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문예부> 태양이 눈부셔서

in #fanfic7 years ago

"뭐야, 그건?"

"오셀로."

"왜?"

"왜냐니... 심심하니까."

자기 몸보다 조금 큰 오셀로판을 끌어안은 나츠키는 평소처럼 퉁명스레 볼을 부풀리며 대답했다. 조금은 살갑게 대해주면 좋겠다고 눈치를 보면서 나도 괜히 작은 심술을 부렸다.

"난 그거 할 줄 몰라, 유리라면 알 지도."

나츠키는 무어라 더 쏘아붙이려다가 저도 할 말이 없는지 또 괜히 화를 냈다. 항상 이런식이지만 마냥 밉지만은 않았다. 군소리없이 유리의 곁으로 다가가서 판을 깔고 마주앉는다. 이렇게 보면 두 사람이 사이좋은 자매같아서 보기에 그럴듯했다. 속사정이야 어찌되었건 간에.

사요리는 바빠서 일찍 집에 돌아갔고, 할일이 없는 목요일엔 집에가기 싫은 사람 넷이서 문예부실에 들어앉아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나, 그 중 둘은 지금 결국 서로도 잘 모르고 있던 오셀로 룰에 머리를 싸매는 사람들, 그리고 문예부의 부장인 모니카. 그 연두색 눈빛이 나를 보는게 느껴졌다. 이 사람은 늘 이런식이다. 부장이니까 모두를 돌봐주는것은 좋지만 저렇게 알 수 없는 따듯한 눈으로 사람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혹여 착각인가 싶어서 마주보면 착각이 아니라는듯 보는사람이 다 부끄럽게 웃어주는데 그럴때면 숨이 헉 막혀왔다. 속내는 알 수 없었지만 무섭지는 않았다.

"...제 얼굴에 뭐 묻었어요?"

"글쎄...프리티? 후훗.."

그리고 이게 제일 큰 문제였다. 이 사람은 어딘가에서 전해들은, 아주 오래 지나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럴듯하게 새것도 아닌 농담을 완전 틀리게 쓰고는 혼자 웃었다. 그런 엉뚱한 구석도 좋았다. 부끄러운 감정이지만, 이 사람을 좋아한다.

'사랑은 도둑질이 아니니, 들키는것부터 시작하라'는 말을 옛날에 들은 적이 있었다. 그 때는 거 참 옳은말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닥쳐보니 그 마음이란게 드러내기엔 너무 부끄럽고 덜 여문것이라는걸 스스로 알게 되니 들키고싶지가 않았다. 저 사람이 나를 좋아해줄리가 없다고 자괴감에 빠지기 전에 겨우 자기자신에게 딴청을 피울 수 있었다. 모니카가 읽고있는 책으로 주제를 돌렸다.

"무슨 책인가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이란 책. 관심있어?"

관심있냐는 말에 착각해서 깜짝놀란 마음을 진정시켰다. 이렇게 마음이 들었다가 떨어뜨려진듯한게 한두번이 아니었다.

"일단은요."

"그럼 말 안할래."

"네?"

"관심있다면 읽어보는게 좋잖아? 스포일러는 중죄라구."

놀리듯 웃는 그녀, 기껏 벌어둔 대화의 기회를 놓쳐서 속상한건 나뿐이었나 하던차에 그녀는 자비라도 베풀어주는건지 다시 말을 걸어주었다.

"하지만 조금이라면 알고 읽어도 재미있겠지? 너무 아무것도 모른다면 오히려 설레임이 줄어들테고. 어차피 책을 펴보면 알겠지만 이 소설의 첫문장은 상당히 유명해. '오늘 엄마가 죽었어. 아니, 어쩌면 어제일지도.'라는 문장. 들어본 적 있니?"

