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8-6 아이젠하워식 대량보복전략 개념으로 회귀한 미국의 안보전략, 무의미한 이유

in news 지정학과 세상읽기2 days ago (edited)

미국의 전세계적인 안보전략이 구체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국은 아이젠하워 대통령 시대의 안보전략인 핵무기를 이용한 대량보복 전략으로의 회귀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금의 미국 안보전략을 아이젠하워의 대량보복전략과 동일하다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핵무기로 재래식 군사력의 열세를 보완하고 억제한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같은 맥락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트럼프 들어서서 미국이 앞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위시한 전세계적인 차원에서의 도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것이 점점 더 구체화되고 있는 것 같다. 트럼프 시기에 접어 들어서 미국의 군사안보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고해서 미국의 현재 안보전략이 트럼프의 구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은 지금과 같은 핵무기에 입각한 안보전략을 구상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019년 미국이 러시아와 맺은 "중거리핵전력조약"(INF, 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s Treaty)을 탈퇴할 때 이미 지금과 같은 구상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필자는 당시에 미국의 INF 탈퇴를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했었는데, 지금은 중국과 러시아 모두에 대응하기 위한 전세계적인 안보전략으로 확대되었다고 하겠다.

미국은 지난 7월에 개발한 사거리 2800km의 극초음속 중거리 미사일인 '다크 이글 '을 배치했다. 미국은 2024년에 토마호크와 SM-6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타이푼을 필리핀에 배치했다. 이 두 미사일은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미국은 2019년 INF 탈퇴 당시 예상했던 중국에 대한 중거리핵미사일 배치를 실행한 것이다.

미국은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에 대해 중거리핵미사일 배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독일은 26년부터 타이푼과 다크이클 극초음속 미사일을 배치할 것임을 발표한 바 있다. 최근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앞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도전을 중거리핵미사일도 억제하겠다는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이 갑자기 핵능력에 입각하여 중국과 러시아의 재래식 군사적 우위에 대응하려고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과의 재래식 군사력 경쟁에서 더 이상 우위를 확보할 수 없다고 하는 냉정한 평가에 따른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점에서 미국은 왜 자신들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압도적인 재래식 군사력의 열세에 처하게 되었는가 하는 점을 되돌아 보아야 한다.

미국은 2019년 INF에서 탈퇴할 무렵, 자신의 가장 강력한 도전자를 중국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2022년에는 러시아와 전쟁에 돌입했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그리 악화되지 않았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NATO에 편입시키려고 했고,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쟁은 발발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전쟁준비에 필적할 만한 군사화를 달성했고, 아마도 지금 러시아의 재래식 군사력은 압도적으로 전세계 1위가 되었을 것이다. 현재 러시아의 군사력은 그 어떤 국가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지금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과 한국의 군사력을 다 합쳐도 러시아의 현재 군사력에 상대하기 어려운 상황일 것이다. 물론 지상전의 경우를 말한다.

미국이 독일에 다시 중거리핵무기를 배치하기로 한 것도 사실은 미국의 잘못된 안보전략에 기인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분석가들과 학자들조차도 이런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중국의 재래식 군사력 강화도 미국의 중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전략의 반작용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군사적 압박을 정책적 수단으로 활용함에 따라 중국은 재래식 군사력 증강에 나섰으며, 결국 제2도련선 돌파라는 결과까지 초래한 것이다. 누차 이야기 하지만, 남중국해, 서해, 남해, 동해에서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완전한 군사력의 열세에 처해 있다. 이런 현실은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보면 어렵지 않게 평가할 수 있는 이야기다.

미국은 중국과의 경쟁의 본질인 생산능력과 무역의 문제를 군사적 압박으로 상쇄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더 큰 위협을 초래했고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미국이 처한 현재의 위협과 위기는 여타의 경우와 매우 다르다. 통상의 경우 위협과 위기는 잘 대응하면 기회로 만들어낼 수 있지만, 지금 미국의 경우는 그 어떤 경우에도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방식의 대응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을 군사적으로 봉쇄하거나 압박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가장 심각한 전략적 판단 미스였다. 미국이 아무리 중거리핵무기를 배치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기울어버린 운동장을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 게다가 핵무기는 실제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는 상호 공멸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만일 미국과 중국 및 러시아 사이에 핵전쟁이 발발하면, 중국과 러시아가 당하는 피해보다 미국이 당하는 피해가 더 클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만일 핵전쟁이 발발하면, 미국은 재생이 불가능하다. 이미 중국과 러시아의 제2격 능력은 미국을 완전하게 파괴하도 남는다.

이해가 되지 않은 것은 이런 사실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것이 어렵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실현불가능한 아이젠하워식의 대량보복전략을 채택하려고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전략적 어리석음의 결과라고 하겠다.

아무리 핵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재래식 군사력의 열세를 만회하기 어렵다. 모든 군사적 충돌을 핵무기로 해결할 수는 없는 법이다. 이미 미국은 재래식 전력에서 만회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런 열세를 극복하는 것은 어마어마한 자금과 노력 그리고 희생을 필요로 한다. 미국은 재래식 군사력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자금도 없다. 그리고 미국은 그런 희생을 하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중국은 앞으로 미국의 중거리핵미사일을 억제하기 위해 직접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초고성능의 ICBM을 개발하려고 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미국의 안보는 점점 더 위험해진다. 어떤 무기체계도 효과적으로 ICBM을 요격해서 무력화하기 어렵다. 특히 러시아의 ICBM 능력은 미국을 한참 앞서고 있다.

미국은 이런 상황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고려해야 한다. 미국이 호주에 배치한 다크 이글은 중국이 미국에 대한 초고성능의 핵미사일 작전배치를 초래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