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병의 이야기(2)

<세계전투사를 바꾼 6.25 춘천전투 3일(1)>

포병제16대대는 춘천시 소양강 건너서 3~400m 북쪽으로 우두동(1080번지)에 일제 강점기 때 제사공장 자리라 하는데, 허름한 2층 건물(반동)을 본부 사무실로 쓰고 그 주변 공지에 본부중대를 비롯해서 4개 포대의 24인용 천막을 각각치고 사무실 교육 강의실과 분대용 기거 생활을 하였다. 주둔부대의 준변은 소양강이 흐리고, 이 넓은 강은 북쪽(화천읍)과 "춘천호" 동쪽에서(양구, 인제)부터 흘러내려온 물로 강을 이룬 것이다.

흡사 호수와 같기도 하여 호반도시의 춘천이라 하기도 한다. 강물 중간쯤에 모래가 쌓여 섬이 생겼으며 "上中島(상중도)", "下中島(하중도)" "가래모기늪"지대라 하며 "눈늪 나루터" "눈늪" 등 지역명칭에 늪字가 곳곳에 있다. 평소 때는 "호수"이다.

장맛비가 없을 때는 풀이 솟아나서 푸른 늪지대라 하기도 한다. "푸른 벌판" 같이 곳곳의 마을을 "늪"(沼 ~ 소)의 이름을 따서 붙이고 있다. 어떻게 보면 푸른 잔디밭 같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리 지형 상으로 맞지 않는다. "인제, 양구" 사이에 있는 펀치뽈 분지와 다른 수백, 수천년의 지세이다. 보통의 강가의 모래사장과는 다르다는 "늪"字가 경고의 뜻이 담겨 있다. 수백, 수천 년 내려온 지세이지만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이 늪지대가 세상에 천연요새로 , 이 "늪"지대가 연일 마른날이 되면 푸른 풀밭으로 보인다.

노병의 기록에 한자가 섞여 있고, 문법은 다소 상이한 것도 있지만 그대로 기록한다. 한자는 한글로 기록하되 문맥상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글자는 한자를 그대로 기록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원본의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앞으로 이런 원칙을 가지고 노병의 수기를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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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tree, 정말 흥미로운 글입니다! 6.25 춘천 전투의 배경이 된 지형, 특히 소양강 주변의 늪지대에 대한 상세한 묘사가 인상적이네요. 마치 눈앞에 펼쳐지는 듯합니다.

전투의 역사적 중요성과 함께 잘 알려지지 않은 지리적 요소를 조명하여 전투의 입체적인 이해를 돕는 점이 돋보입니다. 특히 노병의 기록을 가능한 한 원본 그대로 살리려는 노력 덕분에 당시의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앞으로 연재될 노병의 수기가 더욱 기대됩니다.

이 글을 읽으신 다른 분들도 춘천 전투에 대한 생각이나 경험을 자유롭게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혹시 춘천 지역에 대해 아시는 분이 있다면, 이 늪지대에 대한 추가 정보도 공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