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공부 #6

in #philosophylast month

가족공동체의 의미

오늘날 우리는 '가족'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세는 거침이 없고, 다양한 형태의 공동체가 등장하며, 심지어는 가족 해체라는 다소 섬뜩한 단어까지 일상에서 오르내린다. 무한경쟁을 유도하는 신자유주의의 확장과 개인주의의 심화는 과거 가족이 담당하던 많은 책임들을 사회, 시장, 국가로 이전시키고 있다. 가족의 역할은 이제 고단한 삶의 '심리적 안락함'을 제공하거나 '소비 만족'을 채워주는 역할로 축소되는 경향마저 보인다. 이 현상은 현재 우리 사회가 살아가는 방식을 여실히 설명해주고 있다.

나 또한 현재 가족이라는 틀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아버지로서 이러한 변화가 걱정스럽고 불안하다. 우리아이들이 살아가야할 세상은 가족 공동체의 해체가 점점 가속화되고 개인주의가 확장될 것이라는 예측은 어쩌면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미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현재 과도기에 서 있는 듯한 복잡한 심경을 감출 수 없다. 그렇다면 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 그리고 가족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죄수의 딜레마'라는 게임 이론이 있다. 죄수의 딜레마는 두 개인이 각자의 이익만을 좇으면 결국 둘 다에게 좋지 않은 결과가 초래되지만, 서로 협력하면 훨씬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일반적인 집단에서는 신뢰와 소통이 부족하여 비합리적인 결과와 더불어 큰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기 쉽다. 하지만 가족은 다르다. 가족 구성원은 혈연과 오랜 시간 함께하며 쌓아온 정서적 유대를 기반으로, 외부의 불특정 다수 집단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한 '신뢰' 기반을 가진다.

가족 내의 깊은 신뢰는 구성원들이 '나' 개인의 선택보다는 '우리' 모두를 위한 더 좋은 선택, 즉 최적의 협력적 결과를 지향하게 만든다. 또한, 죄수의 딜레마 속 죄수들처럼 서로 대화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 가족구성원은 끊임없이 '소통'할 수 있는 최적의 공동체이다. 솔직한 대화, 감정의 공유, 서로의 필요에 대한 이해는 오해를 줄이고, 갈등을 조정하며,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모으게 한다. 이것은 '공감'을 기반으로 하는 '사랑'을 키우는 핵심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이러한 신뢰와 소통은 한 사회 철학자가 주장한 '사랑의 인정 경험'과 깊이 연결된다. 가족 안에서 주어지는 무조건적인 사랑과 인정은 개인이 스스로를 믿고 존중하는 '자기신뢰'를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그리고 이 자기신뢰야말로 개인이 삶의 어려움에 맞서고,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며, 궁극적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자기실현'의 출발점이다. 가족이 단순히 경제적인 단위나 심리적 휴식처를 넘어, 구성원 각자의 자아를 건강하게 성장시키는 '인륜적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결론적으로, 가족의 외형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축소될지라도, 그 내면의 질적인 관계는 오히려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가족은 더 이상 사회의 많은 기능을 담당하기는 어렵더라도,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와 끊임없는 '소통'을 바탕으로 '사랑'을 키워나가는 인륜적 공동체로서의 역할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오히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가족은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개개인이 삶의 안정을 찾고, 자기 신뢰를 구축하며, 궁극적으로 행복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보금자리가 될 것이다. 비단 우리 가족의 행복을 넘어, 더 넓은 사회 공동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굳건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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