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흔들리는 코담꽃과 지난 봄의 기억
오늘의 날씨는 금방 맑아졌다가, 금방 흐려지고, 또 비가 올 듯한 하루였다.
바람에 코담꽃이 살짝 흔들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문득 지난 봄날을 떠올렸다.
공원 길가에 피어난 코담꽃,
햇살 아래서 순백의 꽃잎이 빛나고,
잎 사이사이 맺힌 이슬방울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마치 꽃들이 서로 속삭이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언젠가부터,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꽃잎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가지마다 남아 있는 꽃이 드물게 보인다.
지난 계절, 친구들과 코담꽃 길을 거닐며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던 기억이 선명한데,
이렇게 빨리 작별을 고할 줄은 몰랐다.
코담꽃의 향기는 아직 공기 중에 남아
잠시라도 마음을 달래주고,
흔들리는 꽃들을 바라보며 나는 오늘도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