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9-8 미국의 한국직원 체포, 변화하는 미국의 전략, 매몰비용이 비싸도 물러나야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을때, 필자는 왜 미국이 당시와 같은 시점에 전쟁을 일으켰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 이후 상황이 전개되는 양상을 보면서, 미국이 유럽 국가를 수탈하기위해 전쟁을 일으켰구나 하는 판단에 이르게 되었다. 미국은 이미 바이든 당시부터 다가오는 위기를 회피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트럼프 등장이후 중국과의 전쟁 운운하면서 한국과 일본을 털어먹고 있다. 한국과 EU는 매우 불리한 협상을 하게 되었는데 가장 첫번째 원인은 일본 때문이었다. 일본의 이시바 총리는 미국과의 협상을 거부하는 듯하더니 갑자기 매우 불평등하고 불리한 협상을 했다. 일본과의 협상은 한국과 EU가 역사적으로 유례없이 불평등한 협상을 하게 되는 근거가 되어 버렸다. 그러고 보면 이시바가 미국에게 강경하게 나가는 모습을 보였던 것은 사기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일본의 주류 정치인과 정치세력은 미국에 대해 그 어떤 반대도 할 수 없는 거세된 지경에 처해 버린 것이다. 앞으로 일본이 어떤 상황이 될지는 미루어 짐작하기 어렵지 않은 것 같다.

어제 갑자기 언론에서 미국의 2025년 National Defence Strategy 초안에 미국 본토방어를 최우선시 하는 지침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원래는 첫번째가 중국의 위협, 두번째가 본토방위였는데, 이번에는 첫번째가 본토방위, 두번째가 중국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바뀐 것이다. 이런 순서의 변화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미국의 우선순위가 바뀐 것이다. 미국이 드디어 제국에서 지역강국으로 전환하려고 하는 것 같다는 그간의 추정이 사실로 드러나는 것이다. 필자는 트럼프 이후 미국이 더 이상 패권적 역할을 수행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다는 징후를 여러군데에서 발견했다. 미국은 패권국가에서 지역강국으로 전환하기 위해 한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을 수탈하려고 한 것이다.

필자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주장하는 것이 한국과 일본을 자신의 편에 묶어 두고 중국에 가까이 가지 못하게 하기위한 의도라고 의심해 왔다. 그런데 그런 의심이 사실에 부합하다는 것이 이제야 드러난 것이다. 누차 언급했지만, 미국은 중국을 더 이상 봉쇄하거나 군사적 충돌에서 승리할 능력이 없다. 미국은 엄청난 국방비를 사용하지만 현대전을 수행할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제2차대전 당시의 개념에 부합하는 군사력을 유지하고있고, 중국과 러시아는 그와는 전혀 다른 현대전에 대비한 군사력 건설을 해왔다. 미국은 국방비는 많이 사용했으나, 군사력은 약해졌고,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만큼 국방비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훨씬 강력한 군대를 양성하고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이런 사실은 중국과 러시아의 국가운영체제와 방식이 미국보다 효율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적 제도와 체제가 후진적인 것이다.

미국에서 벌어진 한국인 직원의 체포와 구금은 미국이 세계제국에서 지역강국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한국내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이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은 것 같다. 이재명의 협상을 옹호해야 하는 세력은 한국 기업의 잘못된 관행 때문이라고하지만 그것은 식민지적 사고방식에 불과하다. 일부 소식을 보면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을 맺었고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매우 불공평한 대우를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무제한적으로 직원을 보낼 수 있었고 싱가포르는 5400명, 호주는 1만5000명, 칠레는 1400명을 파견할 수 있었다. 반면 한국은 정상적으로 직원을 비자받고 보낼 수 없었다. 한국 기업들은 투자해서 공장을 짓고 있으면서도 한국직원들이 일할 수 있도록 워킹비자를 발급해주지 않은 것이다. 이것이 한국기업의 잘못인가? 잘못된 관행 때문인가?

