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49.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 할 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지치는 일 없이 일각일각 굴러내리는 물소리, 소리에 소리가 이어져 끊임이 없다. 소리로 하여 더욱 적막한 잔중의 아침을, 아침안개를 헤치며 수동이는 산막 밖으로 나갔다. *
겹겹이 이어진 산봉우리 위에 얼음살같이 갈라져서 쑥쑥 뻗은 구름이 연분홍빛을 띠더니 그것이 시시각각 짙어지면서 봉우리마다 조금씩 다른 색조를 드리운다.
귀녀의 집념이 머루덩굴을 닮았다면 치수의 집념은 덩굴에 휘감기면서 하늘로 뻗으며 제자리를 양보하지 않으리라는 소나무의 의지를 닮았다 할 수 있을는지도 모르겠다.
-토지 제2편 추적과 음모 18장, 초록은 동색 중에서-
제3회 zzan문학상공모 (zzan Prize for Liter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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