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일본 방문

더운 여름에 일본에 잠시 들렀다.
오랜만이었다.
입국심사 시에 나의 과거 입국기록을 보던 입국심사관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조금은 공손하고 예의바르게 응대를 해준것 같은 느낌은 나만의 착각이었을까? 일본과 모두를 위해서 노력했던 사람으로서 입국했던 기록들이 있기에 최소한 신분은 확실하다는 것은 알았겠지.
길지 않은 일정 속에 문득문득 과거의 기억이 스쳐갔다.
아무도 알지 못하는,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 조용한 주택가를 걷던 그 시간.
치열한 작업 뒤에, 아이들이 야구를 하는 조그마한 야구장에 들러서 조용히 지켜보며 쉬던 그 시간들.
어렵게 늦은밤에 현지인들이 가는 한 고기집을 예약해서 찾아갔다.
조그마한 3개의 좌식 테이블과 주인 할아버지 할머니가 요리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는 일인석 좌석들.
조그맣고 허름한 그 식당에서 늦은 시간 부드러운 고기를 먹으면서 맥주를 마셨다.
동네 주민들이 모여서 웃으면서 맥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가짜가 아닌 사람들이 해주는 진짜 음식들. 고기를 굽는 연기가 온통 가득 했지만 불쾌하지 않았고 나의 마음과 감정은 풍만해졌다.
할아버지 할머니께 한국어로 “다시 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네자 조금은 놀란듯 허리를 숙여 인사를 받아주었다. 내가 다시 이곳에 올 때 여전히 건강하게 식당을 운영하고 계시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욕심일까 하는 마음속 아련함이 쿡쿡 찔러온다.
신사에 들렀다.
일본 신사는 일본의 신을 모시는 곳이지만, 어차피 그 일본의 신은 한국의 조상을 섬겼고, 한국의 신과 왕족, 장인에게 복종하고 배웠던 존재들. 내가 그들에게 허리를 숙일 필요도 없었고, 그들이 나를 섬겨야하는 것.
일본 신사의 녹음과 평화로움을 느끼면서 걸었지만, 그들의 신에는 다만 지켜볼 뿐 존경을 표할 필요는 없다. 같이 동행한 일행에게도 간단하게 일러주었다. 일본의 신에게 허리를 숙여서는 안되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주종 관계는 명확해야한다.
일본 신사에서 매화차를 구입했다.
차를 좋아하지만 비릿한 맛이 나서 마시기는 어렵다. 차가 오래되서 그런 것인지, 원래부터 그런것인지 모르겠다.
방사능 오염 가능성으로 일본의 녹차는 가능한 구매하지 않는다. 이번 방문에는 더운 여름에 맥주를 마신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