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in #steemzzang19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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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고 영 민---

그리고 9월이 왔다

산구절초의 아홉 마디 위에 꽃이 사뿐히

얹혀져 있었다

수로를 따라 물이 반짝이며 흘러갔다

부질없는 짓이겠지만

누군지 모를 당신들 생각으로

꼬박 하루를 다 보냈다

햇살 곳곳에 어제 없던 그늘이 박혀 있었다

이맘때부터 왜 물은 깊어질까

산은 멀어지고 생각은 더 골똘해지고

돌의 맥박은 빨라질까

왕버들 아래 무심히 앉아 더 어두워지길 기다렸다 이윽고

저녁이 와

내 손끝 검은 심지에 불을 붙이자

환하게 빛났다

자꾸만 입안에 침이 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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