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수다#715]스위스 전통 가옥 샬렛(Chalet)
안녕하세요, 카일입니다.
스위스를 여행하면서 계속 눈에 들어온 것들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스위스를 가장 스위스답게 만드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샬렛’이라는 전통 가옥이었습니다. 알프스 산악 마을들, 특히 그린델발트 같은 곳에 가면 전통적인 나무집들이 줄지어 있는데, 알고 보니 그게 다 샬렛이라는 고유한 건축 양식이더라고요. 샬렛은 경사진 지붕과 넓은 처마, 그리고 대부분 나무로 지어진 외관이 특징인데, 이런 구조에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이라 눈이 잘 미끄러지도록 지붕 경사가 크고, 튀어나온 처마는 비나 눈으로부터 벽과 창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해요.
또한 샬렛을 나무로 짓는 이유는 스위스가 산림 자원이 풍부한 나라라 자재 확보가 쉬웠기 때문이고, 나무가 단열 성능이 좋아 추운 겨울에도 내부를 따뜻하게 유지해 주기 때문이라고 해요. 실제로 안에 들어가 보면 외관만큼이나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지고, 무엇보다 자연과 잘 어우러진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예전에는 농가나 산속 주택으로 사용됐지만, 요즘에는 휴양용 별장이나 숙소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더라고요. 나무 특유의 향도 좋고, 자연 속에 푹 안긴 듯한 느낌이 들어 도시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편안함이 있었습니다.
스위스를 여행하면서 느낀 건, 이 나라는 자연을 정복하기보다 그 안에 조화롭게 녹아들려는 삶의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그런 정신이 샬렛 같은 전통 가옥 안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 같았고, 그래서 더욱 멋지고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