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권태를 모른다.

in #avle-pool9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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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권태를 모른다. 권태는 도시인들의 발명품이다. 헤르만 헤세

지하 주차장에서 나오면서 아파트 사이에 해 떨어지기 전 맑은 하늘과 나무 꼭대기 부분에서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것을 보니 지나갔던 열기가 언제였는지 모르겠다. 괴롭고 성가심이 밀려올 때는 길게 느껴지지만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하루 하루 지나가는 계절의 미묘한 변화를 편안하게 살피기만 해도 지루함은 없다. 가을이 깊어지며 반응하는 풀벌레 소리, 새들의 울음도 지나간 여름 소리와는 달리 중량감이 있다. 권태와 여유를 구별해야 한다. 속박에 의한 긴장이 잠시 멈추었을 때 느껴지는 공허감, 무언가 추구해야 하는 강박감 혹은 미련 등이 마음 속에 남아 있다면 여유는 없다. 지금 저녁의 반팔 차림은 부담스럽다.


서첩(書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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