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9-19 몇가지 중요한 국제정세평가와 한국과 미국의 관계평가, 군사동맹과 관세전쟁교전국의 모순적 관계가 공존하는 상황
오늘 저녁에 귀국한다. 일정 때문에 시간이 바빠서 글을 제대로 쓰기가 어렵다. 그러나 최근의 변화중에서 중요한 두세가지는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첫째는 사우디가 파키스탄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고 군사동맹관계가 되었다. 사우디와 파키스탄의 동맹관계가 어떻게 서아시아 정세를 변화시킬 것인지는 아직 더 두고 보아야 할 것같다. 중요한 것은 이는 미국이 그동안 추진해오던 이스라엘을 중심에 둔 아브라함 협정이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우디의 파키스탄과 동맹이 미국 대외정책의 구상의 일부인지 아니면 사우디와 파키스탄의 독자적인 결정인지도 미지수다. 만일 사우디와 파키스탄의 독자적인 선택이라면 앞으로 서아시아와 서남아시아 전반에 걸친 지정학적 대격변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선 이스라엘은 주변의 걸프국가들과도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시아파 국가들이 반이스라엘의 선봉에 섰는데 순니파 국가들도 반이스라엘적 입장을 분면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은 가자지대에서의 인종청소와 무차별적 학살의 결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우디와 파키스탄의 동맹에 미국의 입김이 작용했는가 아닌가에 따라 미국과 중국의 입장과 상황도 매우 달라질 것이다.
둘째, 일본이 러시아 석유를 수입하는 중국과 인도에 관세를 부과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했다. 이와 달리 유럽은 철강에 대한 관세를 부과한다고 하고 이는 중국 철강사업을 노린 미국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더 이상 철강을 하기 어렵다, 그런데 철강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한국에게는 유리한 상황인데 앞으로 어떤게 될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미국이 일본에게 중국과 인도에 관세를 부과하라는 요구를 하는 것은 일본의 산업 경제전반에 타격을 주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만일 일본이 미국의 요구에 따라 관세를 부과했다면 일본의 산업은 치명타를 받게 될 것이다.
일본이 계속해서 미국의 압력을 거부할 수 있을 것인지가 문제일 것이다. 한국도 이런 상황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한국에 대해서도 동일한 요구를 할 수도 있다. 현재의 이재명 정권이 미국의 요구를 거부할 수 있을 것인지가 의심스럽다.
미국의 이런 행동은 결국 한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 순으로 미국의 영향력에서 탈피하려는 시도를 하게 만들 것이다.
셋째, 여전히 미국과의 관세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트럼프는 한국반도체에 관세를 자동차보다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고 협박하고 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관계를 정확하게 규정하자면 명백히 ‘관세전쟁’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미국에게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고 있을 뿐이다. 이미 한국과 미국은 동맹관계이자 경제전쟁의 교전상대국이라는 희한한 관계이다. 군사동맹과 경제전쟁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한국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한다고 하는 발표는 웃기는 이야기다. 반도체는 자동차와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한국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은 어떻게 될까? 아닌말로 삼성이 중국에 D램 반도체를 수출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미국의 첨단산업은 모두 올 스톱이다. AI를 위한 시스템 구축도 모두 중지될 것이다. 이런 말을 협박이라고 하는 것이 우습다.
나는 한국이 미국과의 관세전쟁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경제적 방책의 하나가 미국에 첨단 반도체를 수출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미국과 중국간 첨단기술 경쟁에서 미국은 심각하게 우위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트럼프는 이런 자해적 조치를 협락이라고 하고 있다.
미국이 뭐가 그리 급한지 이해할 수 없다. 필자가 생각하는 유일한 위기는 미국 채무의 가파른 상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