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의 태교>
---오 창 현---
어머니는 제주 해녀였다
어머니는 붉은 꽃잎 펴 나를 꿈꾸던 날에도
나를 세상 밖으로 몽긋이 내밀던 날에도
어머니는 물질을 하셨다
나의 첫 교과서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물결의 출렁임과
깊게 내뱉던 어머니의 숨비소리
그게 어머니의 가르침이고
바다의 첫 가르침이었다
세상에 나와 많은 것을 배웠지만
그때처럼 따스하지 않다
어머니의 자궁처럼 편안하지 않다
어머니 손 잡고 저녁 바다에 선 날
벌겋게 달아오르던 숨결 거기 있었다
나에게 일러주던 숨비소리
달빛 아래 아늑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