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12일 월요일] 오늘의 일기
엉?? 벌써 5월 12일이네??
타임워프라도 한 건가........ 뭐가 이리 바쁘다냐
어제는 무려 내 생일이었다.
가족끼리 소소하게 축하하고 넘어갔는데, 생각해보면 반복되는 매일 중 하루일 뿐 특별할 게 있을까 싶다.
나한테야 세상에 태어난 날이지만 사람들에게는 늘 똑같은 하루일 뿐이니까.
요즘은 그냥 말 그대로 생존모드다.
심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즐길 여유 없이 오로지 생존이 목표인 듯 하다.
지난주에 피검사 다시 한 건 결과가 나왔는데, 일단 콜레스테롤 수치가 다시 정상 범위 안으로 들어와서
당장은 약을 쓰기 보다는 6개월 단위로 추적검사하기로 했다.
심전도도 다시 찍어봤는데, 좌심실비대 소견을 낼 정도로 드라마틱한 시그널은 없다고 한다.
이것도 정 의심되면 심장초음파를 받아보든가 아니면 추적검사해보면 될 것 같다.
건강검진이 참 좋긴 한데, 가끔은 없는 병도 만들어내는 것 같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만, 젊어서 몸한테 지은 죄가 많다보니 나이가 들수록 작은 의심소견 하나에도 크게 반응하게 되는 것 같다.
젊어서는 뭐 진짜 대충 먹고 대충 살아도 늘 검사 받아보면 몸이 깨끗했는데
이제는 나름 관리한다고 하는데도 가끔 이상 수치가 뜨네 ㅎㅎㅎ
세월이 참 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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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라
만약 지금 나이에 은퇴를 하려면 얼마가 있어야 할까?
막연히 30억 있으면 되지 않나? 생각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1년에 3인 가족 기준 1억 정도 쓴다고 생각해보면
물가상승 고려하지 않아도 50억은 있어야 80~90세까지 살 수 있더라.
물론 이것도 무려 자가 아파트가 있다는 가정 하에!!
아파트도 없으면 일단 아파트부터 사야하니까 15~20억이 추가로 더 필요하다.
근데 여기에 물가상승까지 고려하면........ 와.......... 서울살이 진짜 난이도 헬이다.
50억은 커면 당장 1억 모으기도 빠듯한 게 현실인데, 대체 언제까지 일하고 언제까지 모아야 이 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가슴이 콱 막히고 답답한 것이
이게 과연 내 생에 졸업이라는 게 가능할까 싶다.
정녕 죽어야 완수되는 업이란 말인가.....
아 물론 자녀가 커서 독립하고 우리도 나이가 들면 소비 수준이 낮아질 수도 있고 꼭 서울살이를 고집하지 않아도 될 수도 있고 뭐 그렇기도 하다.
다양한 변수가 있겠지.
휴..... 그래도 당장 15~20년 정도는 확실히 목돈 들어갈 일이 엄청 많지 않을까?
60세 정도 됐을 때 최소 내 손에 30억 정도는 쥐고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물가상승 고려하면 50억이 필요할지도..........)
그동안 쓸 돈 다 쓰면서 저 돈을 모을 수 있을까.
어차피 노동 소득으로는 도저히 모을 수 없는 돈이잖아.......
인생은 60부터라고 하더라도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노동에서 해방돼서 조금 더 건강할 때 세상을 즐기면 더 좋지 않을까.
되도록 40대에 조기 졸업하고 싶은데, 30억 들고 졸업한다고 해도 소비 수준을 컨트롤하지 못 하면 들숨 날숨에 다 날아가버릴 수도 있는 돈이다.
암튼 막 생각이 여기까지 이르니 가슴이 더 콱 막히고 갑갑하더라.
이 짓을 언제까지 계속 더 반복해야 하는지 ㅎㅎㅎ
시원하게 한 100억 정도 손에 쥐면 다 해결될 고민인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참.........
사실 요새 회사생활이 참 힘들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아닌가? 아나?....) 회사 생각만 하면 그냥 가슴이 먹먹해진다.
일요일 저녁만 되면 표정이 벌써 썩어들어가고
아침에 눈을 뜨면 도살장 끌려가는 기분이다.
가장으로서 내가 멘탈을 챙겨야하는데, 본능적인 출근 거부감에 나도 참 당혹스러울 때가 많다.
변화가 좀 찾아오면 좋겠다.
세상이 한 번 뒤집히든 혁명이 일어나든, 지리멸렬한 일상에 뭐라도 좀 변화가 생기면 좋겠다.
이대로 늙어죽고 싶지가 않다.
콘크리트에서 벗어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