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9-12 바뀐 세상, 재벌3세경영인의 전략적 판단 미스와 이재명의 매국적 협상
이재명이 트럼프와 망국적이자 매국적 협상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 이후 미국에서 공장을 만들던 한국 직원들이 모두 불법체류자로 잡혀서 추방되다시피했다. 추방이냐 자진출국이냐 하는 구분자체는 무의미하다. 문제가 생기면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원인을 먼저 규명해야 한다.
필자는 이재명이 매국적 협상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매국적 협상이 오롯이 이재명만의 책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국인 직원의 체포와 구금 그리고 추방에 이르는 과정에서 왜 이런 사태가 발생했을까를 생각해보았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한국인 직원의 체포와 구금 그리고 추방에 대해 이재명 정권을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 미국의 트럼프 정권이 이재명의 매국적 협상에도 불구하고 이런 짓을 저질렀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미국이 왜 이런 짓을 저질렀나를 두고 한국기업의 잘못된 관행 운운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최근 뉴스를 보면 합법적인 비자를 받고 일을 하던 사람도 모조리 같이 잡혀 들어갔다고 한다. 미국의 변호사도 한국 직원들이 왜 잡혀왔느냐고 도로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 이번 사태를 한국 기업의 잘못된 관행으로 보는 것도 그리 옳은 설명은 아닌 것 같다. 물론 한국 기업의 관행에 잘못이 없었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는데 대만의 경우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 같다. 대만은 한국과 일본과 같은 굴욕적인 협상을 하지 않았고 미국에 추가로 투자하는 것보다 한국이나 일본의 15%보다 더 높은 20% 관세를 부과당하는 선택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만의 선택이 훨씬 더 옳았다는 생각이 든다. 대만이 그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아마도 대만이 미국에 TSMC 공장을 건설하면서 미국에 추가적인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 사실상 도움도 되지 않으며, 어차피 미국은 대만의 TSMC칩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도 작용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대만이 협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이유는 좀 더 살펴보아야 할 것같다.
각설하고 필자는 현대와 엘지엔솔 등 한국의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는 결정을 한 것도 이재명이 매국적 협상을 하게된 이유중의 하나가 아닌가 하는 추정을 하고 있다. 물론 필자는 이재명이 매국적 협상을 한 가장 큰 이유가 그의 취약한 권력 기반, 사법리스크 등과 같은 위험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필자가 이번에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한국의 재벌 기업은 바이든 당시부터 상당한 대미투자를 했는데 과연 그것이 합리적인 결정인가 하는 것을 따져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바이든이 chip4 동맹을 주장하면서 보조금으로 미국에 공장을 지으라고 했을때, 한국의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앞다투어 미국에 공장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자는 재벌기업들의 이런 결정에 재벌 3세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현대, 삼성, 엘지 모두 재벌 3세경영을 하고 있다. SK의 최태원도 3세 경영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바이든 당시 보조금을 받고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던 최고 책임자가 모두 3세경영인라라는 사실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이들의 주요 공통점은 미국과 매우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 가서 유학을 했고 영어도 능통하게 구사한다. 필자가 듣기로는 매일 financial times를 읽고 임원들에게 내용을 물어보기도 한다고 한다. 필자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이들이 너무 지나치게 미국에 친화적이고 그로 인해 바이든 당시 미국 투자에 적극적인 결심을 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만일 재벌기업들의 창업자였다면 과연 3세경영인과 같은 결심을 했을까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필자는 재벌 3세 경영인의 미국 투자 결정은 전략적인 실패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투자를 실패라고 하는 것은 어폐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미국에 전기차 공장을 만들고 밧테리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전략적인 오판이라고 본다.
미국에서 전기차는 당분간 주류가 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이미 전기차분야에서 중국에 한참 뒤져있다. 지금 전기차에 뛰어들면 미국은 중국에 완전하게 뒤쳐진다. 미국이 전기차 사업을 육성하는 것은 중국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트럼프가 전기차에 관심을 두지 않은 것은 당연한 선택이 아닐까? 미국과 중국이 서로 적대적인 관계로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밧테리 기업들이 미국에서 제대로 부품과 자재를 공급받을 수 있을까? 밧테리 제조에 필요한 상당부분이 중국으로부터 들어온다고 알고 있다. 중국이 미국에 수출을 통제하면 어떻게 되나?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나빠질 가능성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앞으로 미국에 밧테리 공장을 완공한다고해도 중국이 재료를 제대로 공급해주지 않으면 공장은 가동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필자가 공급망의 상황을 제대로 잘 모르니 어설픈 이야기를 하는 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는 바이든의 Chip4동맹과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는 문제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다만 삼성의 파운드리 공장은 미국으로 가는 수밖에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파운드리 반도체를 주문받으려면 미국으로 직접 진출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TSMC에 뒤진 상성이 파운드리 분야에서 선택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방책의 하나였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필자는 이재명의 친미적 협상을 하게된 배경에는 이미 전 정권에서시작된 한국재벌 3세경연인들의 엄청난 규모의 미국투자 결정이 상당부분 영향을 미쳤지 않았나 하는 평가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는 말이다.
3세 경영인들의 이런 전략적 판단을 하는데 있어서 너무 성급했고 국제정세의 변화와 지정학적 위험 요소같은 것들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는 것이다. 그들 대부분이 미국에서 공부를 오랫동안 했으니, 자신이 미국을 가장 잘안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컸을 것이다. 당연히 그들은 미국이 영원할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고, 그런 균형이 잡히지 않은 지적배경이 잘못된 전략적 판단을 하게 하지 않았나 한다는 것이다.
3세경영인들은 창업자들이 왜 '기업보국'과 같은 주장을 했는지 잘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 같다. 미국의 자본이라면 국경을 마음껏 넘나들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미국은 초강대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의 기업은 미국의 기업과는 다르다. 한국의 기업은 미국의 기업처럼 국가와 정부로부터 제대로된 보호를 받기 어렵다. 특히 미국과 같이 한국보다 압도적인 우위에 있는 국가로 진출할때는 매우 조심해야 한다. 한국 기업의 상당수는 중국에 진출해서도 많이 털렸다. 지금 미국에 진출하지만, 이런 기업들은 중국에서 털린 것보다 더 철저하게 털릴 가능성이 높다고하겠다.
필자는 트럼프와 미국 자본이 호시탐탐 미국에 투자하는 외국기업과 공장을 어떻게 훔쳐갈까를 노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라고? 그렇게 생각하면 미국은 물론이고 자본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내에서 재벌기업들은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기업을 통채로 삼키는 경우가 많았다. 그것은 그런 조그만 기업들이 국가와 정부의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기업들이 미국에 들어가면 제아무리 현대, 삼성, SK, 엘지라고 하더라도 별 힘이 없다. 미국 정권, 미국 자본에 의해 요리당하기 딱 좋은 상대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제대로 공장이 돌아가고 노하우가 전수되면 그때 한국기업이 세운공장은 모두 미국 자본의 손으로 넘어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앞으로 미국에 가는 기업은 한국 정부의 보호를 기대해서는 곤란하다. 시대가 변했다. 이제는 먼저 먹는 놈이 임자가 되는 세상이 왔다. 한국이 미국에 세운 공장은 모두 약탈과 수탈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필자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앞으로는 과거의 원리와 원칙 그리고 관행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이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