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 없는 걱정
10년도 더 된 이야기지만, 당시 쿠바에 가기 전에 온갖 쓸데 없는 걱정을 했다. 성급함과 조급함의 콜라보로 별별 상상을 다 하는 비이성적 예측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당시, 쿠바와 미국의 수교가 곧 열린다는 소문이 돌았고 그 소문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마치 그때의 나는 당장이라도 쿠바가 모조리 개방되고 골목 사이사이 맥도날드와 스타벅스로 가득찰 것만 같은 두려움을 느꼈다. 사람들이 특별하다고 해서 다른 곳과 다른 무언가가 있다고 해서 쿠바에 가고 싶었는데 그 사이 변해버리면 어쩌지.
쿠바가 개성 없이 다른 곳이랑 똑같아졌으면 어쩌지. (진지하게 이런 고민을 했었다)
물론, 미국인 관광객이 많아졌다는 측면에서 변화가 없진 않았으나 무슨... 하루 아침에 당장 그 나라가 천지가 개벽하듯이 변해버릴 일은 없었다.
....쿠바에서 상상보다 더한 스릴넘치고 골 때리는 일이 많으면 많았지.
내가 걱정하고 우려했던 측면의 사건은 조금도 발생하지 않았다.
진짜 진짜 쓰잘데기 없는 걱정이라는 것 지금 돌이켜보면 귀엽기까지 하다.
가끔 여행 정보를 찾아보다가, 으아 이렇게 많이 찾아봐서 스포일러 당한 것처럼 막상 갔는데 실제론 재미 없거나 김빠진 것처럼 느껴지면 어쩌지?
이런 걱정도 마찬가지. 저 쿠바 사태의 기우랑 다르지 않다.
재밌거나 잘 맞을 여행지면 몇 번을 찾아봐도 다르지 않고, 결코 미리 알아본 정보와 실제 경험은 일치할 수가 없다. 인생과 우주가 얼마나 비균일하고 삶은 고유하게 경험되는데 말이다. 만일 비슷하게 느껴지거나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그건 정보를 미리 찾아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거기가 별로 맘에 안 들거나 나랑 안 맞는 여행지이거나 내 상태가 별로 안 좋기 때문에 괜한 핑계를 되는 거다.
스포를 당하거나 예고편을 보아도, 심지어 봤던 영화가 좋다면 몇 번을 보아도 좋아하는 나로서는 사전 정보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걸 이제 안다.
p.s. 인도비자신청 4시간 걸렸습니다. 이건 희안하게 새롭네요. 누가 스포 좀 해주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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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뭔가 설레는 새로운 것을 준비하시는 것 같아요~! 응원합니다~ ^^
곧 라다크 춘자로드에 합류해요😉
응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