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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booksteem]거시적 시선으로 인간 이해하기 8/26 유럽이 앞서간 이유

상에서 유일한 인간이라 믿었을 사람들에게는 기대하기 힘든 반응이었 다. 그러나 1722년 이전에 유럽인들이 이스터 섬에 상륙했다는 분명한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어떤 식으로 삼림을 파괴했는지도 학 실하지 않다. 마젤란이 1521년 태평양을 최초로 횡단하기 전부터 이스 터 섬에서 인간으로 인한 파괴가 자행되었다는 증거는 곳곳에서 찾아 진다. 즉 1300년 이전에 모든 육지새가 멸종했고, 돌고래와 참치가 식 단에서 사라졌으며, 플렌리가 확인해주었듯이 퇴적물에서 나무의 화분 들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또한 포이케 반도의 숲은 1400년경에 완전히 파괴되었고, 야자나무 열매는 1500년 이후로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두 번째 반론은 삼림 파괴가 가뭄이나 엘리뇨 등과 같은 기후 변화에 서 비롯되었을 것이라는 이론이다. 아나사지(제4장), 마야(제5장), 노르 웨이령 그린란드(제7~8장)에서 기후 변화가 인간으로 인한 환경 훼손 을 더욱 가속화시킨다는 사실을 살펴보겠지만 기후 변화가 이스터 섬 에 일정한 영향을 미쳤다면 이런 반론도 설득력을 갖는다. 그러나 이스 터 섬과 관련된 기간인 900년부터 1700년까지의 기후 변화에 대한 정 보는 거의 없는 편이다. 따라서 일부 학자들이 주장하듯이 기후가 더 건조해고 폭우가 잦아지면서 삼림의 생존에 불리했는지, 거꾸로 더 습 해지고 폭우가 줄어들면서 삼림의 생존에 더 유리하게 변했는지 판단 할 자료가 부족하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기후 변화만으로 삼림이 파괴 되고 새가 멸종되었다고 설명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한 듯하다. 테레 바카 화산의 용암류(lava flow)에 문힌 야자나무 줄기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거대한 야자나무는 이스터 섬에서 수십만 년 전부터 살았고, 플 렌리는 퇴적물을 분석해서 야자나무, 나무 데이지, 토로미로 이외에 대 여섯 종의 수종이 이스터 섬에서 3만 8,000~21만 년 전부터 존재한 것 을 밝혀냈다. 따라서 이스터 섬의 식물들은 수많은 가뭄과 엘리뇨를 끗 끗하게 이겨냈기 때문에, 인간이 그 섬에 정착한 이후에 우연의 일치인 양 이런 토종 나무들이 가뭄과 엘리뇨를 견디지 못하고 한꺼번에 사라 162 문명의 붕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