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전문의가 본 현 의료 실태

지방에서 암환자들 진료하며 소소하게 살아 왔습니다.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개원가는 정말 엉망진창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얼마전 친한 친구가 4기 암 진단을 받고 여기저기 수많은 정보와 여러 의혹에 빠지는 걸 곁에서 보며 정말 통탄을 금치 못하였는데 조금 한탄을 해봅니다..

현재 친구 상태는 냉정하게 봤을때 5년 생존율이 5퍼센트도 채 되지 않는 상태로 보입니다. 친구도 워낙 똑똑한 친구라 아마 찾아보고 그걸 인지하고 있을테구요. 근데 암환자 사이에서 유명한 병원이라고 찾아간 곳이 메*람 병원이라고 한방병원이더라구요. 거기 있는다길래 ‘그래.. 편하게 요양도 하고 건강한 식단도 챙기며 잘 쉬며 이따금 항암치료 받자‘ 이리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고주파온열치료, 고압산소치료를 포함해서 각종 어디 추출물, 면역주사제, 영양제 등을 받게끔 안내받았더라구요. 내 환자였으면 곧바로 다 사기다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하겠는데, 친구가 열심히 찾아보고 거기 유튜브영상이나 논문도 보내주고 해서 좀 더 살펴봤는데, 보면 볼수록 정말 아주 치밀한 사기이고 사람 생명가지고 장난치는 사기꾼들이더라구요.

혹자는 역시 한방병원이라 그렇지 할테지만, 여기가 워낙 유명해서 그렇지, 숫자로 따지면 이런 검증되지 않은 치료는 개원 의사들이 훨씬 많이 하고 있습니다. 환자의 간절한 마음을 이용해 어쩌면 건강에 해가 되고 암을 더 키울 수도 있는 요법을 권한다는게, 무지에 기인할 수도 있고 사악한 의도가 있을수도 있지만, 어찌됐건 어마어마한 비윤리적 행위임은 분명하죠.

암 전공하신 분들 중에도 구천을 떠돌다가 밖으로 나가 개원해 저런 치료를 하는 사람들이 몇 있습니다. 좋은 자리에 임용 기다리다 안되서 나갈수도 있고 경제적인 이유, 사람 관계 등의 개인적인 이유로 나가는 경우도 있는데, 결국 밖에서 먹고 살려면 소위 검증되고 올바른 치료만 해서는 개원의로써 유지가 안되는 측면도 있을테지만, 사실 근본적으로는 남보다 더 잘벌고 더 잘살고 싶은, 대한민국 전반에 팽배한 윤리가 빠진 물질만능주의 때문이겠죠.

저는 의대정원이나 의사수에 대해서는 뭐가 옳은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개원의가 늘어나면 사기치는 사람도 똑같이 늘어날 것이라는건 뭐 당연한 사실이겠죠. 저는 그래서 의사 수를 늘리더라도 그 전에 반드시 선행되어야할 것은 사기치는 의사를 어떻게 가려내서 제재를 가할것인지 대책을 만들어야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암 분야만 그렇겠습니까, 다른 영역도 사정은 비슷할것입니다. 이런 새나가는 지출을 줄여서 어떻게 국민건강보험기금 적자를 해결해나갈수 있음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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