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9-21 미중정상 전화통화와 APEC 미중정상회담 전망, 미러정상회담의 재판
트럼프와 시진핑간 전화통화가 있었고 경주 APEC에서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트럼프는 교역, 펜타닐, 틱톡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틱톡에 관하여 시진핑으로 부터 상당한 양보를 얻어낸 것으로 발표를 하고 있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 기업이 틱톡의 대주주가 될 것이며, 7명의 이사중 6명을 미국인이, 그리고 미국기업이 틱톡의 보안업무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중국측은 이번 정상회담에 관한 보도문을 발표했다. 발표문에 따르면 트럼프나 백악관 대변인이 말한 것과는 결이 조금 다른 것 같다. 중국은 공정한 교역을 강조하면서 트럼프의 정책을 비판하는 듯한 입장을 보였으며미국이 마치 자신의 의도대로 된 것으로 발표한 틱톡의 미국인수와 관련해서도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이부분에 대한 중국의 발표문은 다음과 같다.
"시진핑 주석은 TikTok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기업의 의사를 존중하며, 기업이 시장 규칙에 부합하는 기초 위에서 상업 협상을 잘 진행하고 중국 법률 규정과 이익 균형에 부합하는 해결책을 달성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 기업의 미국 투자를 위해 개방적이고 공정하며 차별 없는 경영 환경을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측 발표에 따르면 틱톡의 미국기업 인수가능성을 전면적으로 부인하지는 않았으나, 틱톡을 사려면 그에 따른 상당한 규모의 댓가를 지불하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중국 발표문에 따르면 미국이 틱톡을 가져가는 것이 미국의 주장처럼 용이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측의 발표문은 트럼프가 말한 펜타닐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문제는 다루지 않았다.
트럼프와 백악관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틱톡문제를 상당히 강조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간의 산적한 문제중에서 틱톡문제만을 굳이 강조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이 틱톡에 관해 일정정도 양보를 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그에 따른 반대급부가 있었다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 중국에게 양보를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대만문제에 대한 미국의 양보도 추측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번 중국측이 발표한 전화회담 결과와 트럼프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APEC에서 미중의 정상회담은 그리 큰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미중정상회담이 알래스카에서의 미러정상회담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인다. 알래스카에서 미러정상회담에서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을 강조했으나, 그 이후 상황은 변한 것이 전혀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더욱 격화되고 있고 우크라이나군은 매일 1천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금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우크라이나에 남성은 씨가 말라버리게 될지도 모를 정도가 되고 있다. 나토와 유럽은 발트3국과 동구지역에서 군사활동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가한다는 의미보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게 점령당하고 난 이후의 상황에 대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편, 어제 러시아는 에스토니아 상공으로 전투기를 발진시켰다. 러시아의 의도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알래스카에서 미중간 정상회담은 아무런 결과도 없었다.
이번 APEC에서 미중간 정상회담이후의 결과도 미러정상회담이후의 상황과 별로 달라질 것 같지 않다. 미국은 이미 중국에 행사할 수 있는 레버리지를 모두 상실했고, 힘의 우위도 역전되었다. 최소한 제2 도련선에서 미국의 군사력은 중국의 군사력보다 이미 열세이다. 그리고 그 열세는 다시 회복되기 어렵다. 많은 전문가들이 미국이 힘을 비축하여 다시 중국의 도전을 물리칠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런 전망은 모두 틀렸다. 미국은 다시 힘을 비축할 능력을 모두 상실했다. 어떤 경우에도 현재 중국과 미국간 힘의 역전을 되돌릴 수 없다.
중국의 미국에 대한 교역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중국은 미국보다 유라시아 그리고 일대일로 국가들과 교역비중을 높여나가면서 미국에 대한 교역비중의 축소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역에 관해서도 중국이 미국에 목을 매기보다는 미국이 중국에 목을 매는 상황이 되고 있다. 이렇게 보면 APEC 미중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미국에 교역에 양보를 한다거나 하는 경우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중국이 자유무역을 주장하면서 미국을 제치고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의 주도권을 확고하게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이렇게 본다면 이번 APEC에서 미중 정상회담은 미국과 중국의 힘의 역전상황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APEC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줄어들고 중국이 APEC의 맹주로 등장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이재명은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닭쫓던개 지붕쳐다보는 상황이 될 것 같다.
오랫만에 며칠동안 북경을 다녀왔다. 과거의 북경과 너무 다른 모습이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중국 인민들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이었다. 나이든 사람들은 여전히 꺼무죽죽했지만 젊은이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속된말로 뗏깔이 좋았다. 20대 미만의 세대는 한국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먹는 것은 일상생활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한국은 먹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우리보다 더 잘먹는 것 같았다. 이미 일상생활에서 한국은 중국에 뒤지고 있는 것 같았다.
어제 세미나에서 내가 그동안 평가하고 있던 미중간 힘의 역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 유수의 연구소에서 이미 미국과 중국의 세력 역전이 이루어졌고 이를 되돌릴 수 없다는 보고서가 작성되었고 요로로 보고가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현실을 제대로 파악했으면 좋겠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 미국은 추락하고 있다. 추락하는 미국도 날개가 없다.
@section-2, 대단히 통찰력 있는 분석입니다! 트럼프-시진핑 간의 통화 내용에 대한 양측의 발표를 이렇게 꼼꼼하게 비교 분석해주시니, 상황을 더욱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네요. 특히 틱톡 관련 언급에 대한 해석의 차이점을 짚어주신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APEC 정상회담을 통해 미중 간 힘의 역전 현상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날 수 있다는 전망과, 한국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깊이 공감됩니다.
최근 북경 방문 후 느낀 중국의 변화와, 국내 연구소의 보고서 내용까지 공유해주셔서 더욱 신뢰가 갑니다. 국제 정세를 거시적으로 바라보는 시각과 더불어, 현지에서의 생생한 경험까지 더해진 글이라 더욱 와닿네요.
앞으로도 국제 정세와 관련된 인사이트를 계속 공유해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