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수다#759]드라마 너의 시간 속으로 후기 (안효섭 풋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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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너의 시간 속으로〉를 드디어 다 봤어요. 상견니라는 원작 대만드라마는 안 봤는데, 한국판만으로도 충분히 몰입하면서 즐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초반에는 풋풋한 청춘물 느낌이라 설레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스토리가 어두워져서 조금 무섭기도 했는데… 그래도 열린 해피엔딩이라 다행다행~

스토리는 기본적으로 원작과 같은 뼈대를 가져왔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여주가 과거로 들어가고,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되면서 결국 모든 비극의 고리를 끊는다는 흐름이죠. 다만 차이가 있다면, 원작〈상견니〉는 운명과 시간에 대한 철학적인 무게가 강했다면, 한국판은 그보다는 감성 멜로와 인물들의 감정선에 집중했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원작이 조금 더 숙명론적인 분위기라면, 한국판은 두 사람의 인연이 다시 이어질 것 같은 따뜻함이 남는 열린 결말이었어요.

배우들 얘기를 빼놓을 수 없죠. 요즘 케데헌으로 더욱 핫해진 안효섭 배우(시헌 역)은 풋풋한 10대, 모두의 워너비 느낌을 잘 살려서 첫사랑의 설렘을 고스란히 전해줬고, 전여빈 배우(민주 역)는 초반엔 살짝 어색한 느낌이 있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연기가 더욱 찌질해지면서 다른 사람인 줄 알았어요.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권도훈 배우도 좋았어요. 극 중에서 민주(전여빈)의 동생으로 나오는데, 투박하면서도 현실적인 동생 캐릭터가 은근히 매력적이더라고요. 작은 부분이지만 드라마에 재미를 더해줬다고 생각해요.

보너스처럼 반가웠던 건 로운 배우의 깜짝 출연! 잠깐 나왔는데도 존재감이 있어서 보는 순간 괜히 기분이 좋아졌어요.

또 이 드라마의 힘은 OST에도 있었던 것 같아요. 매 회차가 각 노래의 제목을 따와서 그 제목에 맞게 드라마를 구성한 것 같더라구요. 장면마다 추억을 불러오는 노래들이 잘 어울렸는데, 특히 드라마의 제일 중요한 노래인 서지원의 〈내 눈물 모아〉는 들을 때마다 추억도 소환해주고 드라마의 애틋함도 더해주더라고요. 다들 아는 명곡이라 좋았고, 가수의 안타까운 삶까지 겹쳐져서 더욱 드라마에 잘 어울리는 느낌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제목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어요. 〈너의 시간 속으로〉라는 말이 그냥 낭만적인 표현인 줄 알았는데, 드라마를 다 보고 나니까 그 의미가 확 와닿더라고요. 사랑하는 사람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서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이어지는 운명 같은 사랑을 담아낸 제목이라 더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달달하면서도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꼭 볼 만한 드라마였어요. 다 보고 나서 여운이 오래 남아서, 괜히 음악 다시 찾아 듣고 장면도 떠올리게 되는 작품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