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수다#768] 사라왁 빈툴루의 두리안 이야기: 야생의 맛, 그리고 숨은 보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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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툴루에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무산킹(Musang King) 외에도 이수, 파칸, 쿠라쿠라, 이시 메라, 쿨릿 메라, 그리고 Tekka 등 다채로운 품종을 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지역은 중국계 주민들이 많아, 두리안마다 고유의 중국어 이름이 붙어 불리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 가장 흔하지만 특별한 파칸 두리안 (红肉榴莲)
    연노랑 껍질에 주황빛 과육이 매력적인 파칸은 달콤하고 향이 약해 두리안 초보자들에게 딱 맞는 품종입니다. 씨가 작아 먹을 양도 많고, 식감은 부드럽고 크리미합니다.
    중국인들은 이를 红肉榴莲(붉은 살 두리안) 또는 巴干榴莲이라 부르죠.

  • 길쭉하고 부드러운 이수 (山榴莲)
    껍질이 얇고 가시가 가늘어 손으로도 쉽게 열 수 있는 이수 두리안은 은은한 단맛과 크림 같은 질감이 특징입니다.
    과육은 밝은 크림색으로, 향이 강하지 않아 두리안 특유의 냄새가 부담스러운 분들에게 좋습니다.

  • 야생의 진한 맛, 이시 메라 (红肉野榴莲)
    이시 메라는 주황 또는 붉은 과육이 인상적인 두리안으로, 깊고 진한 맛이 특징입니다.
    한 입 베어물면 고소한 견과류 향과 함께 묵직한 크림 같은 맛이 퍼지며, 두리안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 껍질부터 빨간 쿨릿 메라 (红皮榴莲)
    짙은 붉은색의 껍질과 날카로운 가시가 눈에 띄는 이 품종은, 그 안에 숨겨진 부드러운 과육에서 약간의 쓴맛이 느껴져 ‘苦榴莲’이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습니다.
    야생에서만 자라며 아주 희귀하게 출하되는 품종입니다.

  • 나무 밑동에 열리는 전설의 쿠라쿠라 (龟榴莲)
    보통 나무 가지에 열리는 두리안과 달리, 나무 밑둥에서 열매가 맺히는 독특한 품종인 쿠라쿠라.
    ‘쿠라쿠라(Kura-kura)’는 말레이어로 거북이란 뜻이며, 중국어로는 龟榴莲이라 부릅니다.
    과육은 달콤하고 향이 부드러우며, 현재는 거의 멸종 위기급으로 보기 힘든 귀한 품종이기도 합니다.

  • 그리고 마니아의 품격, Tekka (竹脚榴莲)
    마지막으로 소개할 품종은 바로 ‘Tekka’, 중국에서는 대나무 다리 두리안(竹脚榴莲) 으로 불립니다.
    과육이 길고 가늘며 진한 황금빛을 띠고, 첫 입부터 강한 쓴맛과 복합적인 풍미가 확 느껴지는 고급 품종입니다.
    향이 무산킹보다 강하며, 단맛보다는 쓴맛과 고소한 맛을 즐기는 분들에게 사랑받습니다.

원래는 페낭이나 조호르 등 서말레이시아에서 주로 재배되었으나, 최근 사라왁 일부 지역에서도 재배가 시작되어 빈툴루 시장에서도 점점 볼 수 있게 되었죠.

두리안 시즌은 1년에 두번 있는데요.

1차 시즌은 6월에서 8월까지, 2차 시즌은 11월에서 1월까지.
이제 슬슬 두리안 시즌이 다가옵니다. 그래선지 벌써부터 시장에서 두리안을 더 많이 볼 수 있네요.
두리안 빈툴루 과일 가게 뿐만 아니라, 빈툴루 야시장, 또는 그 옆 주차장이나 도로변에서 각자 집에서 기르거나 따온 것들을 뭉치로 모아놓고 파는 걸 자주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저렴한 가격에 두리안을 즐길 수 있죠.

빈툴루에서의 두리안은 단순한 과일 그 이상입니다.
야생이 주는 다양성, 지역민들의 입맛, 그리고 각 품종에 붙은 별명과 문화까지.
그 모든 것이 이 지역만의 특별한 매력을 만들어냅니다.
오늘 시장에선 인도네시아인들도 같이 두리안을 사서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두리안은 동남아뿐만 아니라 보르네오 섬에선 없어선 안되는 소중한 과일인 것 같아요.
이 세계로 한번 빠져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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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khaiyoui님! 빈툴루 두리안 탐험기, 정말 흥미진진하네요! 🤩 사진에서 느껴지는 다채로운 두리안의 향연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무산킹 외에도 이렇게 다양한 품종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특히 중국어 이름으로 불리는 점이 독특한 문화적 연결고리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파칸의 부드러움부터 쿨릿 메라의 희귀함, 그리고 Tekka의 강렬함까지, 각 두리안의 특징을 어쩜 이렇게 맛깔나게 설명해주셨나요! 덕분에 빈툴루 야시장에 직접 가서 두리안 투어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두리안 시즌 정보까지 완벽하니, 이 글은 그야말로 두리안 러버들의 성지순례 가이드나 다름없네요! 덕분에 두리안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빈툴루의 문화까지 엿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음 두리안 이야기도 기대할게요! 😊 어떤 두리안이 제일 궁금하신가요, 여러분? 댓글로 함께 이야기 나눠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