문학인만의 상식을 당연하다는듯이 들이미는 그녀앞에 나는 감출 수 있는 부끄러움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문장 그대로, 소설은 주인공의 어머니의 장례식부터 시작해. 슬픈장면이라면 슬프겠지만 주인공인 뫼르소를 보면 그것도 아닌것같고. 사람의 행동을 사람인 독자가 이해 못하는게 이 책의 제일 큰 매력이야. 그게 너무 좋아서, 벌써 열 다섯번이나 읽고있어."

"열 다섯번이나요?"

"좋아하니까."

책은 좋겠네, 저 사람이 좋아한다고 해줘서. 말을 멈추고 잠시 입을 살짝 벌린 채 천장을 바라보던 그녀는 내게 책을 내밀었다.

"읽어줬으면 좋겠네, 좋아하니까."

이것도 역시 책에 대한 이야기란걸 이해하고나서야 겨우 건네받을 수 있었다. 열 다섯번도 더 넘게 읽었는지 아니면 중고였는지 모서리가 부드럽게 닳은 책을 멍청하게 안아든 동안 모니카는 가방을 들고 일어났다.

"시간이 늦었네. 모두들, 이만 들어가볼게. 문단속 잘해야한다?"

이내 문예부를 빠져나가는 그 뒷모습을 보고 이제야 진이 빠진게 느껴졌다. 피곤함이 밀려왔지만 지금 나가면 꼭 뒤따라가는 모습이 될까봐 괜히 룰도 모르는 오셀로 두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집에 갔다. 마지막으로 본 두 사람의 오셀로는 바둑에 더 가까운 모양이었지만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만 했다. 그럴수도 있는 일은 매번 일어나니까. 집에선 그 알 수 없는 책을 십분지 일 즈음 읽어보다가 잠에 들었다. 꿈은 꾸지 않았다.

금요일 아침은 벌써부터 어깨가 무거웠다. 모여서 각자 쓴 시를 나눠서 교환해 돌려보는 날이다. 시인지 글인지 그것도 아니면 글자 비슷하게 생긴걸 긁어모은 문자 부스러기인지를 살살 쓸어담아 주머니에 구겨넣고는 집을 나섰다. 태양이 눈부셨다.

시를 써서 서로와 교환하는 낯뜨거운 일이 익숙해졌나 싶었더니 이제는 모니카를 똑바로 보고 대할 수가 없었다. 두어번 스쳐지나갔던 실패한 연애를 보고 날 어릴때부터 알았던 사요리는 빨대 꽁무니를 씹으며 "넌 이상한 여자한테 끌리는구나"라고 놀렸다. 맞는말이지만, 조금 분했다.

내 차례가 오고 나는 가까운 순서대로 그 시라고 하기엔 조금 송구스러운 글을 돌렸다. 어쩌다보니 나츠키가 먼저, 사요리가 그 다음, 유리, 모니카 순이었다. 표정이 밝아지는것도 이 순서대로였다. 나츠키는 눈썹을 구기며 대꾸도 못할 감상을 남겼다

"닭살돋아."

사요리는 싫지도 좋지도 않은 감상을, 유리는 내가 모르는 다른 작품들을 언급했고 모니카는 싱긋 웃어보이곤 나츠키처럼 짧은 감상을 말했다.

"솔직하구나."

솔직은 커녕, 그냥 굴러다니던 잡지 한구석의 사랑타령을 베껴적은 훔친글에 솔직하다니, 그게 무척 성의없는 친절함이라 실망했었다.

일주일이 그렇게 대강대강의 고갯짓으로 끝나고 사실상 주말의 시작인,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웃집 친구인 사요리는 내 소매를 잡아당겼다.

"너 말야, 방금전에 표정관리를 엄청 잘한거야 아니면 진짜로 아무것도 모르는거야?"

"뭐?"

"모니카 말야, 너 모니카 좋아하는거 맞잖아?"

이런말에 얼굴 붉히고 부정하기엔 우린 서로가 지겨울정도로 친했다. 나는 순순히 인정했다.

