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영혼 없는 작가: 언어에 깃든 힘 #에세이 #다와다요코

in #book26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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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학부 시절, 다양한 전공 과목 중에서 유독 재미있게 들었던 수업이 바로 '언어 심리학'이었다.

교수님께서 인간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가장 직접적인 수단이 '언어'라는 이야기를 해주신 그 순간부터 이 과목에 푹 빠져들었던 것 같다. 너무 매력적인 말이 아닌가?

생각해 보면 어렸을 때부터 언어의 구조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 우리가 사과를 보고 '사과'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연필은 왜 연필일까? 지우개는 왜 지우개일까? 궁금했지만, 아무도 대답을 해주지 못했다. 비로소 대학에 가서야 그 대답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퍽 즐거웠더랬다.

책 <영혼 없는 작가>는 다와다 요코라는 일본 작가의 에세이이다. 저자는 일본어와 독일어로 글을 쓰는 이중 언어 작가이다. 책을 읽다 보면, 이방인으로서 하나의 언어에 스며들어가는 과정을 이 책을 통해 낱낱이 파고 들었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하지만 그 감각이 꽤나 낯설다.

여러 단편의 에세이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첫 번째 에세이가 유독 힘들었다. 도통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과연 내가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을지 스스로 의심이 들기까지 했다. 고백하건대, 지금도 정확하게 그 의미를 파악하진 못한 것 같다. 조금 건너뛰기도 했다. 아무렴 어때! 단편 모음집의 장점은 언제든지 이야기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몇 장을 넘어가자, 훨씬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났으니 만족한다.

정리하면, 책 <영혼 없는 작가>는 일본인인 저자가 독일이라는 유럽에서 생활하며 보고 느낀 크고 작은 삶의 부분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경험하여 글로 옮긴 에세이로, 저자만의 독특한 표현이 인상적인 책이다. 하지만 일반 대중이자 처음으로 다와다 요코를 알게 된 1인으로서, 마냥 호락호락한 책은 아니었다고 말하고 싶다.

추상의 사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길을 잃을 확률이 농후하다. 따라서 본인에게 가장 쉬운 내용의 글부터 습득하는 것을 권장한다. 첨언하자면, 짧은 글이 곧 쉬운 글을 아니라는 것은 명심하길 바란다.

이 책을 집어들었다는 것부터 큰 도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먼저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 책이지만, 언어에 관심이 있고 또 언어에 호기심을 느끼는 분이라면 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 <영혼 없는 작가>는 평상시에 그저 쉬이 지나쳤던 단어 하나하나에 새로운 관심이 피어나는 계기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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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기록해 놓아야겠어요.

ㅎㅎ시간 되실 때 한 번 읽어 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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