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북한산 비봉능선-7 사모(紗帽)바위, 침대(寢臺)바위

in #kr4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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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북한산 비봉능선-7 사모(紗帽)바위, 침대(寢臺)바위

오랜만에 오른 산에다 부상까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구기계곡 쪽으로 내려 갈까를 망설이던 중, Y가 사모바위와 통천문까지만 가자고 해 어쩔 수 없이 따라갔다. Y는 사모바위에 도착하자마자 당연하다는 듯 바위 위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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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예전에 한 번 올랐다가 곤욕을 치른 적이 있어 잠시 망설이고 있는데 올라가보라고 자극했다. 바위를 오를 때는 신발이 정말 중요하다. 예전에 거의 운동화 수준의 트레일러닝화를 신고 올라갔는데, 올라갈 때는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내려올 때가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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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표면이 매끄럽고 경사가 급해 미끄러질 것 같은 공포가 엄습했다. 중간에 오도 가도 못하고 진땀을 흘리고 있을 때, 40대로 보이는 한 남자가 튼튼한 릿지화로 내 발을 받쳐주어 간신히 내려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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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Y의 추천으로 구입한 캠프라인 릿지화를 신고 와 조금은 자신감이 있었다. 등산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는 신발이다. 특히 암벽이 많은 곳에서는 릿지화가 답이다. 무겁고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바위가 많은 북한산 같은 돌산에는 꼭 필요한 장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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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紗帽)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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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바위는 그 생김새가 마치 조선 시대 관리가 쓰던 사모와 매우 흡사해 붙여진 이름이다. 한편, 1968년 북한 무장공비들이 청와대 습격을 위해 침투했을 때 이 바위 아래에서 하룻밤을 보냈다고 해서 김신조 바위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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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위에는 슬픈 전설도 전해진다. 병자호란 당시 사랑하는 여인이 청나라로 끌려가자, 그녀를 그리워하던 한 남자가 북한산에 올라 청나라가 있는 북쪽을 바라보며 슬피 울다가 바위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사모'는 단순히 모자를 뜻하는 사모(紗帽)뿐만 아니라, 사랑하고 그리워한다는 의미의 사모(思慕)를 함께 담고 있다고 해석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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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寢臺)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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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위를 볼 때마다 '신이 우리에게 준 사명을 다하지 못한' 부담감을 느껴왔지만, 마땅한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방치했다. 하지만 오늘은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AI에게도 물어보고 오랜 고민 끝에 침대바위라는 새로운 이름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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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가끔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전혀 도움이 안 될 때도 많다. 이 바위 이름을 지어달랬더니 사모바위, 코바위, 해골바위, 도깨비바위, 구멍바위 등 전혀 엉뚱한 이름만 제시해 나의 고민을 더 깊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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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바위만 볼 때는 그 크기 가늠이 잘 안되었는데...
비교대상이 옆에 함께 있으니~
엄청 큰~ 바위라는 것이 느껴집니다!

예 그래서 사람이 들어가야 경치사진도 멋있어 보이고 웅장함도 살아 납니다.

병자호란 1636년, 어제 아이 역사책 보며 공부했던 부분이네요.ㅎㅎ
사진이 참 멋집니다. 정말 잘 찍으십니다.

감사합니다. 북한산에는 진흥왕 순수비, 북한산성을 위시해 역사적인 유적들이 많이 있습니다.

인물들어간 사모바위 멋지네요.

사람이 들어가야 경치사진도 멋있어요

@syskwl, what a fantastic post! The views from Bukhansan's Bibong Ridge are absolutely breathtaking, especially captured in your stunning photography. I particularly appreciated the narrative woven into your hike – the initial hesitation due to the injury, the gear discussion (ridge shoes are indeed essential!), and the history and legends surrounding the Sapo Rock. The story of the man who turned into stone while longing for his lover adds a layer of depth and emotion to the already impressive landscape. And your naming of the "Bed Rock" is quite creative.

Your post highlights not only the beauty of the mountain but also the importance of preparation and respect for nature. Thank you for sharing your adventure and insights! What other challenging hikes have you conquered, and what gear do you swear by for those terrains? I'd love to hear more from other readers in the comment section too!

사모바위는 걸작입니다.^^

걸작중의 걸작이죠.... ㅎㅎ

역시 등산도 장비 빨인가요?

사모 바위는 정말 그렇게 보이네요. ㅋㅋ

신발만 접착력 강한 릿지화 한컬레면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