"맞네~ 모니카도 아까 보니까 눈치챘었잖아? 네가 쓴 사랑시 보고서 '솔직하네',라고. 모니카랑 너 빼고 다 아는줄 알았더니 모니카도 눈치챘나보네~"

그 충격적인 말에 비틀거리는 내 팔을 잡아끌고 사요리는 집으로 가는 내내 나를 놀렸다. 싫지는 않았다. 손 잡는거라면 언제든지 좋았고, 사랑은 도둑질이 아니니까 들켜야 시작하는 일이라 들었으니까. 그 표정들의 정체들도 이제야 짐작이 갔다. 내 게으름이 베껴적은 싯구절이 공개고백 인줄 알고 나름의 쇼크였다며 사요리는 배를 잡고 웃었다.

그 이틀간의 주말동안에 나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마저 읽었고 학교에 가기 싫었다. 모니카는 이 책을 읽으며 뭔 생각을 했었을까, 알 수 없는 행동만을 반복하는 주인공 사내를 보며 무슨 재미를 느꼈길래 열다섯번이나 읽었을까. 사람을 쏘아 재판정에 선 그는 자기변호를 사실상 거부하고 무기력하게, 그렇지만 담담하게 사형선고를 받아들였다. 책을 덮었을 때는 여름저녁의 눅진한 공기가 높은곳에서 낮은곳으로 쓸려가고 있었고 그 끈적하고 불쾌한 공기속에서 밤 건너로 다가온 월요일 아침을 걱정했다. 모니카를 볼 자신이 없었으니까.

그래도 태양은 눈부셨다. 간만에 재미있다는 듯 날 깨우러 온 사요리의 악마같은 미소도 눈부셨고. 뭘 했는지 기억도 안나는 수업끝에 문예부실은 금요일의 사고로 나만 빼고 즐거워보였다. 유리가 먼저 머리카락 끝을 매만지며 다가왔다.

"저기... 멋대로 눈치채서 미안해요 사요리씨한테 말은 들었어요. 진심으로 응원하고있고 모니카씨도 싫지는 않은것같아요. 아... 어쩌지 너무 좋아해서 미안해요 둘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니까 그만..."

부장이 아직 오지않은 문예부실은 여자 셋이서 나를 괴롭히는 자리가 되었다. 얼른 고백하라며 등을 떠미는 관중들 사이엔 나츠키도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 자리에서 시로 고백한다니, 순정만화 너무 많이 읽은거 아냐?"

적어도 얘한테는 듣고싶지 않았다. 만화도 문학이라면서 뻔뻔하기는. 나츠키는 이제와서야 활짝 웃으며 나를 응원했다.

"오직 모니카만 봐야해, 알겠지? 한눈팔면 혼내줄테..."

"안녕하세요."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좌중이 조용해졌다. 제말을 해서 호랑이가 왔다기엔 너무 조용해졌다. 말을 하다가 그대로 굳어버린 나츠키는 차가워진 표정으로 나를 보지도 않고 제 자리를 찾아서 돌아가버렸다.

"무슨 이야기, 하고 계셨나요?"

"응, 문화제의 준비."

"기대되네, 그치?"

모니카의 상냥한 물음에 나머지도 위화감 없는 웃음으로 화답한다. 얘들이 이렇게 둘러대기를 잘 했던가, 마치 합이라도 맞춘듯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졌다.

"낭송회에 무슨 시를 낼까 모여서 돌려보고 있었어. 난 나츠키의 시가 어떨까 생각하고있었는데 유리는 어때?"

"저도 좋다고 생각해요.천진난만하지만... 가리워진 마음을 조심스레 내비치는게 뭔가 뭉클해졌어요."

"...딱히 틀린건 아니네,"

나츠키는 뾰로통하게 유리에게 대꾸했다. 뭔가 이상하단 기분이 들었다. 아무리 말을 맞춰뒀어도 이렇게 자연스러운 대화는 이상했다. 내가 오기전에 나눠볼 시간은 없었을텐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네? 아...그러니까... 저는 그 아빠라는 말이..."

