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9-3 시작이나 과정이 아니라 결과로서의 국제정치적 변화와 미국과 서구의 몰락

국제정치상황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현재의 국제정치질서 변화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미국과 서방이 500년간 주도하던 국제정치질서가 무너지고 그들에게 노예생활을 하던 국가들이 역사의 주역이 된다는 것이다. 원래 역사란 주인이 노예가 되고, 노예가 주인이 되는 법이다. 현재 국제정치의 변화에서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변화가 시작이나 과정이 아니라 이미 결과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돌이키기 어렵다.

그동안 미국 패권의 동향에 대해 약화와 붕괴라는 용어를 혼재해서 사용했다. 이번 상하이정상회담과 중국전승절행사를 기해 앞으로 미국패권의 약화라는 용어보다 미국패권의 붕괴라는 용어가 현재 미국이 처한 상황을 더 잘 묘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패권은 약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붕괴해버렸다. 앞으로 미국은 과거와 같은 위상을 차지하지 못할 것이다. 미국이 이렇게 된 것은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국가의 도전때문이 아니다. 미국과 서방이 지니고 있는 내재적인 문제를 스스로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내부모순의 해결에 실패했기 때문에 미국은 몰락한 것이다.

미국의 몰락은 서구 자본주의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자본이 무제한적 자유를 누리는 정치제도와 체제는 더 이상 존속하기 어렵게 될 가능성이 많다. 이런 역사적 경향은 매우 강력한 힘을 지니는 경우가 많다. 그 어떤 국가에서 그 어떤 자본도 이런 경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그것이 역사진행의 힘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미국 패권이 몰락했다고 단언하는 것은 영국, 프랑스 독일이 모두 경제위기에 봉착한 작금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지금 영국과 프랑스는 IMF 구제금융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UN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과 프랑스가 IMF 구제금융을 받아야 하는 3류국가로 전락한 것이다. 앞으로 영국과 프랑스가 어떤 길을 걸어갈지는 쉽게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보면 영국과 프랑스는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과거 개발도상국들이 겪었던 상황 혹은 그것보다 더 혹독한 결과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영국과 프랑스의 공공자산은 민영화되어 팔려나갈 것이고, 그것은 미국의 월스트리트가 값싸게 매입할 것이다. 소위 영국과 프랑스는 양털깍기를 당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영국과 프랑스는 자신들이 양털깍기 신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양털깍기를 했지 양털까기 당하는 신세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심리적 파급효과도 엄청나게 클 것이다.

이런 상황은 독일도 다르지 않다. 독일은 이미 0% 혹은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 독일은 그나마 견디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더 이상 버티기가 어려울 것이다. 독일의 입장에서 볼때 우크라이나가 빨리 전쟁에서 패배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그런 자비를 베풀어 줄 것 같지는 않다. 필자가 전쟁초기부터 관찰한 바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서 유럽국가들의 경제가 파탄에 이르게 되는 상황도 미리 구상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시간을 조금만 더 끌면 독일 경제도 파탄에 이르게 될것이다.

전쟁이 끝난다고 해서 독일이 과거와 같은 영광을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독일의 자리는 이미 중국이 차지해 버렸다. 중국은 독일과 서유럽에게 가던 러시아 천연가스의 상당부분을 수용하고 있다. 중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값싼 에너지를 이용하여 막대한 산업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그 어떤 경우도 중국 산업생산의 독주를 막을 길이 없다. 미국과 유럽은 스스로 자살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미국이 영국, 프랑스 그리고 독일을 대상으로 양털깍기를 한다고 해서 과거의 지배적인 위치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미국이 지금과 같은 제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제국을 받쳐주던 봉신국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유럽은 봉신국가에서 이탈할 것이다. 이미 유럽에는 민족주의 계열 정당들이 압도하고 있다. 유럽의 민족주의는 매우 배타적이고 과격하다. 그들의 민족주의적 성향은 동아시아의 민족주의와 다른 성향을 띠고 있다. 유럽국가들은 자신들이 붕괴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으로 미국을 지목할 수밖에 없다. 시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유럽국가들은 미국의 지배와 영향력에서 이탈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500년동안 존속해오던 미국과 서방의 자본주의 체제가 바야흐로 붕괴하는 상황을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은 왜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었을까? 매우 분명한 원인이 있다. 이들 서유럽 국가들의 정치지도자들이 매국적인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의 정치인들은 모두 미국 자본의 조종을 받는 꼭두각시나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자국과 자국인민의 이익과 전혀 상관없고 오히려 반하는 정치적 결정을 해왔던 것이다. 이런 누적된 자기배반이 결국은 서유럽의 붕괴와 몰락이라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걱정되는 것은 한국도 이런 경향에서 전혀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재명과 그를 뒤받침하고 있던 소위 주사파 계열의 인물들이 말로는 반미를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친미를 넘어 종미적 경향을 띠는 것은 물론이고 반북적인 성향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수차례에 걸쳐 언급한 바 있다. 최근 미국과 관세협상 그리고 동맹현대화 문제 및 국방비 증액과 미국무기 도입과 같은 일들은 이재명과 소위 주사파 세력들이 매국적 행위를 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과 윤석열은 둘이 아니고 하나라고 해도 틀리지 않은 것이다.

여전히 개딸들은 이재명 만세를 부르고 있지만, 한국도 지금처럼 하다가는 영국과 프랑스 신세가 될 날이 멀지 않았다. 필자는 한국의 현 정치세력이 이런 상황에서 탈피할 그 어떤 능력과 의지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민족 그리고 인민만 바라보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타나야 한다. 세상의 문법이 바뀌었는데 현재 한국은 여전히 과거의 죽은 문법만 공부하는 것 같다.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각성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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