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방울의 찬란

in #steemzzang18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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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방울의 찬란>

---문 현 미---

내 속의 마른 뼈들이 서걱거린다
바람 몰아칠 때나 세찬 비 가슴을 두드릴 때나
햇볕의 민낯이 눈부신 날이든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 실금이 간 뼛조각들을 모아서
조심조심 날카로운 속도로 맞추어 본다

초록 그늘 울창한 나무로 서 있다가
침묵으로 말 건네는 바위로 덩그러니 앉아 있다가
흔들리며 떠 있는 조각배로 흐르다가
기억들의 창가에 아른 거리는 빛의 잔영마저
간간이 마음 우물로 고여 드는 때,
두레박 줄 깊이 내려 물 한 자락 길어 올린다

몇 모금 생수의 갈증으로 생기를 찾고
새로운 피를 받은 뼈들이 하늘을 향해
날개 펼치는 소리가 푸른 속도로 웅웅거리고
오랜 묵상과 눈물의 기도 너머
몸의 사원에서 빠져나온 언어들은 푸르게 돋아난다

최초의 노래인 듯, 낯선 고백 몇 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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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아마 AI가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