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와도 젖는 자는
<비가 와도 젖는 자는>
---오 규 원---
강가에서
그대와 나는 비를 멈출 수 없어
대신 추녀 밑에 멈추었었다.
그 후 그 자리에 머물고 싶어
다시 한 번 멈추었었다.
비가온다, 비가 와도
강은 젖지 않는다.
나를 젖게 해 놓고, 내 안에서
그대 안으로 젖지 않고 옮겨가는
시간은
우리가 떠난 뒤에는
비 사이로 혼자 들판을 가리라.
혼자 가리라, 강물은 흘러가면서
이 여름을 언덕 위로 부채질해 보낸다.
날려가다가 언덕 나무에 걸린
여름의 옷 한 자락도 잠시만 머문다.
어족은 강을 거슬러 올라
하늘이 닿은 지점에서 일단 멈춘다.
나무, 번뇌, 날짐승 이런 이름 속에
얼마 쉰 뒤
스스로 그 이름이 되어 강을 떠난다.
비가온다, 비가와도
젖은 자는 다시 젖지 않는다.
AI에게 물어봐야겠어요...이 시의 느낌을요...ㅋㅋㅋ
물어도, 그냥 느끼셔도 좋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