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임..

사는 집 바로 아래층 앞집에는 아내와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셨던 지인이 있다.

첫째와 둘째가 어렸을 때 아이스크림도 사주시고 귀여워해주셨던 분이다.

시간이 약간 흘러 그분은 퇴직을 하셨고,
술을 친구 삼아 하루하루를 지내셨다.

시간이 얼마 흘러 만난 그분은 알콜성 치매 증세가 진행되고 계셨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나중에 그분의 가족들을 통해서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사 온 이후 떡도 돌렸지만, 그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신다.

오늘 저녁에는 전화를 해 오셨다.

위층에서 무슨 드릴로 이렇게 공사를 하네요. 이래도 되나 싶어요..

........
옆집은 리모델링이나 어떤 공사를 하지 않는다..

전화 막바지에..

요즘 치매증세가 진행되고 있어서 주간요양보호센터에 다녀요..

아..

통화 마지막에는 아이들에 대해서도, 가족들에 대해서 건강하라는 당부를 전하셨다.

기억이 점점 잊혀져가고 혼돈스러운 기억들, 생각들이 떠오르느 가운데서도..
가족들에 대해서..우리 아이들에 대해 갖고 계셨던 좋은 기억은 잊지 않으셨나 보다.

아니면.. 스스로 갇혀가는 상태에서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
윗집 층간 소음을 핑계로 나한테 전화를 걸어오신것인지도 모르겠다.

삶이란 무엇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