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북한산 비봉능선-4 광대(廣大)바위
공포의 북한산 비봉능선-4 광대(廣大)바위
바위는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가 더 위험하고 공포스럽다. 일단 오르면 반드시 내려와야 하는 게 우리 삶의 이치다.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해 패가망신한 사람이 너무나 많다. 특히 권력의 정점에 선 사람은 촛대처럼 솟은 바위 꼭대기에 선 사람과 같다.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는 건 내려와야 할 때가 왔다는 의미다. 천하를 손에 넣은 듯 온갖 권세를 부리던 권력자도 언젠가는 내려와야만 한다.
내려오는 길이 위험한 이유는 가파른 암벽을 앞으로 내려올 수 없어 뒤로 내려와야 하기 때문이다. 내려갈 길은 보이지 않고, 잡을 곳이나 디딜 틈이 없으면 다시 오르기도 불가능해 진퇴양난의 곤경에 빠지기 쉽다. 이때 밀려오는 극한의 공포를 극복하지 못하면 추락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난 스쿠버 다이빙을 하면서 이런 경우를 자주 봤다. 시커먼 바다 한가운데 작은 보트에서 파도 치는 바다로 뛰어내리자마자 눈을 뒤집어까고 허우적거리는 초보자는 빨리 건져내지 않으면 익사할 수도 있다.
공기통을 메고도 숨을 못 쉬게 만드는 게 바로 공포다. 그만큼 공포는 인간에게 대단히 충격적이고 극복하기 어려운 감정이다. 암벽 타기가 육체적으로 어려운 일은 아니다. 단 한 번의 실수로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심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
광대(廣大)바위
이 바위를 보니 고깔모자를 쓰고 우스꽝스러운 옷차림과 분장을 한 채 익살스러운 연기로 관객을 웃기고 울리던 광대가 떠올랐다. 아마 ‘딴따라’의 영혼이 이 바위에 깃든 게 아닐까 생각한다. 이 외진 곳에서 관객을 기다리다 지쳐버린 아름다운 영혼이 바위가 된 듯한 느낌이다.
한국의 광대(廣大)는 전통적으로 탈춤, 판소리, 줄타기, 땅재주 등 다양한 공연 예술을 하던 전문 예인을 통틀어 이르던 말이다. 오늘날 하늘의 별처럼 우러러보는 배우나 연예인과 비슷한 역할을 했다고는 하지만, 그 느낌은 많이 다르다.
서양의 광대(Clown)는 주로 서커스에서 사람들을 웃기는 역할을 했다. 한편, 피에로(Pierrot)는 흑백 의상과 분장, 눈 밑에 눈물 자국을 그린 '슬픈 광대' 이미지로,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하면서도 절대 웃지 않는 비극적인 캐릭터다. 광대는 단순히 웃음을 주는 것을 넘어, 풍자와 해학을 통해 사회의 어두운 면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작업을 해왔다.
와~ 이런 험난한 코스를 직접 갔다 오신거잖아요?
대단하십니다~ 👍👍👍
저는 이런 공포의 코스는 바로 패스~! 😆
했을 것 같아요. ^^
감사합니다. 암벽 위에서 내려갈 아래를 처다보면 정말 공포스러워요.
글을 읽으면서 광대바위를 보니 정말 광대의 얼굴이 보이네요.ㅎㅎ
재미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공감하시는 분이 있어 다행이네요.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지요
삶이 살아가는 게 정말 그런거 같아요 ...
새로운 한 주 잘 시작 하세요 !!
감사합니다. 정점에 섰을때 겸손하지 않으면 패가 망신하지요.
산자락만 왔다갔다 했는데... 역시 멋진 산입니다.^^
북한산 알면 알수록 멋진 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