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서칭상(倉舒秤象)

in #krsuccess2 months ago

조조에게는 여러 부인에게서 많은 자식을 두었다.

그 중에서 환부인의 소생인 조충은 어려서부터 아주 총명하였다.

특히, 억울한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인자함도 갖추어서 조조가 매우 좋아하고 칭찬하였다.

조조가 손권에게서 코끼리 한 마리를 선물로 받았는데 그 무게가 궁금하였다.

하지만 코끼리의 무게를 잴 만큼 커다란 저울이 없었다.

모두가 생각하지 못하고 있을 때 5살의 조충이 나섰다.

“코끼리를 큰 배에 태운 다음, 물이 올라온 흔적을 칼로 그어 두고, 표시만큼 돌을 실어 그 무게를 합하면 코끼리의 무게를 알 수 있습니다.”

조조는 물론 모두가 감탄하였다.

조조는 말을 무척 아꼈다.

그런 까닭에 값비싼 안장도 많았다.

그런데 쥐들이 가죽 안장을 갉아먹자, 이를 관리하는 책임자가 죽을 것을 두려워하였다.

조충이 그에게 3일만 기다리게 하고 주머니칼로 자신의 옷을 뚫었다.

실의에 빠진 모습으로 있자 조조가 그 까닭을 물었다.

“쥐들이 옷을 갉아먹으면 좋지 않은 일이 생긴다는데, 쥐들이 제 옷을 갉아먹었어요.”

조조가 그런 말은 터무니없는 말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켰다.

후에 말안장 책임자가 조조에게 보고를 하였다.

조조는 “자식의 옷조차도 그리 되었는데 창고에 둔 말안장이야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라며 용서하였다.

조충의 자는 창서이다.

총명하고 인자한 조충은 208년에 13살의 나이로 요절하였다.

조조는 다른 자식들에게 ‘조충의 죽음이 나에게는 불행이지만 너희들에게는 행운이다’고 하였다.

조비도 황제에 오르고 나서, ‘조충이 일찍 죽지 않았다면 나는 이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