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23일 월요일] 오늘의 일기

in #diary16 hours ago

정신 없이 살다보니 어느새 6뭘말이다.

시간 선호를 낮추고 숲을 보며 살아가려고 노력 중인데

나도 역시나 미시적 개인이라 당장 눈 앞에 산적한 문제들에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대부분의 문제라는 것이 돈만 있으면 해결될 문제들이기에 더 그렇다.

정해진 수순대로라면 이대로 대충 한 8년만 지나면 꽤 큰 돈을 손에 쥘 확률이 높다.

이때부터는 가진 돈을 까먹으며 살아도 아마 순자산이 불어나는 속도가 아마 더 빠를 거다.

즉 지금부터 내가 집중할 일은 앞으로 8년 동안만 재산 안 까먹고 숨쉬기 모드로 버티는 건데

안타까운 것은 앞으로 10년이 내 인생에서 제일 돈이 많이 지출할 시기라는 거다.

나이대 상으로 봤을 때 불확실성이 매우 큰 10년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언제 갑자기 목돈이 지출될지 모르는 시기다.

가족 중 누군가 건강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자녀 교육비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갈 거고

안정적 거주를 위한 부동산 문제도 껴있고, 심지어 직장생활이 언제 어떻게 갑자기 끝날지도 모른다.

내가 감히 예측할 수도 없고, 대비할 수도 없는 굵직한 변수들이 앞으로 10년을 가시밭길처럼 가득가득 채우고 있다.

그래서 두렵다.

누군가 그랬다, 인생은 40부터가 실전이라고.

그전까지는 튜토리얼 모드였던 거지.

하..... 책임감이 나를 짓누른다.

잘 할 수 있을까?

아니,

잘 해야 하는데.......

앞으로 다가올 매 순간 나는 실수 없이 최선의 선택을 해나갈 수 있을까?

아니,

해내야만 하는데........

이제부터는 실전이라 한 번만 삐끗해도 그냥 Game Over다.

최소한 앞으로 4년만이라도 제발 아무 실수가 없기를 바라본다.

일단 4년만 잘 버텨도 1차 위기는 확실히 지나간다.

혹시나 극도로 운이 좋으면 앞으로 4년만에 Exit도 가능하다.

4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여기가 게임 속이라면 그냥 빨리감기 해버리고 싶은 시간이다.

앞으로 최소 4년은 노심초사하며 불안한 상태로 보내야 한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파리 목숨으로

근근이 하루하루 버텨야 한다.

오 제발 하느님, 앞으로 4년만 아무 일도 없게 해주세요.

회사도 안정적이고, 전세계약도 문제 없이 연장 되고, 가족 모두 건강하고, 불의의 사고도 없고, 모두 모두 무탈하게만 제발

속이 바짝 바짝 타들어간다.

현실은 회사도 위태위태하고, 전세계약도 아슬아슬하고, 은행대출은 이미 Full로 받아놨고, 양가 부모님들도 이제 연세가 적지 않으시다.

여하튼 뭐 하나만 삐끗해서 얼마 안 되는 시드머니 날려먹는 순간 후반부 인생 난이도는 Hell로 확정이다.

걱정하지 말아야지 백번 되뇌여봐도 베개에 머리만 대면 걱정거리 자동 재생이다.

잘 할 수 있을까......

나름대로 Plan B도 생각해보고 Plan C도 생각해본다.

전세계약 연장 불발 시 일단은 월세로 돌려서 버텨보기 라든가, 아니면 좀 더 싼 아파트 적은 평수로 가서 버티기 라든지

혹여나 회사가 공중 분해될 시, 월급이 적더라도 어디든 일단 취직해서 4년만 버텨보기 라든지

인간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일들에 대해서는 이런 저런 헷징 방법에 대해 생각해본다.

자려고 누우면 매일 머리 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전세계약 연장은 일단 당장 내년 1월에 닥쳐올 문제니 그때가 되면 뭐든 결론이 날 문제고,

회사도 이번에 새로 런칭하는 서비스의 성공 여부에 따라 존폐 여부가 결정날 거다.

사실 이 둘은 거의 같이 엮여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무튼.......... 그렇다.

일단 올 후반기에 코인 불장을 등에 업고 시드 머니를 최대한 많이 불려놔야 한다.

그래야 내년에 무슨 일이 생기든 어느 정도 버텨볼 수 있을 거다.

실수 없이 잘 해야지..............

그것 밖에는 방법이 없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