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4월 11일 금요일] 오늘의 일기
어제 최팀장이 결혼턱 쏜다고 해서 저녁 술자리를 가졌는데,
마시고 노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너무 늦게까지 있는 바람에 새벽 2시에 잠이 들어서
지금 너무 피곤하다.
1차는 제주횟집에 가서 금명이를 추억하며 고등어회랑 참소라회를 먹었고,
2차는 원래는 간단히 맥주 한 잔 더 하려고 펍을 찾아다니다 결국 못 찾고
야외 테이블이 있는 작은 칵테일 바가 있길래 야외에 앉아서 간단하게 칵테일을 조금 마셨다.
여긴 막 전문적인 칵테일 바는 아니었고 캐쥬얼하게 운영되는 곳이었는데,
신청곡을 틀어주길래 신나서 90년대 노래 많이 신청해서 들었다.
그렇게 2차까지 파한 게 밤 11시쯤이었는데, 이제 슬슬 귀가하자고 의견을 냈으나
다들 신청곡의 여운이 있었는지 노래방 가서 딱 1시간만 노래 부르고 가자고 아우성이라
결국 노래방까지 갔다가 1시간 + 30분 추가시간까지 꽉꽉 채워서 남자 남자한 노래만 잔뜩 부르고 12시 반에 나왔다.
막차는 이미 끊겼고 다들 택시 타고 들어갔는데,
나는 집에 가서 씻고 누우니 2시더라.
아무튼 그 여파로 오늘 하루 종일 꾸벅꾸벅 상태다.
그래도 운동은 해야한다는 생각에 점심 때 복싱장에 다녀왔는데
이사님의 권유(?)로 의도치 않게 복싱 경력 1년이 다 돼가는 동료분과 생애 첫 스파링을 하게 됐다.
말이 스파링이지 이제 막 원투 원투 치고 있는 내가 1년 경력인 분과 스파링이라니 어불성설이지;;;
4라운드 정도 뛴 것 같은데, 대충 20방 정도 정타를 제대로 맞은 것 같다.
스파링이다보니 헤드기어도 꼈고, 또 살살 쳐주셔서 막 엄청 아프거나 하진 않았는데
그래도 뭔가에 얼굴을 강하게 맞는다는 경험 자체라 너무 오랜만이다보니 낯설더라 ㅎㅎㅎ
나도 뭔가 되는대로 붕붕 훅을 막 던졌었는데, 제대로 노리고 맞춘 건 거의 없는 것 같다.
스파링 끝나고 황이사님이 관장님한테 6월에 열리는 생활체육 아마추어 복싱대회에 나를 내보내겠다고 하셨는데
제발 그런 일이 없기만을 바라본다;;;;
오늘은 이제 조금 이따 주간회의하고 나서 파우더 물에 타서 먹고 뭐 좀 어영부영하다보면 퇴근할 것 같다.
올 상반기에 신규 런칭하는 서비스의 QA 리스트 작성 작업을 맡아서 하고 있는데,
벌써 1,000개나 썼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요새 여기에 너무 집중해서 그런지 시간은 잘 가는 반면, 이게 도대체 언제 끝날지 앞길이 막막하다.
자잘하게 수정된 것도 많고, 아예 신규로 추가된 기능도 엄청 많아서, 하나하나 세세하게 기획서 보면서 한땀 한땀 적어내려가고 있는데
시간 안에 제대로 마무리 할 수 있을지 심히 걱정이 된다 ㅠ.ㅠ
참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하루가 흘러간다.
이 하루에 내 인생에 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길은 없으나,
요즘은 그냥 그런 생각 자체를 안 하려고 한다.
과정과 결과를 철저히 분리해서 사고하는 연습 중이다.
그리고 결과는 그냥 하늘에 맡기고 과정에만 충실하자는 주의다.
내일은 가족과 함께 벚꽃나들이를 가기로 했다.
가서 예쁜 거 많이 보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와야지.
그렇게 현재에 충실히 살아가면 그걸로 족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