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의 시즌-원천기술의 중요성에 대해서/feat 한수원, 삼성전자

in #kr-science4 days ago (edited)

노벨상의 시즌이 돌아왔다.

image.png

이번 노벨 물리학상은 양자역학의 터널링 현상에 대해 국적은 영국, 프랑스, 미국이지만 사실상 미국 대학교에서 자리를 잡고 연구를 한 세분의 노교수에게 돌아갔다. 존 클라크, 미셸 드보레, 존 마티니스, 이 세분은 초전도체 전기회로를 만들어 양자터널링을 실험으로 입증했고, 이 분야에서 노벨상이 나온다고 하면 이 분들이 받을 가능성이 높았다고 한다.

뉴스에서는 양자컴퓨터랑 연관시키고 있긴 한데, 사실 이 기술은 양자컴퓨터 이전에 반도체(e.g., Mosfet), 현미경(SPM, STM 등등) 등에 쓰이며 그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한 분야인데, 뭐 양자란 말이 들어가고 요즘 양자컴퓨터가 주식시장에서 핫해서 인지 그냥 너무 가져다 쓰는 기사들이 많아 좀 부담 스럽긴 하다.


원천 기술은 중요하다.

image.png

최근 우리나라의 한수원의 체코 계약과 관련해서 웨스팅 하우스에 돈을 지급하는 걸로 나름 시끄러웠는데, 결국 원천기술에 대한 지적재산권 분쟁 때문에 일어난 일로 원천기술이란 게 얼마나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image.png

원천기술의 범위를 어디까지를 기준으로 할 것이냐, 이게 중요하다. 특히 원자력 기술들은 기존의 핵기술을 가지고 있는 국가들이 미리 선점하여 법으로 그 기술들에 대해서 여러 제한, 제지가 주어져 있다. 우리나라의 APR1400 원전모델은 처음에 웨스팅하우스의 system 80+ 로 설계되었다가 후에 이런 것들을 빼고 독자 원천기술에 확보했다고 생각하고 이를 폴란드, 체코 등에 수주하려고 한 거였는데 미국 웨스탕하우스에서 원천기술에 대해 법적 분쟁을 일으켰다.

스크린샷 2025-10-08 오전 12.33.43.png

이게 결국 원천기술 보유국 (미, 영, 프, 러시아) 와 기술 응용국(우리나라) 사이의 구조적 권력 관계, 폴란드, 체코 등과의 원전 수주에 대한 지연 등등으로 결국 한수원은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와 협약을 맺었고 거기서 들어나는 로얄티, 기술료가 1기당 약 1조가..... (관련 기사; 韓 원전 수출할 때, 50년간 美에 1기 당 1조 보장 논란

이렇듯 원천 기술의 확보가 중요하다.

image.png

우리나라의 그 잘나가는 삼성전자만 해도 그 속내를 보면 원천기술은 다 해외 회사들이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ARM에게도 막대한 로얄티를 제공하고 있다. D램, 파운드리 등등도 원천기술들은 이미 ibm, 마이크론 등 미국 회사들이 다 선점하고 있고, 트랜지스터, 소자 기술 이런것들도 다 미국, 유럽 기업들한테 로얄티를 내고 있다. 나쁘게 말하면 일은 우리가 하고 (일부) 돈은 저 회사들이 버는 그런 구조 속에 있다.

image.png

이런 기술적인 거 말고 장비만 따져 볼까?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반도체 기계 설비 장비들은 사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반도체공장들은 네덜란드의 ASML 의 반도체 장비를 구입하여 이것을 통해 반도체를 제작, 공정한다. 이러한 반도체 장비 회사에는 네덜란드와 미국의 램리서치, applied materials 등의 회사들이 있는데 이러한 회사들이 제 때 제공해 주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 큰 타격이 온다. (세계 10대 반도체 장비 회사를 보면 여기에 네덜란드 2곳 일본 4곳 미국 4곳이 있다)

우리나라가 그 자랑스러워 하는 반도체 수출은, 사실 생산, 그리고 응용기술들을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거지 원천 기술들은 미국, 유럽에 있으니..... 실제로 삼성전자의 기술사용료 및 충당부채의 추이를 보면

image.png

슬프게도.. 삼성전자, 8년간 로열티 1.5조원 인터디지털에 지급 합의, 이게 현실이다.


이처럼 원천기술이 중요한데, 우리는 그 반대로 가고 있다. 양자기술, 인공지능 등 국가가 지원한다는 과학 기술를 살펴보면 많이 아쉬운 부분이 있다.

위의 사례들에서 볼 수 있듯이, 정말 미래 먹거리를 원한다면 이런 원천기술 확보가 필요한데, 우리는 응용만 바라보고 있다. (사실 우리가 빠른 경제적 성장을 할 수 있던 이유도 이런 응용기술 중심의 발전에 있다. ) 남들이 힘들게 개발한 것들을 가져다가 발전, 응용하는 것은 비교적 가시적 효과가 나기에 편한 일들이다. 그러나 보다 장기적인 미래산업을 위해서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기초연구와 산업 증진에 대한 R&D 투자와 관심이 필요하다.

미국, 중국은 국가주도하에 엄청난 금액을 투자하여 인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특히 중국은 정말 엄청 위협적으로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미국으로 빠져나가는 인재로 이런저런 고민이 많다. 우리나라는 중국, 미국 등으로 많은 인재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가족 문제들이나 개인적인 문제가 없었으면 아마 나도 미국으로 나가는 것을 생각해 봤을지도 모르겠다. 캐나다와 비슷하게 우리나라도 사실 잘 못느낄 수도 있지만, 입시 추세나 이런것들을 봐도 ... 국내 학사 후 유학, 박사후 해외취업, 아예 미국으로 대학을 가기를 원하는 국제고 등등.... 옛날보다 미국으로 가기 더 편해진 것은 사실이다.

말로만 기초과학 육성, 원천기술 확보라 하지 말고 좀 제대로 액션을 취해야 하는데.. 가시적 성과가 잘 안나오니, 정치인들의 프로파간다로 사용하기 어렵고 그러니... 말을 말자.

Sort: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