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in #kr4 days ago

요즘 여름 제철과일이 한창입니다. 여름하면 과일 야채가 많지만 복숭아도 빼놓을 수 없지요.

최근 '삼국지 생존법'을 읽고 있는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비 관우 장비, 유관장이 의형제를 맺은 장소가 복숭아 밭으로 도원결의라고 하는데 왜 복숭아 밭인가? 하는 내용이 있어 책 일부 내용을 소개합니다.

복숭아도 드시고 '도원결의' 의미도 알아 보면 복숭아을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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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Pixabay]


삼국지 도원결의, 왜 복숭아밭인가

유비는 관우보다 한 살 연하였지단 이 모임의 큰형이 되었습니다. 셋의 우애가 좋다 보니 타국 사람들도 삼형제처럼 여겼다고 하는 데요. 그들이 함께한 첫 에피소드 '도원결의'는 원래 원나라 만답가들의 원고인 <삼국지평화>에 등장하는 에피소드입니다.

바로 그유명한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에 태어날 수는 없었지만,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에 죽기를 원하노라!"라는 문장도 이미 <삼국지평화>에 나와 있던 대사였습니다.

그렇다면 하필 왜 다른 곳도 아닌 복숭아밭에서 결의를 했을까요? 여기에 특별히 의심을 가져야 할까 싶기도 합니다. 장비가 살았던 시장골목 뒤편에 마침 복숭아발이 있어서 거기서 결의형제를 맺었다고 하면 간단할 것 같죠.

하지만 도원결의가 우연한 사건이 아니라 이후 스토리 전개에 큰 의미부여가 가능한 사건임을 감안한다면 사과발이나 배 밭이 아니라 복숭아밭이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송시대 시장판에서 활약하던 만담가들이 세 사람이 결의형제를 맺은 장소를 복숭아밭이라고 정한 것은 다분히 중국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복숭아밭에서 맺은 결의형제는 '영원히 끝나지 않는 인연'이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중국에서 복숭아는 장생불사의 의미를 가진 영험한 과일입니다.

도교가 탄생한 지역 중하나인 산동성에 가면 복숭아를 그려놓은 그림들이 여기저기 걸려 있는데요. 복숭아는 오래 삶[장생불사]을 의미하는 상징적 과일입니다.

소설 <삼국지>에는 중국인이 창조한 도교사상이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역사 사건들을 기반으로 하지만 소설로 변하면서 도교적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던 것입니다.

전설에 따르면 신선들의 거주지인 곤륜산에는 서왕모가 살고 있답니다. 서왕모는 천상의 신 옥황상제의 짝이라고 할 수 있지만 독자적 세력을 갖고 있으며, 신선들이 그녀를 모십니다. 그녀가 관장하는 복숭아밭 때문인데요. 서왕모가 관리하는 반도원에는 복숭아가 3천 6백 그루가 있는데, 입구 쪽 1천 2백 그루는 3천 년에 한 번 열립니다.

이곳 복숭아를 따 먹으면 바로 3천 년의 수명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곧바로 신선이 되는 길이죠.

또한 중앙에 있는 1천 2백 그루는 6천 년에 한 번열리며 또한 그만큼 수명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정도 수명을 얻으면 장생불사의 존재로 여겨지는데요.

안쪽의 1천 2백 그루는 9천 년에 한 번 열리는데, 또 그만큼 수명을 얻게 됩니다.

9천 년의 수명이란 바로 해와 달의 수명과 같다고 여겼습니다. 실제로 서왕모의 밭에서 복숭아 하나를 훔쳐 먹은 동방삭은 3천 년의 수명을 얻어 신선이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서왕모의 밭에서 자라는 복숭아를 따 먹지는 못해도 복숭아를 장생불사의 상징으로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복숭아는 중국인들에게 오래 삶, 영구한 세월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유관장 삼형제가 복숭아밭에서 결의형제를 맺었다는 것은 변치 않는 우정이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남송시대 시장판의 만담가들이 도원결의란 에피소드를 창작한 것은 그런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출처: 삼국지생존법_안계환 지음]


202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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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nam90, 정말 흥미로운 글 감사합니다! I love how you've connected summer's bounty of peaches with the legendary Peach Garden Oath from the Romance of the Three Kingdoms. It's fascinating to learn about the symbolism of peaches in Chinese culture, representing longevity and an unbreakable bond, making the setting of the oath so much more meaningful.

Your post makes me want to both enjoy a fresh peach and revisit the epic tale! The connection to Taoism and the legend of Xiwangmu's peach orchard is also super insightful.

Have you read other works that delve into the cultural significance of fruits or settings in classic literature? I'd love to hear your recommendations! What are your favorite kinds of 복숭아 (peaches)?

Congratulations, your post has been upvoted by @nixiee with a 47.36448761479627 % upvote Vote may not be displayed on Steemit due to the current Steemit API issue, but there is a normal upvote record in the blockchain data, so don't worry.

관우가 참 대단한 사람같네요.나이도 적은 유비를 평생 형으로 모신다는게 십지 않을 것 같은데...

요즘 수박과 더불어 복숭아 맛이 최곱니다.^^

딱딱이 보다는
말랑이 복숭아를 더 좋아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