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 나그네>
---문 현 미---
바람결에 언뜻
눈물 없는 소리 울음을 들은 적 있는가
흩어졌다 다시 몰려 쌓이는
수천 겹 바람의 지층
얼마나 가파른 어둠의 협곡을 넘어왔을까
쏴아- 쏴아- 아우성치며 온몸으로 휘몰아 가는
선천성 유목의 날개 아래
사무치게 날카로운 시간이 스쳐 지나간다
있는 듯 없는 듯 허공의 벼랑을 오르내리며
투명의 눈동자를 수직으로 지향하는
무한 공중의 거대한 자유여, 힘이여
무게가 무게로 느껴지지 않는 속도로
화엄 산맥을 넘나드는
천의 얼굴을 지닌
무소유

바람나그네... 제목부터가 범상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