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꽃의 변태

부추꽃이 앙증맞고 이쁜걸 알았지만 개화된 꽃모습만 보았지 이것이 어떻게 펼쳐지는지 몰랐다. 결과만 중시하는 습성 때문이었던 것이지. 꽃을 살펴보다가 꽃망울부터 이것이 터져가는 과정을 한자리에서 살필 수 있었다.

거의 죽었을 것이라 생각했던 배추가 다시 살아났다. 잎 하나만 홀로 남았었는데 비가 충분히 와주고 사방으로 보호해주는 무우 형님들 덕에 살아난 것인지. 올해 배추 모종을 늦게 심었고 가물었던 탓에 텃밭을 거의 이틀에 한번 꼴로 가게 된다. 정착에 실패하여 3번을 옮겨 심었으니 100개 이상 중에 많아야 20개 정도 살아 남을 것 같다. 이것도 벌레들이 꽤 많이 갉아먹고 있다.

무우의 흰살이 드러나고 있다. 얘네들은 아주 잘 크고 있다. 특별히 물줄 필요도 없다. 모종 심고 비가 충분히 왔고 어느 정도 자랐을 때 가물었으니 그것을 견딜수 있는 기초 체력이 있었다. 그리고 비가 때맞춰 내렸기에 애써 물주지 않고 있다. 배추도 무우 심을 때 같이 심었으면 좋았을 것을 토종 배추 기다리다가 모종 심는 시기를 놓쳤다. 농작물도 운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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乙巳農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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