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나홀로 사패산 등산 후기-6 고래바위, 왕만두바위, 오리발바위, 산불감시소
폭염 속 나홀로 사패산 등산 후기-6 고래바위, 왕만두바위, 오리발바위, 산불감시소
사패산을 내려와 회룡사거리 쉼터를 지나자 지금까지의 평탄한 능선은 사라지고, 도봉산으로 이어지는 끝없이 긴 계단이 시작되었다. 수백 개는 족히 넘어 보이는 이 계단 끝에서 거대한 암석 군락을 만날 수 있는데, 그 안에 고래바위, 왕만두바위, 오리발바위가 숨어 있다.
고래바위
고래, 특히 대왕고래는 현재 지구상에 살고 있는 동물 중 가장 큰 생명체이다. 물론 돌고래처럼 작은 고래도 있지만, 대왕고래는 몸길이가 약 30미터에 달하고 무게가 200톤까지 나가는 개체도 있다. 이는 대형 버스 3대를 이어 놓은 길이와 맞먹고, 육상에서 가장 큰 동물인 아프리카 코끼리 수십 마리의 무게와 비슷하다. 우리가 어마어마하게 큰 동물로 알고 있는 중생대 공룡보다도 훨씬 크다.
이런 거대한 대왕고래를 바다에서 만나는 것은 아주 희소한 일이지만, 5미터 정도 되는 고래상어를 만나는 일은 가끔 있다. 고래바위는 돌고래보다는 크고 고래상어 정도 되는, 꽤 귀여운 바위이다.
왕만두바위
공처럼 둥근 바위에 꼭지가 달려 마치 만두처럼 보이는 바위이다. '호박바위'로 할까, '공바위'로 할까 수없이 망설이다가 '왕만두'로 이름을 지었으니, 이 이름이 자손만대 전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여기저기 루트를 찾아보았지만, 장비 없이 왕만두바위에 올라가는 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처음 홍콩에 갔을 때 가장 감명 깊었던 음식은 바로 딤섬이었다. 우리나라 만두처럼 생겼는데 만두라고 하지 않고 딤섬이라고 해서 이상했다. 그렇다고 중국 음식에 만두라는 개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 만두와는 조금 다르게 속이 없는 찐빵을 '만두(饅頭)'라고 부른다. 딤섬(點心)은 '가볍게 먹는 식사'를 총칭하는 개념으로, 만두류뿐 아니라 춘권, 볶음면, 찹쌀밥 등 다양한 음식들을 포함한다.
오리발바위
왕만두바위 앞에 있는, 오리 물갈퀴처럼 생긴 특이한 형태의 바위이다. '오리 물갈퀴 바위'라는 어려운 이름보다는 '오리발바위'가 한 번 듣고 기억하기 쉬울 것 같다. 오리발과는 조금 다르지만, 모노핀(Monofin)이라는 것이 있다.
말 그대로 바이핀(일반 오리발)과 대비되는 단어로, 모노핀은 두 발을 하나의 커다란 핀에 넣어 사용한다. 돌고래 꼬리의 움직임처럼 허리 근육을 기본으로 추진력을 내며, 바이핀보다 월등히 빠르다. 구소련에서 침투용으로 개발되었다는 설이 있듯이, 스노클을 입에 물고 잠수하면 물 밖에서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배가 빠르려면 길이가 길수록 유리하듯이, 수영은 키가 큰 사람에게 유리한 스포츠이다. 키 작은 나 같은 사람에게는 상당히 불리한 스포츠라 노력에 비해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그런데 모노핀은 내게 잘 맞았다. 당시 모노핀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이유도 있었지만, 대회에 나가 우승뿐 아니라 신기록도 많이 세웠다.
오르기도 힘든 계단인데 만들때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그렇네요. 다니기는해도 그런 생각은 못했네요. ㅎㅎ
바다 깊숙히 서식하는 고래가
산 능선에도 살고 있었내요^^
바다 속에 사는 진짜 고래를 보는 것과는 비교가 안되겠지만 고래바위도 위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