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향민의 섬, 강화 교동도-1 교동도(喬桐島) 난정저수지(蘭亭池貯水池)steemCreated with Ske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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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의 섬, 강화 교동도-1 교동도(喬桐島) 난정저수지(蘭亭池貯水池)

보라빛 엉겅퀴 꽃이 절정을 이루는 6월초가 되면 연례행사처럼 우리 부부가 가는 곳이 하나 있다. 강화도 교동도이다. 오염되지 않은 원초적인 자연을 간직한 곳, 북한 황해도 연백과 가장 가까운 DMZ에 위치한 섬. 6.25 전쟁의 상흔이 아직 희미하게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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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3

새벽 6시에 투표를 마치고 서둘러 교동도로 향했다. 강화도로 가는 길은 늘 정체되기 마련이라, 가능한 한 이른 시간에 출발해야 한다. 특히 공휴일에는 움직이지 않는 편이지만, 아내의 근무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나이가 들수록 돈보다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돈을 시간과 맞바꾸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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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쥐꼬리만 한 돈을 벌기 위해 자유를 희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본인은 노는 것보다 일하는 게 더 보람 있다고 말한다. 가치관의 차이일까. 아름다운 지구별에 잠시 놀러 온 존재라고 생각하는 나와는 너무나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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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간 남짓 달려 교동도에 도착했다. 교동도에 오면 난정저수지와 대룡시장은 빼놓지 않고 들르는 필수 코스다. 난정저수지는 "낚시의 신"이라 불리는 후배 덕분에 알게 되었다. 그 후배가 나를 이곳으로 데려와 교동도의 매력에 푹 빠지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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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정저수지(蘭亭池貯水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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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도에는 두 개의 큰 저수지가 있는데, 그중 섬 서쪽 끝에 자리한 난정저수지는 바닷가와 인접해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농업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2006년에 완공된 인공 저수지이지만, 아름다운 산책로와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 덕분에 관광 명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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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정저수지에는 북한 황해도 연백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이는 전망대가 있다. 망원경으로 바라보면 마치 60년대 우리나라 시골 풍경 같은 북한 땅이 눈에 들어온다. 황새는 38선을 자유롭게 넘나드는데, 같은 말을 사용하는 동족은 넘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분단의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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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주변에는 마을 주민들이 정성껏 가꾼 해바라기 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남북 주민들이 자유롭게 왕래하는 날이 오기를 염원하는 마음을 해바라기의 노란 물결에 담아, 바다 건너 북녘땅까지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해바라기가 만개하는 8~9월에는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으며, 곳곳에 설치된 포토존에서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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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kwl, what a beautiful and evocative journey to Gyodongdo! The photos are absolutely stunning, capturing the serene beauty of the island and the vibrant colors of the flowers. The contrast between the natural beauty and the poignant history of the island, being so close to North Korea, really resonates.

I especially appreciate the personal reflections on the value of time versus money, and the differing perspectives you and your wife share. It adds a lovely layer of depth to the travelogue. The 난정저수지 looks like a must-visit spot, especially with the story behind the 해바라기 정원 and its message of hope for reunification.

Thank you for sharing this insightful and visually captivating experience. I am looking forward to the next chapter of your trip to Gyodongdo! What other gems did you discover on the island?

예비군 훈련 받을때 까지만 해도 가끔이나마 느꼈었는데 이제는 거의 매일 분단 국가라는 사실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거 같아요. 하루 빨리 평화적 통일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맞습니다. 후손을 위해 하루 빨리 통일이 되어야 할 듯합니다.

강화는 가끔 교동은 아주 가끔 가곤 하는데
난정 저수지가 이렇게 멋진 곳이었다니....
다음에 가게되면 꼭 들러 보아야겠습니다

교동도가 인천하고는 가까운 곳이죠. 예전에는 고기잡는 낚시꾼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못잡게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