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대통 모델 섭외? 함양 황석산 등반후기-3 황석산(黃石山)

운수대통 모델 섭외? 함양 황석산 등반후기-3 황석산(黃石山)

황석산의 경치가 좋았다면 굳이 모델이 없었더라도 멋진 사진이 나올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더욱이 그날 날씨도 우중충하여 좋은 사진에 대한 기대는 무리라 생각되었다. 그래서 모델이 더욱 절실히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풍경사진에 모델은 양념 같은 존재이다.

사람이 풍경 속에 있을 때, 보는 이로 하여금 은연중에 "나도 저곳에 가보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킨다고 한다. 그래서 여행 사진이나 축제 사진 공모전에서는 인물이 포함되지 않은 사진은 입상 자격에서 제외하는 경우도 있다.

버스에서 내려 P를 따라갔다. 그의 페이스는 상당히 빨랐다. 천천히 속도를 올리는 나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어느 정도 올라갔을 때, 나는 그녀의 페이스가 좋다는 칭찬과 함께 거절하기 어려운 멘트를 먼저 날리고 모델이 되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우리는 날머리에서 식사할 때까지 동반자가 되었다. 혼자 산에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외로움을 느끼거나, 취미가 같은 친구가 없거나, 페이스가 맞지 않아 혼자 오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이다.

P는 처음 보았을 때와는 달리 쾌활하고 말도 잘했다. 백화점 매니저로 일하고 있으며, 헬스, 수영, 등산 등 운동을 즐긴다고 했다. 탄탄한 허벅지와 엉덩이가 그 증거였다. 다만, 지구력은 조금 부족한지 후반으로 갈수록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

황석산(黃石山)

경상남도 함양군 안의면과 서하면의 경계에 있는 황석산은 해발 1,190m이다. 『세종실록지리지』에는 황석산의 위치와 석성이 기록되어 있으며, 『함양군지』에는 월봉산 남쪽에 있다고 기재되었다. 조선시대 군현지도에도 꾸준히 등장한다.

황석산은 남덕유산에서 뻗어 나온 산줄기인 월봉산-금원산 능선에서 거망산으로 이어지는 산세의 일부다. 정상에는 두 개의 바위 봉우리가 솟아 있는데, 특히 남봉은 뾰족한 피라미드 형태로 덕유산에서도 뚜렷하게 보인다. 황석산에서 발원하는 물줄기는 남계천으로 흘러들며, 거망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에는 억새밭이 펼쳐져 있다.

황석산 정상부에는 포곡식 산성인 황석산성이 자리하고 있다. 이 산성은 소백산맥을 가로지르는 육십령으로 통하는 요충지에 축조된 고려시대 성으로, 사적 제322호로 지정되었다. 정유재란 당시 왜군에 맞서 싸우다 황석산성이 함락되자 많은 이들이 순절했으며, 특히 황석산 북쪽 바위 벼랑은 당시 흘린 피로 붉게 물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