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츄쿨 곰빠와 Terma 전통 린포체의 죽음1

in #avle-pool3 days ago (edited)

20230525_122646.jpg

맑은 날씨의 하늘 호수에서 다른 세상 같은 여운을 남기고 레로 향하기전 사츄쿨 곰빠(shachukul gompa)에 들렀을 때 꽤 매서운 눈보라가 치고 있었다. 판공초가 가까이 있어 이 지역의 날씨가 원래 변덕이 심한 것 같다. 이른 새벽 눈이 제법 쌓인 판공초 풍경에 과연 오늘 창라고개를 넘어 레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막상 떠날 즈음 맑게 개어 있었다.

20230525_065615.jpg

샤츄쿨(shachukul)은 '동쪽 귀퉁이로'라는 뜻인데 판공초 영역이 라다크에서 동티베트 지역까지 자리하고 높은 산의 빙하가 녹으면서 흐르는 물이 모이는 길목이라서 그렇게 불려진 것 같다. 이곳은 한여름이라도 25도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곰빠를 안내해 주신 스님께서 어제 저녁 구두 전승과 수행을 중시하는 까규파(Kagyu) 계열의 유명하신 톡딴(Togdan) 린포체께서 돌아가셨다고 하면서 그분께서 작년 이 곰빠에서 해마다 열리는 축제(Kabgyat Festival)에서 댄스를 추시던 사진을 보여 주었다. 라다크의 큰 스승 중 한 분이 돌아가셔 어제 밤 날씨가 그렇게 모질었던 것인지 모르겠다. 이성적인 사고로는 이해되지 않을지 모르지만 위대한 수행자가 돌아가실 때 그런 현상이 일어나곤 한다. 스님의 대접을 받고 레로 향하려 할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날씨가 맑게 개어 있었다.


참고: [city 100] 믿을 수 없이 기묘하고, 고통스럽고, 아름다운 by @zenzen25


20230525_125634.jpg

구름이 넘어서지 못할 정도 높은 지역에 거대한 호수까지 품고 있으니 눈보라와 맑게 개인 기후 변동이 잦겠지만 이렇게 급변하여 맑게 개인 날씨는 그 이전보다 몸과 마음을 한결 가볍게 만든다. 명상을 통해 정신을 고요하게 하려고 할수록 잡생각이 더욱 일어나지만 그러한 잡생각이 걷히고 나면 맑게 개인 하늘처럼 의식은 더 명료해진다. 톡딴(Togdan) 린포체는 파드마삼바바의 화현 중 한 분인 연꽃 왕(Padma Gyalpo)의 존상(尊想) 수련법을 요가 수행 중 발굴하셨다고 한다.


라다크 여행 일지


쫄보의 지성 | 고산증 예습 | 고도의 향기(Scent of Altitude) | 별바라기 | 종자생현행(種子生現行) | 타라보살의 시험과 은총 | 룽타와 고도의 향기 콜라보레이션 | 라다크의 개그지들| 으르신 같은 영혼들 | 푹탈 곰파로 다가가는 길목에서 | 푹탈곰파는 아직 아니야 | 고산지대의 경고 | 관개 농법의 라다크 채소 농사 | 라다크에서 머피의 법칙이란? | 폐허 아닌 폐허 같은 | 라다크 농가의 낭만 | 생명 창발(Emergence)의 현장에서 | 그 많은 똥 더미를 누가 다 쌓았을까? | Shanti Stupa의 불상 배치 | 여정의 마지막 날 | 나의 라다크 심상(心想) | 라다크 여훈(餘薰) | 한달 늦은 라다크의 불두화(佛頭花) | 개승려와 개그지 | 먼지는 바람을 타고 | 쌍신(雙身) 수련에 대한 생각 | 날아보자규! | 라다크 농가 원형 | 소팔자가 상팔자 | 판공초 1)경계의 바람, 2) 고요함의 위력, 3) 와간운기도편(臥看雲起圖片) | 라다크에서 사귄 개와 고양이 | 불성(佛性)의 상징 | 시작은 해야하는데... | 간지나는 티벳 불교 | Expecting tangible place | 일출가시시권(日出可視時圈) | 마음 경계(心境)에 대한 소고 1 2 3 | 21세기 백탑청연(白塔淸緣) | 구루요가 | Hemis 마을의 사원 공동체 | 구루 린포체가 수행했던 곳 | 이방인에겐 컬트 같은...1, 2, 3, 4, 5 | 티베트 약사여래불의 화신 | 기발한 탱화 | 물백(Mulbekh) 마을의 메시아 | 미소짓는 붓다 vs 명상하는 킹콩 | 절벽에 세워진 영적 요새(Spiritual fortress) | 현관장엄(現觀莊嚴)의 절벽 | 영성의 벌집(Spiritual honeycomb) | 보리맛 성토(聖土) | 폐관(閉關)의 매력 | 영성의 임플란테이션(Implantation) | 달의 땅에 세워진 영원의 사찰 라마유르(Lamayuru) | 은둔 수행자의 곰파 | 불교의 요가 부처님 | 팔풍에 맞서는 용맹한 보디사트바의 곰파 | 샤츄쿨 곰빠와 Terma 전통 린포체의 죽음1

Sort: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잘 보았습니다. 신기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