이번에 미국 국토안보수사국이 이민법 위반으로 영장을 받았지만 그 대상으로 적시된 것은 중남미 출신으로 추정된 4명의 명단만 있었다. 그런데 국토안보수사국은 무차별 체포를 자행했다. 이번 체포사태가 벌어졌을 때, 트럼프는 이것을 정당한 법집행이라고 주장했다. 사태가 발생하자 마자 트럼프가 그런 발언을 했다는 것은, 트럼프가 이번 사태를 직접 결정했다는 것으로 해석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당연히 미국은 왜 이런 무리한 행동했는가 하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한국의 레거시 언론에서 이런 문제를 다루는 곳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다만 소셜 미디어에서 미국이 한국 기업을 날로 먹으려 한다는 평가를 하는 경우도 있다.

필자는 이번 미국의 조치는 한국에 대한 명백한 약탈과 수탈의도를 반영한 고도의 계획적인 행위라고 보고 있다. 한국 기업들에게 압박해서 당장 미국 노동자들을 고용하라는 압박도 상당부분 반영되어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근본적인 것은 한국의 이재명 정권이 미국에 유리한 조건으로 양보를 하라는 압박도 작동한 점이 크다고 하겠다. 미국이 한국 기업을 타겟으로 한 것은 아직도 진행중인 한미간 협상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농산물의 수입 그리고 일본과 같은 혹은 더 이상의 수준에서 투자를 강제하는 문서의 서명 등을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미국의 행위는 전적으로 한국의 자산을 약탈하기위한 목적으로 보아야 설명가능하다. 그동안 가만히 있다가 한국 기업들이 공장을 상당부분 건설한 상황에서 한국 직원들을 체포한 것도 매우 악의적이다. 한국기업들을 꼼짝 달싹하지 못하게 한다는 말이다. 이미 미국에 투자할만큼 투자했으니 미국이 이렇게 해도 한국기업들이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국가의 기업들이 일정정도 한국기업처럼 했다. 한국 기업의 행태는 아주 특별한 것은 아니다. 물론 공장건립 마지막에 시스템을 정리하기 위해 한국직원들이 많이 동원되었겠지만 그것은 일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한국기업을 타겟으로 한 것은 노리는 것이 분명하다는 의미다.

한국기업에 대한 이런 약탈적 행위의 배경에는 미국이 지역강국으로 전환하기 위한 필사의 노력이다. 미국의 이런 행위는 베네주엘라에 대한 무력공격과 동일한 선상에 있다고 하겠다. 미국은 베네주엘라의 석유를 차지하기 위해서 군사행동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아직 한국에서는 트럼프가 베네주엘라에 대해 직접적인 군사공격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지금까지 트럼프의 행동을 보면 베네주엘라를 군사적으로 점령하려고 하는 의지는 매우 강력한 것으로 보인다. 베네주엘라는 압도적인 세계1위의 석유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만일 이번에 트럼프가 베네주엘라를 점령하는데 성공하면 세계 에너지의 판도가 바뀌고 미국은 베네주엘라 석유를 팔아서 직면하고 있는 국가채무도 상당히 완화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자원도 삼키려고 했을 정도의 미국이 베네주엘라를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바야흐로 미국은 진짜 제국주의가 무엇인지를 21세기에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국 기업에 대한 이런 조치는 그래서 1회성이거나 단편적인 사건이 아니다. 이것은 변화한 미국의 국가운영 전략의 일환으로 보아야 한다. 당연히 한국이나 일본은 미국이 본모습을 드러낸 제국주의적 수탈의 1차적 대상이다. 한국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냥 좋은게 좋은 것이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미국은 이제 없다. 지금의 미국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한국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동안 한국 기업은 미국과 교역에서 이익을 보았다. 그러나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이다. 미국에 자꾸 빨려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 소비는 중국에서 더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매몰비용이 비싼 것 같아도 지금이라도 중단하고 나오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이재명 정권은 미국과 기존의 모든 합의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지금이 그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한국의 재벌기업들은 그동안 너무 편하게 사업을 했다. 세상은 변했다. 이제 자본과 기업도 국가의 영역을 마음대로 넘나들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재벌기업들이 국가와 인민을 생각하지 않으면 스스로 존속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