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9-13 이상하게 돌아가는 한미관세협상, 이재명은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한미간 관세협상을 둘러싸고 묘한 분위기가 전개되고 있는 것 같다. 최근 발생한 일들을 한번 정리해보자
1 미국은 공장을 만들고 있던 현대자동차와 엘지 엔솔등에서 한국 직원 300여명을 체포했다.
2 이재명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관세협상에 대해 불리한 서명은 하지 않겠다며 여전히 한미간 협상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3500억 달러 투자에 대한 문제 때문이다.
미국은 한국이 제공하기로 한 3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직접 투자할 것을 요구하면서 3500억 달러 투자에 따른 수익 배분 방식도 ▶투자 원금이 회수되기 전까진 10%를 미국이, 90%를 한국이 각각 가져가되 ▶원금 회수 이후부턴 미국이 90%, 한국이 10%를 각각 가져가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3 미국 상무장관 하워드 러트닉은 한미간 합의를 수용하거나 관세를 더 내거나 하라고 압박했다.
4 주한미군의 감축과 관련한 언급들이 나오고 있다. 주한미군사령관겸 연합사령관 브런슨은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역량'이라고 밝혔다. 미 합참차장 후보 크리스토퍼 마호니도 같은 말을 했다. 이것은 미국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분명하게 밝힌 것이다.
5 안보실장 위성락은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에 의미있는 진전이 있다고 발언했다. 사용후 재처리과 우라늄 농축 권한을 더 갖는 방향으로 의견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발생하고 있는 일들을 정리해보면, 미국이 한국에게 불리한 조건의 협상을 강요하기 위해 미국에서 한국인 직원을 체포구금했다는 평가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미국이 한국인 직원들을 석방한 것은 한국내에서 급격하게 악화되어 가는 여론 때문이 아닌가 한다.
미국은 채찍과 당근을 모두 동원해서 이재명 정권이 합의에 서명할 것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채찍은 한국에서 주한미군 규모를 감축한다는 것이고, 당근은 위성락이 말한 것처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및 우라늄 농축 권한을 더 갖는 것이 아닌가 한다.
주한미군 규모를 감축하는 것은 이미 정해진 미국의 정책이지만 이 시점에서 한국내 친미세력에게 압박을 가해 이재명 정권에게 부담을 주는 요소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위성락이 밝힌 원자력 협정 개정 문제는 양면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이재명 정권에게 관세협상을 서명하는 댓가로 주는 당근의 성격이 있지만, 미국이 조선의 핵무장을 인정하기 위해 한반도 비핵화 주장을 포기하기 위한 사전준비의 측면도 지니고 있다. 노태우 정권 당시 한반도비핵화 선언을 하면서 한국은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에 대한 권한을 포기했다.
위성락이 말한 내용이 한미간 원자력 협정을 개정할 내용인지 아니면 한반도비핵화 선언 포기에 따른 당연한 수순인지는 모르겠다. 위성락의 발언을 보면 미국은 조선핵인정을 조건으로 김정은-트럼프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이재명 정권은 다시 한번 미국에게 뒤통수를 맞게 될 것이다. 위성락은 철저하게 미국의 도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지금의 상황을 보면 한미정상회담으로 관세문제가 완전하게 정리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당시 언론은 한미간 정상회담이후에 아무 합의 문서도 없었다고 비판을 했는데 지금 보면 그때 서명했으면 큰일 날뻔했다. 당시 이재명 정권은 트럼프와 정상회담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는데 지금 보면 사실상 아무런 실질적 합의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권이 정상회담을 성공적이라고 자평한 것은 한국내 뿌리깊은 친미세력의 반응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보면 한국은 대중이 타락한 것이라고 하겠다.
이재명 정권이 합의 문서에 서명하지 않았도 이재명 본인도 유리하지 않은 문서에 서명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힌 것을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재명이 이런 입장을 밝힌 것은 격앙된 반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미국이 한국인 직원을 체포한 것이 역작용을 일으킨 것 같다. 이재명 정권을 압박하기 보다는 한국내 여론만 악화시키고 말았다.
지금의 상황을 보면 협상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도 될 것같다. 이재명 정권은 왜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되었는가를 다시 한번 반성해 보아야 할 것이다. 어떤 협상이든 자기만의 카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재명 정권이 미국과 불리한 협상을 하게 된 것은 트럼프에게 양보를 강요할만한 카드를 가지고 있지 못했고 그것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이재명은 원점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일단 협상 실패에 책임을 물어 위성락을 즉각 경질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조선과 즉각 협상을 시작해서 남북간 적대적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대통령 차원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이 문제는 이재명 본인이 직접 나서야 한다.
한국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는 한반도 안보의 한국화를 선언하는 일이다. 우선 남북간 통행과정에서 유엔사의 승인권한을 한국군으로 넘겨야 한다. 그 이후 남북간 적대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원칙과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당연히 전작권은 환수하고 연합사는 해체한다고 주장해야 한다. 한국이 자신의 안보를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으면 이재명이 가질 수 있는 카드는 없다. 한국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한국의 대중들이 주체적이고 자주적인 의식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은 내란재판부의 설치와 관련한 내용에 대해서는 매우 조심해서 접근해야 한다. 현재 이재명은 여전히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다. 재판이 중단되었다고 해서 완전하게 없어진 것은 아니다. 언제 어떻게 상황이 변해서 갑자기 사법부가 이재명 재판을 재개할지도 모른다. 이재명은 그런 가능성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 내란 재판부가 아니라도 이미 윤석열과 그 세력들은 몰락했다. 현재의 사법부를 대법원장이 움직인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그 뒤에 어떤 힘이 작용을 할지 알 수 없다.
이재명이 자신의 안위를 걱정한다면 지금의 상황을 매우 현명하고 조심스럽게 헤쳐나가야 할 것이다. 이재명은 자신의 성과로 안위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더불어민주당 당내에서 김어준과 정청래와 같은 위험분자들의 준동은 매우 위험하다. 이재명이 당을 확고하게 장악하지 못하면 박근혜와 같은 처지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재명 정권이 미국의 요구대로 3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미국에 투자하는 것은 이재명이 매국적 정치인이 되어 스스로 자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국 기업이 앞으로 수십년간 미국에서 공장을 돌려도 3500억 달러 원금을 가져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이번 한국인 직원 체포구금 사건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미국에 짓고 있는 한국 공장들은 언제든지 미국정부와 자본에게 뺏길 수 있다. 보조금으로 회사 지분을 달라고 하고 그말을 듣지 않으면 공장을 차압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항상 생각해야 한다. 지금의 미국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처지다.
더 이상 미국에 투자를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차라리 관세를 두들겨 맞는 것이 낫다. 다른 길을 찾으면 된다. 예전의 미국은 세계였으나, 지금의 미국은 지역에 불과하다.
한미간 협상을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점이 다행스럽다. 이재명이 살려면 우선 위성락부터 내쳐야 할 것이다.
@section-0, 흥미로운 분석글 감사합니다! 한미간 관세 협상을 둘러싼 복잡한 상황을 명쾌하게 정리해주셨네요. 특히 최근 미국 내 한국 직원 체포 및 구금, 3500억 달러 투자 조건, 주한미군 감축 관련 언급 등 일련의 사건들을 연결하여 미국 측의 압박 의도를 분석한 점이 돋보입니다.
이재명 정부가 불리한 조건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은 다행이지만, 앞으로 협상 과정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위성락 안보실장의 경질, 남북 관계 개선 등 한국이 주도적으로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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