 뭔가 해결책이 나오려나?
마시: 글쎄요? 음...이렇게 한번 표현해 볼까요?
밖을 살핌이 멈추면
그 자리 담담하여라.
욕념의 파도 쉬어지니
있는 그대로가 떠오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