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격석(以卵擊石)
'달걀로 바위를 치다'는 뜻으로, 약한 힘으로 강한 것을 대적하려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경우를 비유하는 고사성어입니다. 이는 힘의 차이가 너무나도 분명하여 승산이 전혀 없는 싸움이나 시도를 일컬을 때 사용되죠. 이 고사성어는 고대 중국의 여러 문헌에 등장하며, 그만큼 오랫동안 사람들의 경험 속에서 체득된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기록 중 하나는 중국 전국시대 말기의 사상가인 묵자(墨子)의 저서 『묵자(墨子)』에 나옵니다. 묵자는 겸애(兼愛)와 비공(非攻)을 주장하며 전쟁을 반대했는데, 그의 사상을 설파하는 과정에서 이와 비슷한 비유를 사용했습니다. 강대국이 약소국을 침략하려는 불의를 비판하며, 약한 것을 가지고 강한 것을 대적하는 무모함을 지적할 때 쓰였죠.
또한, 『순자(荀子)』의 <의병(議兵)> 편에서도 이와 유사한 표현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순자는 제나라 군대가 약한 진나라 군대에게 패배한 것을 두고 "돌이 알을 쳤을 때, 알이 깨지지 않을 수 있는가(以石擊卵,而況有完卵乎)"라고 비유하며, 강한 힘으로 약한 것을 대적하는 것의 필연적인 결과를 강조했습니다. 이는 이란격석의 의미와 일맥상통하며, 약자가 강자를 상대로 무모하게 대결하는 것의 비참한 결말을 암시합니다.
이란격석은 물리적인 힘의 차이뿐만 아니라, 능력, 지위, 자원 등 다양한 측면에서 압도적인 차이가 있을 때 사용됩니다. 아무리 의지가 강하고 노력을 기울인다 해도, 애초에 승산이 없는 싸움에 뛰어드는 것은 결국 자신의 힘만 낭비하고 좌절할 뿐이라는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무모한 도전을 경계하고, 현실적인 상황 판단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고사성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