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21 이란-이스라엘 전략상황 평가, 전쟁 7일차
이란-이스라엘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아직 단정적으로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미국의 이란에 대한 군사개입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인 것 같다. 현재 상황은 미국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전개되고 있다. 미국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충돌을 중단하도록 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지만 이란은 미국의 의도와 정반대로 이스라엘과의 군사충돌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관련 사실은 크게 두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 첫째는 트럼프가 군사개입을 2주간 지연한다고 말한 것이다. 트럼프의 군사개입 연기조치는 사실상 이란에 대한 공격을 포기한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트럼프는 3차례에 걸친 국가안보회의를 개최했다. 미국 국내 여론도 부정적이다. 트럼프가 이런 상황에서 군사행동을 했다가 완벽하게 성공하지 못하면 정권을 유지하기도 어려울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지금 트럼프는 이란 문제가 아니라 자기 정권의 안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두번째는 이란과 유럽3국의 협상이다. 20일 영국, 독일, 프랑스 3국 외무장관은 제네바에서 협상을 가졌다. 유럽국가의 제안은 3.67%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되 이란은 핵무기 개발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럽의 제안은 그동안 이란이 미국에게 했던 이야기다. 유럽3국이 이란과 협상을 가진 것은 미국의 요구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높다. 유럽 3국이 미국의 의도와 상반되는 협상을 할수는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란이 유럽3국의 제안을 거부한 것이다. 이란이 유럽국가들의 제안을 거부한 것이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전체 핵무기고를 해체하고 핵무기를 포기할 경우에만 우라늄 3.67% 농축 제한을 받아 들이겠다고 말한 것이다. 게다가 이번에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공격을 전쟁범죄로 규정하고 이스라엘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책임을 질 때까지 계속해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힌 것이다. 전쟁의 정당성은 이란에게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행동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힘에 따라 미국의 입장은 복잡해졌다. 그대로 두면 이스라엘은 이란에게 무방비로 두들겨맞는다. 이스라엘이 무제한으로 이란의 미사일을 막아낼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 언론은 앞으로 이스라엘의 대공미사일 재고가 1주일분밖에 남지 않았다고 하지만, 이미 이스라엘은 이란에게 사실상 무방비로 두들겨 맞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이스라엘로 날아오는 이란의 미사일을 대신 막아주는 것밖에 없다. 그런데 그것도 한계가 있다. 미국의 대공미사일 재고도 충분하지 않다. 미국이 이스라엘을 막아주다가 대공미사일을 소진해버리면 미국 항모전단도 무력화된다. 빈대잡다가 초가집태우는 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상황의 주도권은 완전하게 이란에게 넘어가고 만 것이다. 지금의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은 이스라엘이 네타냐후를 퇴진시키고 새로운 정치지도부를 구성해서 이란과 협상을 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래도 이스라엘은 이란에게 상당한 댓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이란은 가자문제의 해결을 요구하거나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미군기지의 철군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는 서아시아정책을 완전하게 실패한 것이다.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마구 사용하면 이런 경우를 겪게 된다. 트럼트가 이런 일을 겪는 것은 비지니스와 국제정치의 차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내에서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대한 보도와 유튜브 방송을 보면서 매우 우려된다. 지난번 우크라이나 전쟁과 똑 같은 과오를 범하고 있다. 사실을 보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사실로 착각해버리는 사람들이 혹세무민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걸러내야 하는데 한국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 국제정치는 사이다 마시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