모니카의 물음에 지난 월요일 교류의 기억을 더듬어 둘러대려한 내 말에 좌중이 어긋나기 시작한다.

"무슨말이야? 이번 시에는 그런 말 없는데?"

사요리의 말에 나츠키가 예의 그 표정으로 날 노려본다.

"방금 읽은것도 잊어버린거야?"

둘러대기라 하기엔, 너무도 날카로운 반응이었다.

"저번주의 시하고 헷갈린게 아닐까요..."

유리가 말리자 나츠키는 그제야 고개를 돌렸다. 그 이상한 대화는 방과후의 문예부 활동이 끝날때까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모니카가 부실을 먼저 나가고 나서야 긴장이 풀렸다.

"미안 사요리, 눈치가 없어서 제대로 말을 못맞췄네.."

"무슨소리야, 오늘따라 너 이상하네."

사요리는 내 말에 고개를 까딱 기울였다. 떨어지기 직전의 빨간 리본이 머리카락에 대롱대롱 매달렸다.

"그보다 뭐하는거야, 가자 그만 꾸물거리고."

사요리의 말에 나츠키와 유리가 나와 같이 부실을 나섰다. 넷이서의 하교길. 모니카는 없다. 이런저런 환담을 하다가 집이 제일 가까운 유리가 먼저 떨어져나갔고 사요리가 들를곳이 있다며 말을 꺼냈다.

"둘이서 잘 해봐, 힘내!"

그 속삭임이, 그 때 무얼 의미하는지 알았어야했다. 나츠키와 나, 단 둘이서만 남았다. 석양이 눈부셨다.

말없이 걷기만했다. 아직도 어색했으니까. 나츠키는 가방을 끌어안고 내 어깨 밑 한참 아래에서 앞서지도 뒤처지지도 않고 있었다. 그애의 집 앞에서, 나츠키는 입을 열었다. 석양빛인지 아니었는지 얼굴이 붉었다.

"정말, 다들 시끄럽네."

"그러게,"

평범했어야 할 답에, 나츠키는 나를 안았다.

"고마워, 이런 나를 좋아한다고 해줘서."

무슨말이야,

"고백해줘서 고마워, 내가 솔직하지 못해서 다가가질 못했는데.. 날 좋아한다고 해줘서 고마워."

무슨말이야,

"처음엔 무서웠어. 금요일에 문예부실에서 날 안고 좋아한다고 하니까, 다른사람들앞이라 부끄러웠어.

그렇지만 이런 나라도 좋아한다고 해줘서..너무 기뻤어. 주말에 데이트 할 때도 몇번이고 울뻔헸어. 좋아하는 사람하고 같이 있다는게 이렇게 행복하고 안도되는 일 인줄은 몰랐어."

무슨말이야,

"부끄러운 말을 해버렸네. 그치만 고맙다고 말하고싶었는걸. 앞으로도 잘...부탁할게."

내가 대꾸 한마디 붙일 새 없이, 나츠키는 까치발을 들었다. 내가 숙여주지 않아 내 턱밑에 닿은 입맞춤을 남기고 나츠키는 부끄럽다는듯 집으로 들어갔다. 한참을 정신차리지 못했다.

오직 모니카만 보라면서?

한눈팔지 말라면서?

왜?

왜 이렇게 된거지?

주말엔 뭘 한거고?

언제 안은거지?

내 머리께를 치듯, 충격은 사람의 모양을 하고 모퉁이 너머에서 나타났다. 여전히 알 수 없이 미소짓는 모니카는 내게 다가와 말했다.

"축하해, 초보 커플."

무슨말이에요,

"이야기가 길어지겠네. 반대방향이지만 역까지 배웅 좀 해줄래?"

나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해가 지고, 태양은 전혀 눈부시지 않았다. 저녁 어스름 속 내 옆을 걷는, 내가 좋아하는 모니카는 파랗게 미소짓기만 했다.

