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밤

in #steemzzang14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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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 밤>

---최 경 신---

내 어릴 적 여름
뒤꼍 우물가에 목물할 땐
심장에 소름이 돋고
칼끝의 짝! 소리에
우물에서 건져 올린 수박에
서릿발이 서는 밤이면
하늘에는 별들의 잔치가 열렸었지

생풀 타는 매콤한 연기를
어머니의 부채 바람에 날리며
앞 뒷문 열어 제친 모기장 속의 단잠이
홰를 치는 새벽을 밀어내고
이슬 먹은 풀벌래 소리에
삼복도 맥 놓고 지나갔었지
열대야! 그 여름에는 이런 것도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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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에서 건져 올린 수박에.... 옛날 냉장고도 없던 시절 어떻게 여름을 보냈나 싶네요.

시냇가에서 아주 살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