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의 기다림, 수락산 기차바위를 가다-2 전망대(展望臺)

3년의 기다림, 수락산 기차바위를 가다-2 전망대(展望臺)

허리 부상에서 회복한 후, 그동안의 투병 기간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산악 달리기, 테니스, 탁구 등 무리하게 운동을 해서인지 계속 피로감이 느껴졌다. 이번 등산은 운동이 아닌 휴식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회복 활동으로 생각하고,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사진도 찍으며 천천히 올라가기로 마음먹었다.

우리가 습관 혹은 성격이라고 부르는 개성은 사람마다 너무나 달라서 통일하기 어렵다. 그래서 부부조차도 취미와 사고방식이 다르다.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부부를 보면 가장 부럽다. 가장 친한 친구가 배우자가 된다면 인생이 얼마나 즐거울까.

아내를 나와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으로 만들려는 나의 오랜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였다. 새벽 6시 수영 7년, 마라톤 5번 완주, 테니스 2년, 탁구 3개월을 함께 했지만, 아내는 행복해하지 않았고 결국 모두 포기하고 말았다. 유일하게 남은 것은 등산이다.

시간이 맞지 않아 함께 등산하기 쉽지 않지만, 아직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솔직히 혼자 등산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 누군가와 동행하면 불편한 점이 적지 않다. 특히 사진을 찍기 위해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동반은 상대를 배려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자기 페이스대로 혼자 갈 거면 왜 같이 왔냐"는 아내의 핀잔을 초기에 수없이 들었다. 빠른 사람이 느린 사람에게 맞춰주는 것이 뭐가 그리 어렵냐고 할지 모르지만, 의도적으로 속도를 늦추는 것은 엄청난 고통이다.

전망대는 기차바위와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 잡고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산들을 모두 조망할 수 있는 곳은 이곳뿐이다. 자세히 보면 문수봉도 보이고 진흥왕이 세웠다는 비봉의 순수비도 보인다. 산에 다니면서도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가 발견한 순수비에 담긴 역사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많다.

등산은 단순한 육체적인 운동이 아니다. 수천만 년 우리 조상들의 숨결이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을 공유하는 활동이다. 그래서 조상들이 남긴 사찰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정상에 올라 인증 사진만 찍고 내려오는 것이 등산의 전부가 아니다. 바위 하나, 나무 한 그루 모두 역사의 증인이므로 소중하게 관찰하고 보호해야 한다.

전망대(展望臺)

수락산 정상 부근에 위치하여 서울 시내와 주변 경기도 지역을 조망할 수 있고, 북한산과 도봉산, 우측으로 사패산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는 서울 최고의 전망대이다. 일출 명소로도 알려져 있어 새해 첫날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곳이며, 밤에는 서울의 야경을 감상하기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