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룡분이호(一龍分二虎)

in #krsuccess2 months ago

탁주(涿州) 외곽에 있는 도장(桃莊)에서 대대로 살아온 장비(張飛)는 돼지를 잡아 파는 일을 생업으로 하고 살았다.

어느 여름날 그는 돼지를 잡아 일부는 팔기로 하고 나머지는 우물에 넣어 보관했는데, 안심이 되지 않아 천 근이나 되는 바위로 덮은 뒤 누구든 그 바위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고기를 한 칼 공짜로 썰어 가도 좋다는 글을 팻말에 적어 놓았다.
어느날 녹두 자루를 짊어진 긴 수염의 사나이가 우물 곁을 지나가다 팻말을 보고는 바위를 옮긴 뒤 고기를 한 칼 썰어 갔다.
그가 바로 고향에서 백성을 괴롭히는 권문세가 사람들을 죽이고 탁주로 도망 온 관우(關羽)였다.
이 이야기를 들은 장비는 고기를 가져간 사람을 찾으러 시장에 갔다가 녹두를 팔고 있는 관우를 찾아내고는 녹두를 손에 쥐고 손 안에서 잘게 부수어 버렸다.
두 사람 사이에 언쟁이 벌어졌고 급기야 서로 치고받는 싸움이 벌어졌는데, 한참이 지나도 승패가 가려지지 않았다.
이때 짚신 장수인 유비(劉備)가 나타나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 두 손으로 장비와 관우를 갈라놓자 두 거한이 일시에 손을 멈추었다.
유비는 싸우는 이유를 물은 뒤, “천 근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영웅들이 고깃덩어리 때문에 싸워서야 되겠는가. 대장부는 나라와 백성을 편안하게 할 일을 생각하여야 한다.”고 말하며 지금 나라가 어지러우니 힘을 합쳐 큰일을 도모하자고 말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