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엄마가 / 오늘 엄마가
<이방인> 알베르 카뮈.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였을까. 모르겠다. - 김예령 옮김. 열린책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모르겠다. - 김화영 옮김.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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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방인’의 첫 문장이 생각나는 날이었다. ‘엄마’의 죽음을 봐서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는 ‘엄마’가 있고, 대부분은 ‘엄마’의 죽음을 겪게 된다. 내가 내 의지로 태어나지 않은 것처럼 그렇게. 겪게 ‘된다’.
만약 ‘이방인’의 첫 문장이 ‘오늘 아빠가 죽었다’였더라면 이렇게까지 건조한 느낌을 만들어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두 번역 중 김화영의 문장이 더 건조하다. 단지 쉼표 하나와 ‘였을까’ 세 글자가 빠진 것만으로도 화자의 성격이 바뀐 것만 같다.
몇 년 전, 엄마가 ‘이방인’를 다시 읽다가 내가 생각났다고 말한 적이 있다. 주인공 뫼르소의 차갑고 건조한 성격이 나와 닮았다고. 엄마의 말에 동의.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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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ccessgr.with (74) 9 days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