"미안, 내가 이런건 익숙하지 않아서 좀 어색했을거야. 그래도 원래 예정대로는 됐네. 이정도면 합격점이지?"

모니카는 영문을 알 수 없는 말을 했다.

"어쩔 수 없었어. 너는 나츠키와 맺어졌어야 하니까. 네 나이의 남자아이들이 뭘 좋아할지 잘은 모르지만, 친숙한걸로 말하자면 이렇게도 말할 수 있을거야. '이 세상은 게임이다' 라고."

"네?"

"너는 나츠키가 좋아하는 단어들로 시를 썼고, 나츠키는 그래서 너에게 마음을 열었어. 호감도라고 할 수 있겠지. 네가 나를 좋아했다 라는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야. 나는 부장이고, 너에게 몇가지 중요한 충고만 주어야하거든. 끔찍한 일이지만 나는 마음에 든다고 생각해. 유일하게 자의식이 있다는건 좋은일이잖아? 너가 그런것처럼, 마음대로 사람을 좋아할 수 있게 되거든."

이 사람이 한 재미없는 농담중에 하나라기엔, 너무 많은걸 알고 있었고 나는 이 사람을 정말로 좋아하고 있었다. 모니카는 슬펐던것 같은 눈으로 나를 보고 담담히 말을 이어갔다.

"그렇지만 역할은 역할이야. 좋아하는건 자유지만 서로 사랑하는건 자유가 아니거든. 절대 나츠키에게 내가 이 말을 했다고 하지 마. 그냥...그렇지, 내가 네게 좋은 시를 썼다고 해"

"무슨말인지 잘 모르겠지? 그럴거야. 그래야하고. 그렇지만 언젠가는 이해하게 될거야. 사랑하지않는게 내 역할이었다고."

이제 역 주변, 곧 이 대화는 끝이난다. 계속 느려지는 내 발걸음에 따라 그녀도 걸음걸이를 늦춘다.

"그래, 다른얘기를 해보자 책은 다 읽었니?"

"이방인, 이요?"

"이해하기 힘들었지? 그렇지만 분명 교훈은 있어. 세상일이 다 그런거야. 그냥 일어나는 일도 있는거니까. 뫼르소가 아랍인을 총으로 쏘고, 법정에서 그 사유를 물으니 무어라 답했더라?"

"태양이...눈부셨다...라고 했었죠.."

이유없지만 진실되게 행동한 그 주인공, 이방인을 쏜 이방인은 감형받을 수 있던 재판에서 자신의 살인의 이유에 모든 이유를 댈 수 있었지만 단지 저 허무한 한마디를 남겼다. '태양이 눈부셔서 그랬다.' 모니카는 웃었다.

"그 말 그대로야, 다 그런거니까. 내가 너를 사랑할 수 없던것도 태양이 눈부셔서, 네가 나츠키와 맺어지는것도.."

"태양이..눈부셔서.."

"착하네, 역시 넌 이해할거라 생각했어."

이해하지 못한 손은, 전철에 올라타려 한 그녀의 손을 잡았다. 이방인이라기엔 너무 따듯하고 부드러운 손은 잠시 내 손을 맞잡아 어루만져주었다. 그렇게 슬프게 바라보지 않았으면 했다. 날 버릴거면, 울지말아줬으면 했다.

"가야해, 태양이 눈부시니까."

"좋아해요, 내가 사랑한건 모니카 당신이었어요. 제발..."

"이러면 안돼, 사요리하고 다른애들이 너를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거야. 너는 계속 행복한거야."

모니카가 결국 전철에 올라탄다. 막고싶었지만 몸이 나서질 않았다. 유리창 너머로 모니카는 입김을 불어 뒤집힌 글자를 써주었다.

<영원한 사랑을 담아서, 모니카가.>

다음날, 그 다음날에도, 모니카는 오지 않았다.

나는 계속 행복했다.

태양이 눈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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