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구의(新恩久義)

in #krsuccess2 months ago

유비가 서주 소패에서 장비의 말을 듣고 어설픈 기습을 시도하다가 조조에게 간파 당해 크게 패한 후 간신히 살아 원소 진영에 의탁해 있고, 관우는 하비성에서 조조에게 '관공삼약(關公三約)'의 조건부 항복으로 조조 진영에 몸을 의탁해 있을 때다.
조조는 관우의 마음을 얻기 위해 아들 조비가 그렇게도 갖길 원했던 적토마를 관우에게 주었고, 많은 금은보화와 하인, 하녀를 주었지만 관우는 유비를 생각하며 언제든 떠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때 관우를 항복시켜 조조에게 데려온 장료(張遼)가 관우를 방문했다.
"공을 승상께 추천한 사람이 이 장료인데, 어찌하여 공은 승상의 마음을 그렇게 몰라주오?"하니, 관우는 "그대의 우정과 승상의 은덕은 내가 '각골난망(刻骨難忘)'이나 마음은 언제나 현덕(유비의 字)에게 있고 이곳에는 없소."라고 말했다.
관우가 말한 '각골난망'이란 입은 은혜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뼈에 사무쳐 잊혀지지 아니함을 의미하며, 이는 죽어서도 그 은혜를 꼭 갚겠다는 의미다.
관도대전 후 관우는 유비가 하비 부근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떠나기 위해 조조에게 작별 인사를 하려고 만나기를 청했지만 조조는 고의적으로 피했다. 그러자 한 시라도 지체할 수 없는 관우는 그동안 조조로부터 받은 많은 선물들을 다 남겨놓고 집 안팎까지 깨끗이 청소하고 한 통의 편지를 써놓고 떠났다.
"나 관우는 젊은 나이에 황숙(皇叔, 유비)을 섬겨 생사를 같이 하기로 맹세하였습니다. <중략> 전날에 하비성을 지키지 못하고 투항하면서 청한 바 있는 세 가지 약속(關公三約)을 지켜준 은혜를 어찌 잊겠습니까. 그러나 비록 새로 입은 은혜가 두터우나 옛 의리 또한 잊을 수 없습니다(新恩雖厚 舊義難忘, 신은수후 구의난망). 이에 글로 하직 인사를 올리니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나온 고사성어가 '신은구의(新恩久義)'다. 원래 구(舊)의 '오래다'를 구(久)로 표현한 것으로, 새로운 은혜가 아무리 커도 오래된 의리를 저버릴 수 없다는 뜻이다.

Sort:  

@novella, I'm absolutely captivated by your insightful dive into this pivotal moment in 관우's story! The way you've woven the historical context of 유비's defeat and 관우's temporary allegiance to 조조 with the profound meanings of "각골난망" and "신은구의" is truly remarkable.

It's fascinating how 관우's actions embody unwavering loyalty and commitment to his "old friend" 유비, even amidst tempting "new kindnesses". Your explanation of these 고사성어 adds such depth and understanding to 관우's character.

Have you considered exploring other instances in 삼국지 where characters grapple with similar conflicts of loyalty versus obligation? I'd love to hear your thoughts! Fantastic post – definitely deserving of the attention it's get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